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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불확정성의 원리에서 시작된 궁금한 내일의 인생, 연극 ‘하이젠버그’무대에서 만나는 두 배우들의 열연

연극 ‘하이젠버그’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붐비는 런던 기차역에서 우연히 충돌한 후 시작된다. 33년의 나이 차가 나는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사건 후 서로의 삶에 녹아들어 새로운 삶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작품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유명한 극작가 사이먼 스티븐스(Simon Stephens)의 작품으로, 2015년 6월,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연극 단체 ‘맨해튼 시어터 클럽’에서 초연된 이후 ‘관객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전달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8년 4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초연을 가졌다.

  남자 주인공 알렉스는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본 75세 남자다. 그는 규칙적인 하루를 살며 런던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그의 삶에 여자 주인공인 42세 조지가 충동적으로 거침없는 말과 행동을 보이며 끼어든다. 극의 진행에 따라 조지는 알렉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종일관 말을 걸며 떠드는데 알렉스는 처음엔 당황하지만 점차 조지덕분에 생기를 얻는 한 남자로 변화된다.

“조촐하지만 꽉 찬 무대와 마지막 대사의 여운”
무대는 긴 의자 두 개와 고정된 두 개의 작은 테이블로 구성되어있다. 조촐하게 구성된 소품에 비해 무대 바닥은 설계도면처럼 여러 개의 선과 글씨로 구분되어 있다. 배우들은 등퇴장 없이 무대 위에서 옷과 소품을 바꾸고 전환마다 마지막대사에 맞춰 두 배우에게만 하이라이트 조명이 켜지고 무대는 암전이 되며 장면이 전환된다. 이러한 독특한 진행방식이 장면, 장면마다의 마지막 대사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역할을 하며 각 장면이 보여주고 싶은 주제가 마지막 대사에 함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두 배우가 장면 사이에 의자를 직접 옮기며 전환할 때 관객들은 마지막 대사의 여운을 곱씹으며 다음 장면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게 된다.

“무대에서 만나는 두 배우들의 열연”
2인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연극의 묘미는 상반된 두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두 배우의 열연이다. 다소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는 무대와 등퇴장이 없는 설정이지만 배우들은 빈 공간을 무색하게 만든다. 속도감 있는 대사와 캐릭터에 부합된 배우들의 연기는 소품이 적은 무대를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도록 함축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해 대사 하나 하나가 의미가 많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극중 알렉스는 음악을 듣는 방법에 대해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은 음악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은 음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표와 음표 사이에 음악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삶을 구성하는 시간과 시간 사이에 인생이 있다.

작품은 마지막 대사를 중심으로 크게 5가지 정도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면마다 알렉스가 변하는 과정, 조지가 알렉스를 만나 변하는 과정을 통해 수많은 의미가 함축된 대사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정동환 배우와 방진의 배우는 각 캐릭터마다의 특징을 정말 잘 살린다. 두 배우가 연기하는 ‘하이젠버그’를 보고 나오면 삶에 대한 성찰과 의미를 재고하게 되며 앞으로 다가올 무한정의 가능성의 미래가 가슴 뛰게 느껴진다.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에서 기인한 연극 ‘하이젠버그’는 5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문소현 관객리뷰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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