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작가의 단편소설 ‘도살장의 책’이 연극 ‘도살장의 시간’으로 오는 10월 27일에서 11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를 찾는다. 이번 공연은 한태숙 연출의 신작이자 ‘200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 주인공 천편에 대한 위험한 애정을 다양한 캐릭터와 소리로 섬세하게 표현해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연극 ‘도살장의 시간’은 연극 ‘레이디 맥베스’, ‘서안화차’ 등 인간 심연의 어두움에서 뽑아내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유명한 연출가 한태숙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메시지에 무대의 언어를 더해 강력한 연극적 에너지를 발산한다. (주)[이다.]엔터테인먼트의 홍보담당 관계자는 “김지현 작가의 재창작 작업을 통해 여러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주인공 천편의 경우 원작에서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지만 공연에서는 천편의 과거를 연극배우로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말했다.

또한 원작에는 없는 인물들의 창조로 천편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관계자는 “안무가 정영두가 천편의 내면역을 맡아, 천편 의식의 이중성과 잠재된 감정을 말과 안무로 표현현해낸다. 천편역의 박지일 배우와 정영무 안무가의 옷에 묶인 끈은 두 사람이 서로 이어져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전했다. 이어 “기억이라는 인물을 통해 천편은 과거를 회贊磯蔑구� “기억은 소녀 같은 이미지로 이 인물이 등장할 때는 따뜻하고 밝은 음악이 흐른다”고 덧붙였다.

극에 흐르는 음악과 소리는 타악그룹 공명의 박승원이 맡아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내는 역할을 한다. 관계자는 “소를 잡는 장면의 경우 직접 드러내지 않고 소리를 통해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게끔 연출된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울리는 느낌으로 현재의 공간에서 미지의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무대는 세 개의 층으로 구분돼 천편의 과거를 상징하는 도살장과 자료실, 도살장 사무실 등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관계자는 “진지하고 무거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공감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말하며 “내면을 연극적으로 풀어낸 부분이나 새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이 공연의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아울러 “원작을 읽고 공연을 접한다면 관극의 재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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