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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뮤지컬 ‘마리 퀴리’ 여성 아닌 영향에 집중2020년 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뮤지컬 ‘마리 퀴리’가 2월 13일 2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윤진희 교수의 사회로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및 질의응답, 포토타임이 진행됐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과학자 ‘마리 퀴리’의 대표적 연구 업적인 ‘라듐’ 발견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비극적인 사건들을 다룬 서사극이다. 여성,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마리 퀴리’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고 세상과 당당히 마주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선정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이하 ‘올해의 신작’)에 선정돼 초연을 올린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19년 예술위가 선정한 ‘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 부분에 선정되며 2018, 2019년 예술위의 공연예술 창작산실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Q. 창작하면서 심혈을 기울이고 싶었던 부분은?

천세은 작가: 모든 장면을 고민하고 썼지만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마리가 피에르의 시신을 실험대 위에 올리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 역사적으로 피에르가 마차 사고를 당하지만, 부검을 통해 발표하는 것은 창작이다. 이 부분이 기능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마리 퀴리의 작업실은 세상으로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갑자기 사방에 문이 열리고 ‘예측할 수 없고 Reprise’를 사용했다. 실제 남편의 죽음을 상상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신념을 가지고 부검 결정하는 여자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갔다. 많은 밤을 침대 위에 잠들어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고 남편이 눈뜨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지금도 고민하는 건 마리와 피에르에게 누가 되지 않는 단어와 문장, 좋은 뜻이 전달되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

최종윤 작곡가: 작가가 남편을 언급했는데 마리와 유사한 삶의 배경과 관계의 구도가 있다. 작가의 환경이 이 작품을 진정성 있게 쓰겠다는 것을 발견하고 감동해서 믿음이 있었다. 수많은 넘버가 철저한 준비를 통해 만들어졌다.

Q. 왜 마리 퀴리 업적에 대한 고뇌를 주목했나? 과학자 이면에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은지?

작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마리 퀴리보다 퀴리 부인으로 알려져 있더라. 그분이 어떤 일을 했는지 혹은 무엇이 훌륭한지 알고는 있지만, 어떤 과정과 어려움이 있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오래전에 아이가 100여 명 위인 시리즈에서 퀴리 부인을 가져왔더라. 이분의 이야기를 나의 딸에게 어떻게 전해줘야 할까 물음표로 시작했다. 4년간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마리 퀴리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천재성을 인정받기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끝없이 해봤다는 것이 인간으로 존경받을 만 하다. 딸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

Q. 초연보다 시간이 늘었는데 더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김태형 연출: 초연을 연출하지 않아서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점검했다. 작가와 공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작가가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에서 출발했다. 만들어가면서 집중했던 이야기는 마리 퀴리라는 위대한 과학자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라듐발견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성 캐릭터가 고뇌하고 반성하고 다른 일을 해내 가는 전형적인 성장 스토리를 두 여성이 해냈을 때 관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Q. 재연에 참여한 소감, 인물에 다가가며 어려웠던 부분?

김소향: 재연까지 합류하면서 기쁨과 함께 부담과 책임감이 컸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와 음악이 추가되면서 많은 시간을 연출님과 열정적으로 만든 행복한 날이었다. 달라진 점은 안느가 초연보다 마리에게 다른 캐릭터로 다가왔는데 가장 친한 친구로서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여자의 이야기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힘든 점은 방대한 대사량과 수학 공식을 외워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연출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배우에게 이해를 시켜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해하기 힘든 것도 이해하게 되어서 배우들도 관객에게 혼란스럽지 않게 철저한 고증을 기반으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힘들면서 가장 뿌듯한 일이다.

Q. 격정적인 장면이 많은 데 체력소비가 많아 보인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인지: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인데 다행히도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고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게 안무 감독님과 연출님이 힘들지 않은 장치를 마련해줬다.

리사: 체력보다 머리가 힘들다. 공식을 쓰면서 노래를 하고 천재 과학자 느낌을 이해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가까워질 수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김소향: 공연하는데 곡괭이질을 하니 돌이 갈라져서 스티로폼 가루가 날렸다. 어제는 철에 머리를 찍어서 ‘아이구’하며 뒤로 넘어졌다. 이 공연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세 명이기 때문이다. 힘들면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드라마와 음악이 잘 녹아들면 배우에게는 힘들지 않을 때가 많다. 이번 공연은 음악과 이야기가 아름답게 연결이 되어있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 ‘웃는남자’는 도발적이고 섹시하고 ‘마리 퀴리’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땅굴을 파며 공부하는 과학자 역이라 혼란스럽지 않고 조금 더 힘을 받는 느낌이다.

Q. 관객이 여성 서사를 갈구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나?

연출 김태형: 공연은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시대에 메시지를 강하게 심겠다는 의지가 없더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자기도 모르게 담을 수밖에 없다. 여성이 주인공인 서사는 당연히 시대가 원했고 그렇지 않았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봐왔다. 필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집중하고 마리 퀴리와 안느의 연대와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공유하면서 공연을 만들었다.

Q. 여성의 서사가 현대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준다면?

이봄소리: 연습하면서 걱정한 부분은 안느라는 캐릭터가 마리의 상대역으로서 얼마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여성 연대를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 가능할지 의문이 있었고 두려웠다. 공연이 잘 안 되면 여성 서사의 주연은 안 될 거라는 이미지가 박힐까 봐 걱정하며 객석에서 첫 공연을 봤다. 관객이 기립하는 순간 우리의 이야기를 알아주는 것 같아서 배우들의 울음이 터졌다. 많은 공부를 했고 노력했는지 아니까 눈물이 나더라. ‘여자가’라는 이야기하면 촌스럽다는 소리를 듣는 사회다. 그렇기에 이런 공연이 많아져야 한다.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닌 서로 힘이 되어주는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 감사하다.

김히어라: 여성의 성장기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멋있는 점은 마리 퀴리와 안느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버티는 것에 작은 갈등이 ‘여성’이었던 것이다. 무대에서 보니까 마리 퀴리가 ‘여자여서 왜 안돼’를 외치는 게 아니라 과학용어를 하는 게 너무 멋있더라. 안느는 부당함에 대해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가 아닌 재밌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부딪히는 것이 둘의 공통점이다.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매력적이다. 요즘 시대가 ‘나는 이렇게 힘들었어, 이겨낼꺼야’라는 이야기보다 그 후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첫걸음이 된 게 아닐까.

정인지: 마리 퀴리가 현대 사회에서 독보적인 이유는 ‘그녀’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조명했기 때문이다. 업적과 일을 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였다’일 뿐이다. 그녀를 과학자로서 성장시키기 위한 큰 여파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에 대한 집념을 방해할 수는 없었을 것. 사람의 캐릭터가 살아있어서 수많은 걸림돌이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장점이다. 피에르, 루벤, 직공 모두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 모든 역이 각자의 드라마가 살아있는 뮤지컬은 과감하게 현재로서는 이 작품밖에 없다고 자부한다.

리사: 다른 배역 여자 캐릭터 중에 이런 캐릭터는 못 봤다. 항상 외모가 예쁘고 섹시하고 순수한 역은 많이 봤다. 마리 퀴리에는 외모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에 빠지는 캐릭터들이다. 이 역을 하는 것이 기쁘고 제가 느끼고 붙들고 있는 대사 중에 ‘실패는 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대사가 있다. 지금 시대가 힘든데 실패는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있고 마리처럼 그 모습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길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김소향: 내가 사랑하는 학구에 대한 집착과 고뇌, 열정을 과감히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있다. 예술이 관객을 변화시킨다고 굳게 믿는다. 성별을 떠나 관객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일에 대한 열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다시 일어나는 에너지, 용기를 이야기한다. 마리 퀴리와 일인다역을 맡은 캐릭터를 찾는 재미도 있을 것.

뮤지컬 ‘마리 퀴리’는 배우 김소향, 리사, 정인지, 김히어라, 이봄소리, 김찬호, 양승리, 김지휘, 임별, 김아영, 이예지, 장민수, 주다온, 조훈이 출연한다. 오는 2020년 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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