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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연극 ‘네버 더 시너’ 관객과 함께 고민하고 싶다4월 1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

연극 ‘네버 더 시너’가 7일 오후 1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연출 변정주와 11명 배우가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및 포토타임과 질의응답에 함께했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토니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존 로건(John Logan)’이 첫 번째 집필한 연극이다. 작품은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 연극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유명한 법정 변론의 시초가 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연출을 맡은 변정주는 “우리 사회도 사형제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할 타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사실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 입장이었다. 생각이 다른 작품을 할 수 없었지만, 정권도 바뀌었고 사형제도를 법률로 유지하고 있는 사회인만큼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뮤지컬 ‘쓰릴 미’와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배우 정욱진은 뮤지컬에서 네이슨 레오폴드 역을 연기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충동적 범죄에 집착하는 리차드 롭을 연기한다. 그는 “네이슨 역은 앞머리를 내리고 지금은 올린다. 내릴 때가 더 귀엽고 올리면 좀 세다. 아이라인도 그렸다”라며 유쾌한 답을 내놨다. 이내 “뮤지컬은 두 명의 관계와 사랑, 범죄와 쾌락에 대한 이야기라면 연극은 죄는 미워도 ‘그들도 인간이다’라고 전하는 차이가 있다. 워낙 엄청난 선배들과 호흡하고 있어서 좀 더 꽉 찬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이율은 “난 촉촉하다. 땀이 남보다 좀 많다. 축축하다 아니고 촉촉하다”라고 다소 황당한 캐릭터 분석을 표현해 좌중을 웃게 했다.

작품은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을 다뤘다. 연출 변정주는 “1920년 미국에서 유행했던 아트데코 스타일이라는 예술 양식을 무대 전체에 적용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나타낸 무대를 소개했다. 이어 “리차드 롭과 네이슨 레오폴드가 잘나가는 집 아이들이라 분위기가 맞을 것 같았다. 재즈도 당시 분위기를 나타내는 음악적 표현이다. 대본에 구체적으로 제시된 곡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인물과 검사, 변호사, 기자 이렇게 다섯 주체가 한 사건을 다른 생각으로 전달한다”라며 캐릭터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조상웅은 “두 시간 동안 심리상태를 다 설명하긴 힘들다. 레오폴드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심리가 있다. 자신이 초인이라고 믿었는데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찾아간다. 안 변하는 건 상대에 대한 사랑이다”라고 밝혔다. 배우 이영훈은 “대본에 성격이 나와 있었다. 지독하게 로맨틱하고 거만, 오만, 소심이라고 나온다. 실화를 찾아보면서 인물을 만들어나갔다”고 말했다.

배우 강승호가 맡은 네이슨 레오폴드 역은 15개 언어에 능숙하고 새에 관심이 있는 지적인 학생이다. 그는 새에 대한 관심을 “나 자신이 새라고 생각한다”며 극 중 캐릭터의 심리를 분석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행복해 보이는 새를 갈망하고 커가면서 새에게 저의 모습을 투영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배우 박은석은 관객에게 ‘보고 싶은 리차드 롭’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모든 인간에게 결핍이나 숨기고 싶은 상처가 모두가 싸우며 살아간다. 자신만의 전쟁에 참여한다는 말이 있다. 저도 결핍이 있고 비슷한 면이 있다. 모든 사람이 포장하고 괜찮은 척하고 더 숨기려고 한다. 때론 과장 되고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며 캐릭터 접근 방식에 대해 말했다.

배우 윤상화와 이도엽은 노련한 변호사 클라렌스 대로우 역을 연기한다. 이들은 피의자들의 교수형을 막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이때 나온 변호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유명한 법정 변론이다. 배우 윤상화는 이 변론에 대해 “연기하는 입장에서 죄를 저지른 주체를 증오할 수 없다는 것이 놀랍고 벅차다. 제가 그만한 인물이 못 된다”며 “연기하고 표현하는 것이 완성된 느낌이 안 든다. 무게감 있게 설득해야 하는데 저에게 인간애가 나오는지 의문이 든다. 인간적으로 많이 부딪히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배우 이도엽 역시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절반만 연기하는 느낌이다. 중요한 건 강요하면 안 된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그 말의 의미를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극 중 변호사와 대립하는 로버트 크로우 검사 역은 배우 이현철과 성도현이 맡았다. 이들은 자비가 아닌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호소한다. 배우 이영철은 “개인적으로 사형 반대 관점이었다. 복수가 복수를 부르고 성공했다고 과연 얼마나 후련하고 개운할지 의문이다”라며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성도엽은 기억에 남는 대사에 대해 “작품 속 명문장이 많다”며 “실제 공연 중 재판 장면은 객석에 불이 밝혀지고 관객 얼굴을 보면서 진정성 있게 대사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사회에 ‘우리 사회는 이번 사건 때문에 정의의 수례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길 바란다. 애처롭게 여기지 말라’라고 호소하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피의자와 변호사, 검사의 입장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자는 배우 윤성원과 이상경, 현석준이 연기한다. 배우 윤성원은 극의 활력소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활력소가 될 수 있게 고민하겠다”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 많이 없다.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공연이다. 망설이지 말고 보러 와달라”고 말했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사건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은 14살의 로버트 프랭스를 유괴한 뒤 살인을 저지른다. 이후 배수구 안쪽에 시체를 유기하지만, 배수구 근처에 안경이 단서가 되어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검사 크로우와 변호사 대로우의 팽팽한 법정 싸움은 죄를 인정하지만,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배우 윤상화와 이도엽, 이현철, 성도현, 박은석, 조상웅, 이율, 이형훈, 정욱진, 강승호, 윤성원, 이상경, 현석준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1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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