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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상상의 힘과 웃음 가득한 판소리, 이자람 ‘이방인의 노래’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현대적으로 마음껏 해볼 것

 

 

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가 6월 23일 오후 3시 더줌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 기타 김정민이 한 무대에 올랐다. ‘이방인의 노래’는 지난 2016년 예술의전당과 해외투어 이후 4년 만에 공연된다. 연출은 박지혜, 시노그라퍼 여신동이 의기투합했다. 

 

작품은 남미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소설  ‘Bon Voyage, Mr. President!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을 판소리로 재해석했다. 극은 스위스 제네바가 배경이다. 앰뷸런스 기사 일과 허드렛일로 근근이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 라사라와 오메로 부부 앞에 고국의 전직 대통령이 나타나고, 두 사람이 혼란과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다. 이자람은 세 인물의 우연한 만남과 이별을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그려낸다.

 

이자람은 외국소설을 판소리로 구현한 계기에 대해 “작품을 고를 때 하고 싶다는 마음이 90%를 차지한다. 어느 날 소설을 읽고 낮잠을 자다가 깨서 연출에게 전화했다. 처음엔 판소리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예전에 만들었을 때부터 소소하게라도 공연하고 싶었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초연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초연은 아무것도 없는 무대에 한복차림이었는데 의상과 무대가 변했다. 어떤 창작진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다. 가장 달라진 건 공간이다. 초연을 박지혜, 여신동과 의기투합하면서 관객을 어느 한 공간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극 중 노인이 에스프레소를 마시러 간 카페는 어떨까 고민하다가 이런 공간이 나왔다.”며 카페처럼 꾸며진 무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옷을 갈아입으면 다른 인격체로 변하듯 무대라는 옷을 입으니 작품도 내성의 변화가 생겼다. 없던 동선도 생기고 고민하면서 탄생한 공연이다.  ‘노인과 바다’는 움직임이 작은데 ‘이방인의 노래’는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훈련이 안 되어있어서 다치지 않는게 목표다.”라고 전했다.

애착이 가는 장면은 라사라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으로 꼽았다. “대통령이 꼬질꼬질하게 앉아있는 것이 안 됐다는 마음이 들고 ‘속상해’라는 대사를 하니 진짜 울컥하더라. 라사라는 인간에 대한 연민을 신경질로 숨기는 캐릭터”라며 애정을 보였다. 극 중 익살스러운 상황 묘사나 풍자를 옮기는 장면에 대해  “소설은 스테이크 먹는 장면이 중요하지 않고 담배 피우는 장면도 없다. 마음껏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덜어내기도 하고 삭제도 했다.”면서 “이 구간은 ‘놀아도 돼’라는 약속이 있다. 약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분이 올라가면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오늘은 비건인 친구가 앉아있는데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은 미안하더라. 무서운 관객을 만나면 있는 거나 잘하고 내려가는 게 목표가 되기도 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해외작품을 무대화하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이야기를 어떻게 ‘나의 것’으로 가져오는지가 첫 번째다. 6개월 넘게 걸린다. 그 뒤 ‘어떻게 관객과 만날 것인가’이다. ‘노인과 바다’는 전통적인 폼을 가졌고 ‘이방인의 노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 마음껏 현대적으로 해보자”라고 전했다.

2016년 해외공연 반응에 대해서는 “‘사창가’와 ‘억척가’를 외국인이 좋아하는데 ‘판소리 장르가 가진 연극성이 자신들이 아는 것보다 연극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방인의 노래’는 연극을 어디서 공부했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판소리는 상상의 힘이 있는 장르인데 한국은 전통음악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좋은 밸런스로 표현하는 것이 아티스트다.”라며 전통 소리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다음 작품은 ‘맥베스’가 될 거라 예상했다. 이자람은 “확언할 수 없지만, 프랑스 연출이자 1인극 하는 사람이 서울에 와서 ‘너의 1인극과 나의 1인극이 만나는 맥베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덩치가 큰 작품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는 6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더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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