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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43] 뮤지컬 ‘아랑가’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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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허물며 2016년 창작 초연부터 주목을 받은 뮤지컬 ‘아랑가’가 돌아왔다.

뮤지컬 ‘아랑가’는 김부식의 원작 ‘삼국사기’의 도미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상징과 비약을 넘나든다. 담대한 음악적 배치와 활용은 현대적인 변용을 통해 정서적이며 동시대성으로 확장됐다. 또한, 아랑과 도미, 개로왕, 도림의 캐릭터는 시대를 넘나드는 대중적인 보편성을 각자 또는 함께, 심리적이고 정서적 응집과 해체를 확보하고 있다.

작품의 중앙대학교 학생들이 2014년 아시아 시어터 스쿨 페스티벌(ATSF)에 출품으로 시작됐다. 당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처음 선보였다. 이후 2015년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리딩공연과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작품 선정을 거치면서 점차 형식미를 갖추어 무르익고 단단해져 상업 뮤지컬로의 단계적 과정을 거쳤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이 바뀜에 따라 실 커튼을 활용한 반원형 무대가 액자구조 형태로 바뀌어 더 아늑해졌다. 전체적으로 암전을 배제함과 동시에 등, 퇴장 동선에 변화가 생겼으며 캐릭터들과의 관계성을 부각해 전체적인 합을 맞추었다.

 

삼국사기 원작처럼 고구려의 압박과 흉년으로 기울어져 가는 백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개로왕은 궁내 첩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더불어 매일 밤 개로왕의 꿈속에 나타나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를 그리워하며 안절부절못하다 도림에게 알린다. 도림은 꿈속의 여인이 도미의 부인임을 알게 되고 이를 개로왕에게 알린 뒤 암암리에 모략을 꾸민다. 개로왕은 밤이면 밤마다 꿈속에 나타나는 바로 그 여인과 똑 닮은 아랑을 보는 순간 급기야 헤어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런데, 개로왕은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는 아랑이 도미부인임을 알고 그녀를 잊으려 하지만 그럴수록 아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커져만 가고 결국 도미를 전쟁터로 보내게 된다.

작품은 초연 때처럼 도창의 활약으로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해설하거나 전개하며 극을 관통하게 했다. 도창은 사건이나 장면을 직접 보거나 확인하지 않더라도 판소리로서 공간과 장소 배경까지 듣는 이의 상상을 극대화하고 구체화한다. 또한, 공간을 확장하거나 인물의 심리적인 상태까지 오감을 자극하고 배우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까지도 단숨에 객석에 전달한다. 이는 입체적인 상황들을 전개하며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마치, 청아하고 주옥같은 시를 무대에 황홀하고 담담하게 흩뿌린 판타지를 경험하게 한다.

더불어 이한밀 작곡가의 단순하면서도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들어와 단번에 익숙해지는 메인 주제선율인 ‘아랑~아랑~아랑~아랑~’은 탁월했다. 이번 공연부터 개로와 아랑, 도미의 3중창의 넘버가 추가되는 등 소소한 부분에서도 음악적 변화를 꾀해 드라마를 풍성하게 했으며, 함께 음악적으로 한층 더 발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텅 빈 무대처럼 보이지만 실 커튼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보여준다. 공간과 정서의 확장과 에너지를 촘촘한 듯 과감하게, 그리고 유려하게 변화를 주는 무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와 상상력을 유발하는 충분한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 또한, 부채의 활용도는 제작진의 적절한 선택으로 칼이 되거나 방패가 되거나 무수히 많은 역을 하고 이다.

시간이 무엇인가?
인생이 무엇인가?
사랑이 무엇인가?
아랑이 무엇인가?

극 중 주요 캐릭터를 통해 던지는 물음들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되며 극 중의 인물 입장이 되거나 현재의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들로 스며들어 어느새 자신을 돌이켜보게 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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