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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차미' SNS를 ‘찢고’ 등장한 이 시대 힐링극오는 7월 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뮤지컬 ‘차미’는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을 통해 처음 개발됐다. 이듬해 2017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무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지난 2019년 4월, 대본과 음악의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친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리부트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짧은 공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으로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2020년 관객을 만나게 됐다.

 

평범하고 자존감 낮은 취업준비생 ‘차미호’는 소셜네트워크 속 다른 이들의 능력과 추억을 끌어와 또 다른 나 ‘차미’를 만들어낸다. SNS 속 ‘차미’라는 계정에 사진만 올리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차미는 미모는 물론, 지성과 능력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존재가 되어 차미호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족족 해내고 만다. 원하던 회사에 취직하는 일이나, 짝사랑하는 선배와 사귀는 일 등 말이다. 

차미호는 ‘차미’의 발전이 자신의 발전이라 여기고 만족한 듯 뒷바라지를 하지만, 그가 원했던 삶은 과연 만족스러울까? 이루고 싶었던 것을 모두 이뤘을 때의 즐거움을 하나도 느끼지 못한 차미호는 혼란을 느낀다. 이때 아날로그 감성을 가졌지만 차미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김고대를 통해 차미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김고대가 차미호의 자아 찾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이 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미와 차미호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알게 됐지만, 상대를 없애려고 계략을 꾸미거나 하지 않는다. ‘차미’가 ‘차미호’이고, ‘차미호’가 ‘차미’이듯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나’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극은 이 시대의 ‘힐링극’임을 강조하듯, 악역으로 보이는 인물은 결코 미워할 수 없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인물들은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미워할 새도, 절망할 새도 없이 랩을 하고 춤을 추고 즐거운 요소를 끼워 넣는다. 또 하나의 키 캐릭터인 오진혁은 극의 유머를 담당할 뿐 아니라 하나의 반전을 담당하기도 하니 잘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 이들이 선사하는 노래, 춤, 랩까지 결코 심심한 힐링극처럼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 배우들의 성대와 피, 땀, 눈물을 갈아 넣은 넘버들을 보고 듣고 있으면 그야말로 무대를 ‘찢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의성이 강해도 너무 강한 극이라 SNS의 시대가 끝나도 이 극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그를 증명하듯 극 안에서는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과 ‘옹고집전’을 인용한다. 고대에도 근현대에도 이와 같은 일은 언제나 있어왔으며, ‘나 스스로를 잃지 말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과도한 과장법이나 ‘(조명)감독님!’ 하고 캐릭터가 무대 밖 인물을 지칭하는 등은 이야기가 현실과 상당히 가까이 맞닿아 있지만, 그저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배우 유주혜, 함연지, 이아진, 이봄소리, 정우연, 이가은, 최성원, 안지환, 황순종, 문성일, 서경수, 강영석이 열연하며 최근 ‘더블캐스팅’으로 화재를 모은 이무현이 새로 합류했다. 작품은 오는 7월 5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을 만난다. 

 

사진제공_PAGE1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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