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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8] 뮤지컬 ‘틱틱붐’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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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틱틱붐’은 미국 극작가이며 작곡가인 죠나단 라슨(JONATHON LARSON)의 작품이다. 그는 뮤지컬 ‘RENT’로 국내관객에게 잘 알려진 바 있다. 공연은 죠나단 라슨이 요절하기 전 30살 생일 목전에 탄생됐으며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불꽃처럼 살다간 그의 자전적 작품이다.

죤은 가난한 예술가 지망생으로 식당에서 웨이터를 생활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나간다. 현실의 상황은 그를 계속 견뎌내기 어렵고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죤은 여자친구 수잔과 친구 마이클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결국 가난한 자신을 더 초라하게 느끼게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스티븐 손드하임 같은 뮤지컬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은 결코 잃지 않았다.

어느 순간 시계초침 같은 ‘틱’, ‘틱’, ‘붐’의 환청이 들리게 된다. 만만치 않은 현실은 늘 자신을 비웃듯 더욱 잦은 환청에 신경질적인 증세가 나타난다. 극도의 불안하고 고단한 예술가는 그런 와중에서도 꿈을 향해 5년 동안 준비했던 작품 ‘Superbia’를 워크숍에 선보인다. 그 과정에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들을 덧붙여 가난한 예술가의 상태를 담담하고 처절하게 녹여냈다.

뮤지컬 ‘틱틱붐’은 1990년 막 30살이 된 라슨에 의해 1인극 뮤지컬로 기획됐다. 본인이 직접 출연하여 워크숍을 거듭하고 개발되고 있었지만 그의 대표작 ‘RENT’의 오픈 전날 라슨은 갑작스럽게 죽음으르 맞이했다. 이 작품은 정식공연을 올리지 못했으나 이후 라슨의 친구들에 의해 다시 공연이 계획되었고 ‘프루프’(Proof)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어반(David Auburn)에 의해 1인극이었던 작품이 세 사람의 캐릭터로 나뉘어졌다. 라슨이 세상을 떠나고 5년 후인 2001년 6월 오프브로드웨이 Jane Street 극장에서 정식 뮤지컬로 거듭났다.

라슨의 유작 ‘RENT’가 공전의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생동감 넘치는 강력한 비트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의 삶을 안타까워하거나 기리는 사람들에 의해 그의 두 번째 유작 ‘틱틱붐’ 또한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01년 초연당시 3개의 공연장(대학로, 신촌, 강남)에서 3팀의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뮤지컬에서 내노라하는 배우 세명이 캐스팅됐다. 이들의 캐스팅은 세 사람의 데뷔 20주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초연 당시 틱틱붐을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뜻 깊은 공연이기도 하다.

이석준과 이건명, 배해선은 서울예대에서 함께 공부하던 풋풋한 대학 시절부터 함께했다. 이들은 10년 후, 20년 후에도 셋이서 무대에 오를 결의를 다짐하기도 했었다. 재미 겸 간절한 의지였지만 현실이 됐다. 남산 비석 앞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장난삼아했던 철없던 약속이었을지라도 오늘 날, 기어이 현실화 시킨 것만으로도 새삼 공연계에 시사하는 의미가 여러모로 크다 하겠다.

늘 지독한 연습으로 자연스레 뭉친 이들은 그렇게 지난 20년간 배우로서의 꿈과 열정을 가지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 세 배우의 의지는 현실적 어려움을 헤치며 실행을 지켜보는 이에게 귀하고 고마운 사건이다. 기필코 결의를 실행하는 이들은 선후배들에게 모두 귀감이 되었다. 더군다나 그들이 다시 풀어 낸 캐릭터들은 예전보다 더 풋풋하고 사랑스러웠다. 여전히 가난하고 불안한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에 여전히 꿋꿋하게 버텨 남아있는 특별한 배우로서 무르익은 기질이 더해졌다. 더불어 예전의 앳 띄고 푸르른 상큼한 매력과 더불어 이제는 돌아온 원숙미까지 더해져 더 이상의 연기가 필요 없는, 최고로 멋지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절대 배우의 완벽한 캐릭터 그 자체를 연기해 냈다.

배우 이석준은 결코 동안은 아니지만 절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무한 순수 낭만 소년의 섬세한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누구나 가고 싶은 고향 같은 청춘의 아름다운 그 시절, 뭔가 부족한 것 같았지만 한없이 아름답고 파릇한 그 나잇대의 모두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또한, 파워풀한 절창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고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배우의 심적 상태를 절절하게 보이스로 녹여내는 넘버들로 기복이 심한 감정의 전이를 자유자재로 매끄럽게 풀어냈다.

배우 배해선은 배우로서의 관록이 이 작품에서 여지없이 다시 한 번 폭포처럼 쏟아졌다. 수잔 역뿐 아닌 일인 다역에서 배우로서의 뮤지컬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된 뮤지컬 배우, 그 절대치의 진면목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두 사람 다 마치 노래하듯 말하고 말하듯 노래하는 몸짓과 표정이 살아있는 뮤지컬 넘버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거기에 원년멤버 성기윤을 비롯해 조순창, 정연, 오종혁과 문성일이 가세해 힘을 보탰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음악적 욕심을 버리지 않고 4인조 밴드로 맛깔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음악을 심어 생명력 강한 넘버들을 이끈 구소영 음악감독의 역할은 작품을 빛낸 숨은 보석이었다. 그렇게 작품은 틱,틱,붐하며 잊혀져간 기억의 청춘을 오롯이 끄집어내고 꿈과 열정을 가지고 무한 돌진하는 젊음의 아름다움을 곰곰이 되새기게 했다.

 

사진제공_드림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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