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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연극 ‘마우스피스’ 누구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을까7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

연극 ‘마우스피스’가 7월 17일 오후 3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극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렸다. 두 인물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때는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 역에는 배우 김여진과 김신록이 연기한다.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데클란’ 역에는 배우 이휘종과 장률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부새롬은 원작과 달라진 점에 대해 “원작에는 욕이 훨씬 많이 나와서 걷어냈고 자막이 무대를 덮는 구상을 디자이너들과 상의해서 표현했다. 글씨가 일그러진 부분은 벽의 질감 때문인데 예상하지 못했고 우연히 잘 표현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극 중 데클란과 리비의 관계에 대해 “둘 관계는 설명되지 않는다. 에로틱 사랑도 아니고 완벽히 동등한 친구도 아니다. 때로는 엄마의 존재고 영감을 주는 예술가의 관계이기도 하다. 계급과 나이 때문에 미끄러져서 결국 만날 수 없는 관계임이 드러난다.”라고 전했다.

이어 배우 장률은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판다’를 좋아하는 대사로 꼽았다. 그는 “예술 업계에서 배우로 현존하고 무대에 서는 사람이니까.”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으로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라며 데클란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배우 이휘종은 “리비가 녹음하는지 모르고 아버지 이야기를 한다. 리비가 결말을 그렇게 쓰는 순간 너무 화도 나고 실망도 든다. 언덕 위 대사가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매치 돼서 좋아한다.”라고 데크란이 분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작품은 계층 간 문화 격차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향유할 수 없는 소외계층을 위한 외침은 적다. 극은 작품을 제작하고 소비하는 특정 계층이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배우 김여진은 “대본 보고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배우 입장으로는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의 삶을 차용하고 책임지지 않는 것이 나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 같아 수치스러웠다.”라며 “공연을 볼 수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괴롭고 쉽게 놓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연극을 향유할 수 있었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신록은 “극은 인간의 삶을 소재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당사자가 아니면 예술 작품을 할 수 없는 것인가.”라며 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예술가가 대상화되지 않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해내려고 했지만, 혼신을 다해 진실에 닿으려고 했던 노력이 가짜처럼 보일 수 밖에 없는 한계도 증명하게 됐다. 예술가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했다.”라며 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2년만에 연극을 선택한 배우 장률은 출연 이유에 대해 “어려운 주제였지만, 만남이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사람이 만나서 예술을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아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데 그런 작품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연출의 팬이다. 이전에 너무 즐겁게 작업한 기억이 오래 남았었다.”라며 웃었다.

배우 이휘종은 인물을 표현한 방식에 대해 “캐릭터를 만들 때 이렇게밖에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했다. 욕을 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라며 극중 수위 높은 욕설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이어 “동생 이야기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 데클란은 아픔이 많음에도 동생을 사랑스럽게 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극 중 배우들은 자신의 삶을 무대로 옮긴다면 어떤 장르가 될까. 배우 이휘종은 “동화는 어릴 때는 재밌는데 또 다른 뜻을 깨닫게 된다. 제가 예민하지만 단순한 면이 있어서 동화가 어울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배우 김신록은 “제 일상을 카메라로 담아준다면 시처럼 기록되는 작품이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연극 ‘마우스피스’는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의 최신작이다. 지난 2018년 영국 트래버스 극장에서 초연됐다. 작품은 대변자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의 삶을 소재로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질문하며 ‘우리 시대의 정치극’이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연극 ‘마우스피스’는 7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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