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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도덕과 정의가 교차하다, 연극 ‘도덕의 계보학’6.4 - 6.13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6월 4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상상만발극장의 신작이자 ‘믿음의 기원’ 연작 네 번째 작품인 ‘도덕의 계보학’이 공연된다.

‘믿음의 기원’ 전작인 ‘스푸트니크’(2019)는 ‘이데일리 문화대상’ 후보, ‘2020년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 후보로 선정되었고,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2015)은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상상만발극장은 ’믿음의 기원‘ 연작 이외에도 ’코리올라너스‘,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등의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는 감각적인 형식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도덕의 계보학‘은 동시대 세계 어딘가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있는 인물들이 시간과 공간을 교차해 서로 연결되고, 일상에서 그들 각자의 도덕과 정의에 대한 믿음이 만나고 어긋나는 이야기이다.

20년이 넘게 고등학교에서 일한 교사가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수개월에 걸쳐 이메일로 대화를 나눈다. 일터를 떠난 의사가 오래전 일하다 만난 누군가를 찾기 위해 낯선 도시를 방문한다. 자전거로 음식 배달을 하는 청년은 길고양이 밥을 주며 거리를 응시한다. 방안에 틀어박힌 소년은 3D프린터에 쓸 도면을 찾아 인터넷을 뒤진다. 나른한 도시에서 평범하게 살던 또 다른 청년은 동물원의 홍학을 보다가 문득 지구 반대편으로 떠난다.

이 작품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 각자가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믿음’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는 ‘믿음의 기원’ 연작으로, 옳다고 믿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들이 어떤 연결과 모순을 만들어내는지 반걸음 밖에서 바라본다. 이를 통해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판단을 넘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있는 도덕과 정의에 대한 믿음이 왜 생겨났고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작품의 인물과 상황은 지금의 세계 어딘가에서 개별적이고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공공 교육, 격리 도시, 플랫폼 노동, 인권 시위 등의 배경을 무심하게 스치면서 각자 붙잡고 있는 외로운 질문에 닿는다. 총기 난사, 존엄사, 내전, 테러 등 어떤 이에게는 뉴스에서나 볼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이며, 이 일상들은 크고 작은 질문과 선택의 순간들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은 그 순간들을 비선형적으로 나열하고 교차함으로써 질문의 답이 아닌, 질문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은 배경이 되는 어떠한 특정한 국가나 상황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인물들이 스치고 만나는 시간대는 정확하게 선형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며 관객은 자신이 속해있는 극장 밖 세계를 바탕으로 각자 자신만의 서사와 연결성을 만들어내고, 이때 비로소 상황과 질문의 구체성이 완성된다. 작품은 여러 겹으로 겹쳐진 일상의 작은 흔적만을 관객에게 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세계로 완성하고 판단과 행동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관객 각자의 몫이 된다.

‘믿음의 기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각자가 세계를 받아들이고 연극을 경험하는 방식을 ‘믿음’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는 연작 작업이다. 변하지 않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대해 다룬 ‘믿음의 기원 1’, 과학이라는 진리에 대한 믿음을 다룬 ‘믿음의 기원 2: 후쿠시마의 바람’, 더 나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다룬 ‘스푸트니크’, 도덕과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룬 ‘도덕의 계보학’이 만들어졌고, 신에 대한 믿음과 종교를 다루는 ‘그것은 너의 말이다’로 이어질 예정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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