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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38] 뮤지컬 ‘마틸다’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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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틸다’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동문학가이자 우리에게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Roald Dahl)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139년 전통을 가진 영국의 최고 명문극단 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에 의해 탄생했다. 이 극단은 정평이 나 있는 세계적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이후 25년 만에 새롭게 탄생시킨 뮤지컬이다. 공연은 7년의 연구와 개발 후 201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1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현재까지 가장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영국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 상(Olivier Awards)에서 베스트뮤지컬상을 포함 7개 부문에서 역대 최다수상의 기록을 세웠으며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마틸다’는 토니상 (Tony Awards) 극본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한, 드라마 데스크 상(Drama Desk Awards) 5개 부문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이 시대 최고의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에서도 매우 순탄하게 순항 중이다.

뮤지컬 ‘마틸다’ 한국 공연은 아시아권 최초, 비영어권 최초 공연이며 ‘빌리엘리어트’, ‘아이다’, ‘맘마미아’, ‘시카고’, ‘아리랑’ 등을 제작해온 신시컴퍼니의 창단 30주년 기념 대작이기도 하다.

뮤지컬 ‘마틸다’에는 작가 로알드 달 특유의 한계를 모르는 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문체와 캐릭터, 급박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치밀한 구성, 독자들을 긴장하고 몰입하게 하는 스릴과 재미, 그리고 유머러스한 꼬집기와 비틀기, 불합리한 권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응징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있다. 아동들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금세 이야기 속으로 흠뻑 젖어 들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작품의 풍자와 위트가 가득한 따듯하고 통쾌한 코미디는 뮤지컬을 보는 내내 모두에게 행복함을 선사한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수많은 알파벳과 책으로 뒤덮인 동화 같은 세트에 모두가 무한 상상의 세계로 순간 이동하게 된다. 이어 순식간에 동화 속 캐릭터들이 하나둘씩 출몰하고 서로 만나고 부딪히거나 합류하며 어느새 동화 속 이야기의 환타지로 빠져들게 한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마틸다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다. 마틸다는 아주 특별한 소질을 타고났지만, 부모에게서조차 인정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가족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다섯 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의 모든 책을 읽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오히려 마틸다가 TV를 보지 않고 책을 읽는 모습을 괴상한 아이라고 흉을 보고 따돌림과 구박을 일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마틸다의 학교장 미스 트런치불은 어린이들을 구더기라고 표현하며 마틸다와 학교 친구들을 경멸하고 괴롭힌다. 불합리하고 불의에 찬 교장 선생님의 권위와 위선에 맞부딪히며 골탕을 먹이는 마틸다에게 관객들은 어느새 통쾌한 희열을 느끼며 대리만족하고 무한대의 격한 응원을 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성인 못지않은 에너지를 분출하며 일사불란하게 춤을 추는 아역배우들 한 명 한 명의 움직임과 표정의 특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알파벳 블록을 쌓아가며 블록이 입체적으로 변모함에 따라 더욱더 화려해져 가는 안무의 'School Song', 성인과 아역배우들이 함께 뿜어내는 에너지가 압권인 'when I grow up', 칼군무의 클라이막스인 'Revolting'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악넘버로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게 하는 마법의 뮤지컬이다.

힘차게 날아올라 순식간에 그네를 타고 객석으로 날아드는 안무는 누구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의 창의적인 안무로 유명한 피터 달링(Peter Darling)의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인 안무는 뮤지컬 ‘마틸다’에서도 그 빛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 작품에서는 마틸다를 비롯한 아역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행복을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배우 최정원과 방진의 등 성인 연기자들의 빼어난 열연 또한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미스 트런치불을 연기한 최재림 배우의 열연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영화와는 다르게 무대에서는 남자배우가 연기하는데 그야말로 얄미울 정도의 적역으로 소화하고 연기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절대 쉽지 않은 음역의 음악 넘버는 물론이고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괴팍한 교장 선생 역을 빙의한 듯 완벽하게 연기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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