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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연극 ‘보도지침’ 할 말 다 하는 사회, 바른 판단은 각자의 몫4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대학로 TOM2관

연극 ‘보도지침’이 5월 14일 오후 3시에 대학로 TOM2관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전 출연진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 및 포토타임에 함께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오세혁 작가 겸 연출이 극을 이끈다. 출연진은 배우 이형훈, 기세중, 안재영, 윤상화, 최영우, 이화정, 박정복, 조풍래, 강기둥, 오정택, 손유동, 권동호, 장용철, 장격수, 김히어라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보도지침’은 1986년 제5공화국 시절,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다. 작품은 전두환 정권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의 판결과정을 재구성한 법정 드라마다. 1980년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은 권력과 힘에 대해 통찰력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실존 인물들의 최후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진실한 텍스트의 힘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폭로 사건이 있었던 당시 이 사건은 ‘보도지침’에 의해 보도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1980년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은 권력과 힘에 대해 통찰력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진실한 텍스트의 힘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출 오세혁은 무거운 내용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초연이 제작될 때는 지난 정권이었고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기였다. 할 말을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이번 정권은 세상이 달라졌다. 누구나 할 말은 할 수 있지만,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지,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각자의 방향이 있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본의 아니게 큰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이 연극을 시작할 때 저 또한 이 사건에 알지 못했다. 작가로 참여했을 때 사건 조사해보니 무서웠던 사건이었다. 때마침 공연 올리는 시기도 어두워서 겁이 났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놀란 것은 사건 폭로한 사람들 나이가 저와 비슷하더라. 부끄러웠다. 실제 역사를 만든 사람도 있는데 연극을 못 한다고 생각한 것이 부끄러웠다.”라며 공연을 함께한 계기를 되짚었다. 이어 “숨 좀 쉬게 해달라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다. 극 중 최후 독백에서 ‘보도지침 파일은 누구나 볼 수 있었지만 보려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저 포함해 모두가 이말 한마디를 기억하고 거대담론도 필요하지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한다. 저도 현재진행형으로 작품을 보게 된다.”라고 전했다.

연출 오세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를 고백하며 “시간이 갈수록 뭐가 옳고 그른 것인지 모르겠다. 극에서 새롭게 변화된 지점은 극 중 남녀 선배가 서로 치열하게 부딪히는 부분이다. 두 배우가 서로 독백을 하면 관객은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가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전엔 어떤 장면에 이 얘기를 해야겠다는 주제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그게 옳은 것인가 이런 의견이 있었고 누구나 다 자신 생각을 말할 수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들을 것인가가 문제였다.”고 작품의 달라진 점을 소개했다.

현시대와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있다는 질문에는 “연극반 장면은 제가 당시 풍물패였는데 거기서 기초하고 있다. 징에 술을 섞고 세수도 하고 양말도 빨아서 먹으라고 하는데 화가 났다. 말 한마디 했다가 논리도 없는 화를 되받았다. 공동체 정신이 없다더라. 전 삭발에 노랑머리였는데 머리는 제국주의냐고 민족 색이 아니냐고 했다. 이유를 모르는 욕설을 들었다. 반성한 점은 2학년이 되니 나는 극복을 한 사람처럼 말하게 되더라. 지금은 웃지만, 그 당시는 폭력일 수 있고 작은 것도 사회의 제도일 수 있다. 왜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냐는 개념이다. 시대가 변화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만들어야 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불편한 것이 느껴진다면 시대가 올바르게 변화하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도 새로운 발견을 통해 발전되는 공연이 될 것이다.

배우 장용철은 극 중 대사인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를 창시한 배경에 대해 “제가 서울연극협회 임원으로 있을 때 그때 당시에도 연극이 힘들게 돼서 연극인들에게 표어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작품에 나왔듯이 햄릿이 ‘연극은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다’라고 했듯이 연극은 문화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지었는데 대본에 실리게 돼서 기분이 좋다. 읊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연극이란 단어 대신에 다른 것도 다 들어갔으면 좋겠다. 영화, 무용, 기사들도. 언론이야말로 정신적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극 중의 이야기를 지켜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냐라는 질문에 배우 윤상화는 “앉아보면 어려운 자리다. 사실 대학을 연극반 생활을 했다. 그 시절을 다시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어떤 생각으로 연극을 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는 대부분 시간이 웃고 즐겁고 낄낄대고 그런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공연하면서 지금의 저를 본다. 지금도 즐거운 데 힘들기도 하다. 묘한 자리다.”라며 회상했다.

직접 연기하는 배우들은 저마다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주혁 역을 맡은 배우 박정복은 “공연이 올라올 때마다 배우들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했다. 이번에는 언론의 역할과 어떻게 관객에게 설명되는 것이 중요한가에 관해 이야기가 있었다. 각자 생각하는 언론관에 관해 이야기했고 지금 정권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기존에 있었던 실제 사건과 이 시대가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찾아가며 준비했다.”며 무대에 대한 철학을 공유했다.

배우 기세중은 “일단 김정배 역을 맡고 있지만 사건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텍스트로만 받아봤을 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렇게 받아들였는데 정보들을 찾아보고 연습에 임하면서 되게 무거운 일이었더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극소수인 것 같다.”며 변화된 시대를 실감케 했다. 배우 강기둥은 “울컥하는 느낌도 들고 감사하다. 그 시대 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언론이 많이 쏟아지고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거짓 보도’와 같은 용어도 생겨나오는데 언론을 바라보는 시선을 잘 키워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배우 조풍래는 “몇십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인데 김정배가 그 시대의 눈으로 바라봐야 할까 현재의 눈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보도지침의 현장 그 시기와 현재의 시기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을 많이 해봤다. 방식만 달라졌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고 있다. 정배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진실한 말을 하고 있다지만 잡지를 한 부라도 더 팔기 위해 재판장에서 ‘구독문의’를 언급한다. 현재는 쏟아져 나오는 기사 속에서 자신이 택해야 하는 기사를 빠르게 택하는 국민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한다.

연극 ‘보도지침’은 1986년 제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정권이 각 언론사에 보도 방향과 내용 및 형식까지 하달했던 사실에 의구심을 품은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월간 ‘말’지 특집호를 통해 ‘보도지침’ 584건을 폭로한 사건의 재판을 모티브로 삼아 재구성한 작품이다.

연극 ‘보도지침’은 4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대학로 TOM2관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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