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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부부클리닉’ 애청자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뮤지컬 ‘줌데렐라’

 

아껴두었던 옷을 꺼내 입고 안하던 화장도 곱게 한 뒤, 한껏 들뜬 표정으로 “딸~! 엄마 동창회 다녀올게. 밥 챙겨먹고 있어~!”라고 말하며 종종걸음을 옮기던 엄마의 뒷모습을 상상해보라. 뮤지컬 ‘줌데렐라’는 그런 엄마의 여고동창회를 몰래 훔쳐보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면 온갖 가정사가 등장하는 KBS ‘부부클리닉’의 종합편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뮤지컬 ‘줌데렐라’에는 여고 시절 양 갈래 머리의 왈가닥 소녀부터 회사와 가정 일에 시달리며 자신의 몸 돌볼 시간이라고는 찾기 힘든 슈퍼우먼 아줌마까지 모두 모여 있다.

- 아줌마라고? 나 왕년엔 좀 놀던 언니야!
뮤지컬 ‘줌데렐라’의 안무는 아줌마들의 춤이라고 하기에는 그 화려함에 혀가 내둘러졌다. 특히, 마돈나의 히트곡 ‘라이크 어 버진’을 리메이크한 뮤지컬 넘버는 관객들의 엉덩이가 저절로 꿈찔꿈찔 움직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멋진 줌데렐라들의 열정적인 춤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눈이 신선해질 만큼 핸섬한 젊은 오빠들의 춤은 보너스로 따라오니 어찌 흥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뮤지컬 ‘줌데렐라’의 다섯 주인공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팔 동작 하나, 스텝 하나에 힘을 실어 말하고 있었다. “우린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말이다.

- 원조 ‘오빠부대’의 부활, 또 하나의 선물 ‘미니콘서트’
공연의 2막은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조명과 모습을 드러낸 무대 뒤 라이브 밴드가 열어주었다. 그리고 이어 공연장을 찾은 이 시대의 진짜 줌데렐라들의 입에서 ‘어머~’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 것은 교복을 입고 양 갈래 머리를 땋고 다니던 고등학교 시절의 ‘그 오빠’, 혹은 ‘우리 오빠’ 가수 이치현의 등장이었다. 뮤지컬 ‘줌데렐라’의 스토리 전개상 다섯 주인공들의 고등학교 시절 회상 씬(scene)에 해당하는 이 장면은 뮤지컬 공연을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작은 추억의 미니콘서트를 선물함으로써 옛 시절에 대한 향수와 공감을 불러왔다.

- 공주님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뮤지컬 ‘줌데렐라’는 누군가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자신의 이름을 잊고 살아온 중년 여성들에게 자신의 이름표를 되찾아주는 공연이었다. 물론, 눈을 감았다 뜬다고 해서 무대 위의 배우들처럼 마법의 구두를 신고, 샤랄라한 드레스가 입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쯤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의욕적으로 살다보면 적어도 다섯 주인공들이 입었던 드레스가 머금었던 진분홍빛깔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은 생기는 것 같다. 자신의 존재가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은 기분에 우울해하고 있는 아내, 엄마, 친구가 있다면 한번쯤 뮤지컬 ‘줌데렐라’의 공연장에 손을 이끌어주는 것은 어떨까한다. 혹은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어도 좋겠다. 틀림없이 공연이 끝난 뒤 극장을 빠져나오는 그녀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담뿍 머금어져 있을 것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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