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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디스토피아 세계, 연극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강화길 소설 원작, 재난+청년+여성+소수자의 삶

 
등단 이후 여성문제에 대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강화길 작가의 단편소설 ‘방’을 연극으로 만든 작품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가 오는 2월 무대에 오른다.

연극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방’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쓴 강화길 작가는 ‘방’으로 등단한 이래 여성문제에 대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2016년 소설집 ‘괜찮은 사람’, 단편 ‘호수-다른 사람’으로 2017년 제8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연극의 제목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원작의 첫 문장이기도 하다.
 
작품은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거액의 급료를 제시하며 도시를 복구할 인력을 모집하고, 수연과 재인은 도시로 간다. 좋은 곳에서 시작하고 싶어서, 함께 살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도시에 도착한 수연과 재인은 암흑과 40도의 더위, 부식과 오염에 맞닥뜨린다. 그러나 이들은 공짜로 얻은 냉장고, 오이와 상추, 배속에서 찰랑거리는 물소리 때문에, 그리고 함께이기 때문에 웃는다. 작품에는 유토피아를 꿈꾸기 위해 제 발로 디스토피아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역설이 담겨 있다.
 
연극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공연 중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면 해설을 제공하는 대신, 배우의 대사와 입체적인 음향 공간 구성을 통해 별도의 번역이나 설명 없이도 작품 속 세계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 이와 더불어, 공연 전 음성 해설과 함께 장면마다 변화하는 무대 셋트 모형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존(touch zone)을 운영하여, 무대 변화를 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공연에서 사용되는 ‘수어통역/문자통역’, ‘장면해설’등의 방식은 완성된 공연을 ‘번역’하는 형식으로서, 시·청각 장애인이 공연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공연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작진은 단순히 공연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감각을 활용하는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만들고자 시도한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의 해설을 쓴 황현경 문학평론가는 “절망이 희망보다 안락하고 희망이 절망보다 불안하다면 우리는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바로 그 안락을 뒤흔드는 힘이 강화길 소설에는 있다. 그것을 읽으며 우리가 고통스러웠던 것은 그들의 불안이 전염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왜 너는 병들었는데 아프지 않으냐는 질문이 더 아프다.”고 평했다.

재난, 청년, 여성, 소수자의 삶이 녹아 있는 연극 ‘우리는 이 도시에 함께 도착했다’는 2월 7일 부터 2월 16일까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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