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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오아시스세탁소의 손 때 묻은 소품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싱싱한 화초는 성실한 세탁소집 주인아저씨가 아침마다 물을 줘 파릇파릇하다. 옆으로 난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바로 객석 등장. 발랄한 배경음악이 깔리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제 관객들은 진짜 보다 더 진짜 같은 소품들에 한 눈을 팔 차례다.


 



오아시스세탁소의 안주인 장민숙이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흥얼거리며 옷을 손질하던 바로 그 재봉틀! 색색의 실이 찬란하다. 우리네 엄마, 혹은 동네 아줌마를 연상케 하던 그녀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이미 귓가에 들려온다. 어떻게? “대영아! 학원 가야지!”



낡은 사진첩. 옛 추억을 떠올리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는 장롱 한 켠에 자리한 앨범을 들춰보곤 한다. 어떤 개그프로그램보다도 더 재밌고 유쾌한 지난날의 사진첩. 장담하건데 다섯 장 중 한 장 꼴로 파안대소(破顔大笑)할만한 누군가의 과거 사진이 등장한다. 이 집안의 사정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하는 저 낡은 액자, 여기서 ‘대영이가 누구지?’ 찾아보는 것도 앨범을 보는 방식 중 하나다.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는다. 누군가는 저걸 쓰고 옷을 빨고 다리고 세탁하겠지. 하여튼 이 집은 죄다 다 낡아 빠졌다. 구닥다리 세탁소를 같은 자리에서 수십 년. 지겨울만도 하지만 고집쟁이 강태국은 행복하단다. 그래, 어쩌랴? 행복의 모양이 다 같을 순 없지 않는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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