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1.27 금 16:36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유희성의 The Stage 139] 뮤지컬 ‘1446’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22 13:17
  • 댓글 0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했다. 뮤지컬 ‘1446’은 한글 창제 과정 뿐 아니라 예술, 과학 등 많은 분야에서 뜻을 펼쳤던 세종대왕의 업적을 또 다른 관점에서 들춰내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446은 아름답고 정교한 우리 민족의 자랑 ‘한글’이 반포된 해다. 그것을 기념해 한글 창제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세종의 인간적인 모습과 애민정신을 조망하기 위한 뮤지컬이 탄생했다.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성군, 세종의 일대기뿐만 아니라 업적 뒤에 숨은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내면의 고통과 고민을 다뤘다. 그리고 왜 그렇게 해야 되었는지 함께 고민해볼 수 있게 조명했다.

작품을 풀어가는 데 있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8개의 패널로 쉴새 없이 전환되는 무대다. 자동 구동장치가 아닌 패널을 직접 운용하는 배우들로 인해 놀랍도록 빠른 무대 전환이 돋보였다. 더불어 순식간에 새로운 장면별 공간과 이미지를 구축해낸다.

작가 김선미는 가상의 인물, 전해운을 통해 세종의 인간적인 모습의 부각했다. 그리고 그동안 주로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던 김은영이 연출과 작곡을 담당했다. 안무는 뮤지컬 ‘인더하이츠’의 채현원이 함께했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왕이기에 앞서 뼛속 깊은 애민정신과 인간 이도의 삶과 정신을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다.

뮤지컬 ‘1446’은 제작진과 창작진의 많은 정성이 녹아난 작품이다. 2018년 10월 극장 용에서 초연되기까지 나름 뮤지컬 창작의 건강한 과정을 단계별로 거쳤다. 공연은 2년여간의 준비로 2017년 여주 세종국악당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018년 영국 웨스트앤드 앤드류 로이드 웨버 The Other Palace에서 쇼케이스까지 이어졌다. 이후 많은 부분을 수정 보완하고 제작발표회를 거쳐 2018년 10월, 드디어 극장 용에서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기념하여 초연에 이르렀다.

뮤지컬 ‘1446’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의 산물인 한글의 탄생과 세종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공연은 태종의 셋째아들로 태어난 이도가 왕이 되고 성군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세종은 형인 양녕대군을 넘어 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충렬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아버지 태종과 대신들의 세력다툼, 음해 속에서도 강단 있는 결정으로 어지러운 정치를 바로 잡는다. 설상가상 시력을 잃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애민정신으로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려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민족유산인 한글을 창제하고 그 활용으로 백성을 위한, 백성에 의한 정치를 하려 했던 역대 최고의 성군 세종의 삶과 정신, 그리고 인간 이도의 드러나지 않았던 삶의 모습을 녹여 냈다.

작품은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뮤지컬을 선보여 온 HJ컬쳐 한승원 대표와 HJ컬쳐가 제작에 참여하여 주관했다. 그동안 뮤지컬 ‘빈센트 빈 고흐’, ‘파리넬리’, ‘라흐마니노프’, ‘살리에르’ 등을 여주시와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kbs 미디어, 한국관광공사가 주최 후원한 바 있다.

배우들의 가창력을 대결하듯 불꽃 튀는 열연으로 작품의 서사를 이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의 탄탄한 에너지를 구축해냈다. 태종 역의 배우 고영빈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었고 소헌왕후 역의 박소연은 미성과 호소력으로 세종과 무대 위 배우들, 관객의 마음까지도 녹여냈다. 세종 역의 정상윤은 여린 듯 강인한 끈기와 의지를 연기와 가창을 통해 유감없이 드러냈다. 인간적으로 또는 왕으로서의 고뇌와 아픔, 그리고 뼛속까지 깊은 애민정신으로 한글뿐 아니라 예술과 과학을 통한 백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거나 향상하기 위한 지극한 성군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양녕과 장영실 역을 연기한 배우 최성욱은 깔끔하고 낭낭한 미성의 음성으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했으며 운검 역의 김주왕의 검술 소화력은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가상 인물 전해운 역의 박한근이 부른 넘버 ‘독기’는 극한 고음을 넘나들며 극적이고 파워풀한 가창력과 섬세하고 심리적인 대사 톤과 표현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부른 넘버 ‘그대의 길을 따르리’는 장엄하면서도 가슴 벅찬 감동의 여운으로 먹먹한 가슴을 안고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감성과 에너지를 구현해냈다.

뮤지컬 ‘1446’은 2018년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