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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케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뮤지컬 ‘줌데렐라’

 

고등학생 시절만 해도 낮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학교 운동장 철봉 아래 모래사장에서 노닥거릴 때면 지구가 한 오백 바퀴는 돌 것 같이 지루하기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백 년 같았던 하루가 반 동강난 모래시계처럼 짤뚱해 지고 말더군요. 뮤지컬 ‘줌데렐라’는 소중했던 학창시절을 지지고 볶으며 함께 공유한 다섯 명의 소녀들이 마흔 살의 아줌마가 되어 만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지금은 어딜 가도 기죽지 않는 큰 목청으로 좌중을 단번에 압도하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이 되었지만, 그들에게도 가방을 둘러멘 어깨가 아름다웠던 갈래머리 여고생 시절이 있었답니다. 여고 시절 ‘다섯 손가락’이라고 불렸던 다섯 소녀들은 한 친구의 생일을 맞아 그 당시 최고의 가수인 ‘이치현’의 콘서트에 가게 됩니다. 그들은 꿈에 그리던 콘서트에 넋이 나가 목이 터져라 가수의 이름을 외치고 방방 뛰며 흥분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네요. 현재 ‘동방신기’나 ‘원더걸스’에 열광하는 그들의 자녀들처럼 말이에요. (메인 스케치)



다섯 소녀들을 아줌마로 만든 ‘줌데렐라’의 남편들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신데렐라’의 백마 탄 왕자처럼 늠름하고 훤칠한 분들일까요? 뮤지컬 ‘줌데렐라’의 2부 첫 장면에서는 ‘줌데렐라’의 왕자님들이신 넥타이 부대가 등장했습니다. 얼큰하게 취해 휘청거리는 그들은 ‘이래도 나쁜 놈, 저래도 나쁜 놈~ 잘해도 나쁜 놈, 못해도 나쁜 놈~’이라고 꼬부라진 혀를 가지고 잘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더군요. 그렇죠. 세상 살기 힘들죠. 부인들은 남편들을 또 하나의 아들이라고 얘기하지만 남편들이라고 만년 도련님처럼 편하게만 세상을 살아가려고요. 참, 여기 그림 속의 남자는 그들 중에 가장 상태가 양호한 왕자님(?)임을 밝힙니다.






이번엔 암 선고를 받은 사실을 숨기고 동창들을 불러 마지막 파티를 계획했던 동동엄마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시간입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잘 살지도 잘 나가지도 못하는 동동엄마는 전형적인 주부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었던 것처럼 가정밖에 모르는 희생적인 여성의 삶을 말이죠. 가족들은 그런 그녀의 희생을 세월이 가면 알아 줄까요?

뮤지컬 ‘줌데렐라’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고만고만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작은 일에 울고 웃는 우리를 지그시 바라보며 ‘산다는 것 다 그런 게 아니겠니?’라고 다시 우리에게 되묻는 듯 합니다.


글과 그림 연분홍 기자 gogi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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