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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뮤지컬 ‘펀홈’ 정체성 이슈 다뤘지만, 평범한 가족 이야기로 봐주길7월 16일부터 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 극장

 

뮤지컬 ‘펀홈’이 7월 22일 오후 3시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 극장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프로듀서 박용호와 연출 박소영, 음악감독 채한울을 비롯한 총출연진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및 질의응답과 포토타임에 함께했다. 

뮤지컬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의 회고록인 동명의 원작 그래픽 노블 ‘펀홈’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장례식장(FUNERAL HOME)의 장의사이자 영문학 교사로 일하다 돌연 죽음을 맞은 아빠 브루스 벡델을 회상하며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과거 앨리슨 벡델은 대학에 들어간 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될 무렵 아빠가 클로짓 게이(Closet Gay)였음을 알게 되고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빠와의 관계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

뮤지컬 ‘펀홈’은 2014년 오프브로드웨이 등장과 동시에 주목을 받았고, 오비 어워드 작품상을 비롯하여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며 2015년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또한 브로드웨이에서도 뮤지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그해 토니 어워즈의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연출상이라는 5관왕의 영광을 누렸다. 이후 웨스트엔드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출을 맡은 박소영은  “앨리슨 시선에 포인트를 두고 연출했다. 가족이 가진 모순적인 부분들, 앨리슨이 아빠에게 가진 모순적인 감정인 이해하고 사랑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감정의 이야기를 앨리스의 시선을 통해 풀고 싶었다.”라며 “불친절한 극이라 어려울 수는 있지만, 결국 가족에 대한 이야기고 앨리슨 마음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소재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작품은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사건을 그린다. 주인공 앨리슨은 1960년대 생으로 당시 젠더 이슈는 큰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이었다. 이번 뮤지컬은 극중 배경과 소재 등의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성장에 집중했다. 무대는 실제 앨리슨이 만화로 그린 것을 참고로 집과 소품 등을 구현했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작품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가족 이야기기 때문이다. 글과 그림을 쓰는 만화작가인 여주인공이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자신을 치유하고 정체성,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이야기 구조가 기승전결이 아닌 주인공의 기억 속의 여정을 따라간다. 작품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다양성 안에서 뮤지컬이 발전되기를 기대해본다.”라고 전했다.

극 중 앨리슨의 기억 속에서 중점적으로 그려지는 아버지 브루스 역에 배우 최재웅과 성두섭은 아빠의 모습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최재웅은 “아이들에게 훈육할 때 쓰는 말투를 대입했다.”라며 “앨리슨이 표현하고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을 위주로 정확한 대사를 참고해서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성두섭은 “어떻게 하면 아버지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앨리슨의 기억 속에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 어려웠다.”면서 “조각된 이야기의 상태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아버지의 예민함, 불안함 등 왜 날카로울까. 섬세한 것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어렵더라.”라고 연기적 고민을 털어놨다.

43세의 만화가 앨리슨을 연기한 배우 최유하는 “이 역 자체가 저에게도 도전이다. 연습 과정에서 상대와 호흡하지 않고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다. 외롭기도 했고 배우로서 호흡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걸 깨달았다.”라며 “화자의 기억이 과연 객관적일 수 있을까. 모든 이야기는 주관적이다. 진짜 일어나지 않았던 이야기도 화자의 입장에서는 일어난 일이고 받은 감정이기에 결국 주관적일 수 있다는 마음이다.”라고 대본을 분석했다. 

같은 역의 방진의는 “원작 만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집에서 제가 남자이길 바랐다. 앨리슨이 저와 좀 닮아서 흥미로웠다. 저는 어릴 때 짧은 머리카락 때문에 목욕탕에서 남탕 표를 받았다. 여자로 보이려고 예쁘게 머리끈을 묶기도 했다. 외적으로는 싱크로율이 맞다고 해서 배우로서 기쁘게 공연하고 있다.”라며 관객 반응에 화답했다.

이어 두 배우는 입을 모아 “성별을 떠나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해지는 극을 통해 후배들은 한정되지 않은 캐릭터를 만나 경험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주인공 앨리슨 역은 세 명의 배우가 각자 9세, 19세, 43세로 나눠 연기한다. 19세 앨리슨을 연기하는 배우 유주혜는 “가사만 4페이지인 곡이 있다. 아빠와의 관계와 앨리슨의 인생에서 중요한 곡이라고 생각해 많이 분석했다. 노래할 때 행복, 두려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있다.”라며 애정이 가는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와 다르다는 평을 받은 배우 이지수는 “치마가 없는 역이 처음이다. 바지 또는 속옷인데 배우 인생에서는 지금 이 캐릭터를 만난 것이 운이 좋았다. 선입견 속의 저는 얌전하고 조숙한 이미지겠지만 털털한 편이다. 캐릭터를 만나 무대 연기에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공부를 했다.”라며 인생 캐릭터를 입은 듯한 기쁨을 털어놓기도 했다.

앨리슨의 엄마 헬렌은 극 중 가장 미화했다고 평가받는다. 이유인즉 앨리슨이 그래픽 노블을 쓸 당시 헬렌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앨리슨은 ‘당신 엄마 맞아?’라는 책을 다시 썼다는 후분이다. 배우 류수하는 “그림을 보고 헬렌이 냉정하다고 느꼈다. 무대에서 보니 그저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벗어나려고 하지 않을 듯하다.”라며 “앨리슨의 여정을 통해 관객도 자신의 길이 어떻게 어디로 가는지 반추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조언했다.

같은 역의 배우 이아름솔은 “헬렌은 제가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의 범위가 많은 나이대의 인물이라 큰 어려움이 있었다. 언젠가 선생님, 교수님이 말한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떠올라서 대본과 원작을 참고했다. 주변 도움도 컸는데 연출과 음악가 선생님들의 조언을 얻었다. 씬마다 헬렌의 생각이 어떤지 질문을 받으며 생각을 찾아갔다.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기본, 단순하게 가라고 방진의에게 조언을 받았다.”라고 털어나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가장 어린 9살의 앨리슨을 연기하는 배우 류시현과 설가은은 앨리슨이 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에 대해 ‘몸 쓰는 법’이라고 전했다. 류시현은 “저는 치마를 입는 편이 아니고 길바닥에 편하게 앉을 때도 있다. ‘펀홈’ 실제 만화책을 읽으면서 앨리슨의 취향을 비슷하게 맞추면서 배워가고 되어가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실생활과 비슷한 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설가은은 “운동신경이 꽝이다. 몸을 잘 못 쓰고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비행기를 탈 때 걱정했다. 아빠와 연습했지만 역시나 다리를 펴지도 못했다. 실전에서 비행기 탈 때는 배가 눌려서 아빠 얼굴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라며 몸치로서의 애환을 전했다. 그러면서 “원작에서도 아빠와 비행기를 타면서 그때만큼은 아빠를 알아가는 시간인데 저도 아빠와 같이 연습하면서 아빠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라고 성숙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6명의 밴드가 23개의 악기를 이용해 라이브로 진행한다. 음악감독 최한울은 “드라마적으로 섬세하게 편곡된 곡을 따른다. 악기가 많은 것도 드라마적 풍성하게 하려고 썼다. 충실하게 잘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극의 풍성함을 더할 밴드의 역할을 주문했다.

뮤지컬 ‘펀홈’의 원작 그래픽 노블 ‘펀홈’의 작가이자 이야기 속의 실제 화자인 앨리슨 벡델은 전미비평가상 최종 후보까지 올랐으며, 람다 문학상, 스톤월 문학상, 버몬트 최고 만화가상, 맥아더 지니어스상을 수상한 천재적인 미국의 작가이다. 그래픽 노블 ‘펀홈’은 출판과 동시에 ‘타임, 뉴욕타임스, 피플, USA 투데이,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빌리지 보이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주목할 만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연진은 배우 류수화, 최재웅, 방진의, 최유하, 성두섭, 유주혜, 이경미, 이아름솔, 황두현, 이주순, 이지수, 한우종, 이준용, 유시현, 이운재, 설가은, 이윤서. 뮤지컬 ‘펀홈’은 오는 7월 16일부터 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 극장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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