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신작 ‘흥보씨’가 4월 4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이날 프레스콜은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전막을 시연했다.

작품은 판소리 ‘흥보가’를 새롭게 각색한 국립창극단의 두 번째 신작이다. 이번 신작은 판소리 ‘흥보가’를 동시대 상상력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켰다. 작품은 고선웅이 연출하고 이자람이 음악감독으로 창극에 첫 도전을 하며 기대를 모았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지난 2014년 처음 도전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프랑스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권선징악의 교훈은 유지하되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작품은 흥보와 놀보의 출생의 비밀과 둘의 서열이 뒤바뀌기도 한다. 또한, 말하는 호랑이, 외계인 등의 캐릭터로 재미를 더 했다.

연출 고선웅은 권선징악을 표현하는데 종교적으로 선한 사람이 아닌 외계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그는 “우주와 외계인이 궁금하고 좋아한다”며 “간절히 염원하면 우주가 해주니까 그런 부분을 관객들과 교감하면 좋겠다”고 전해 장내를 웃게 했다. 그러면서 “말하는 호랑이는 장면이 심심해서 넣었는데 멋지게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들수록 선한 것을 권해야 한다. 착한 사람들이 용기를 잃고 없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선한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자기를 위한 선행이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복이 되고 이로운 것이다. 남을 위해 하면 재미없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 창극에 도전하며 이자람을 음악감독으로 꼽았다. 두 사람은 작품의 핵심을 ‘소리’로 꼽았다. 이자람은 “음악은 최대한 장면전환과 인물을 표현하는데 극대화했다. 소리꾼의 소리를 기본으로 따라가며 지금 시대의 음악을 적절하게 입혔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품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가난타령’, ‘제비노정기’, ‘화초장타령’, ‘박타령’ 등 전통 소리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입혔다. 

이번 공연은 국립창극단의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창극 ‘흥보씨’는 다섯 남자 배우들이 각 흥보, 놀보, 마당쇠, 원님, 제비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흥보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는 “흥보는 착하고 순수하고 때론 바보 같은 인품을 지녔다. 살아가면서 흥보처럼 사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손해 보더라고 덕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흥보를 구박하는 놀보 역의 최호성은 “실제 성격은 못되지 않다”며 “제가 이 시대 진정한 흥보”라고 말해 실제 성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국립창극단의 지난 작품 ‘놀보가 온다’에서 흥보 역을 맡았던 배우 유태평양은 이번 작품에서 제비로 변신했다. 제비는 과부들의 마음을 흔드는 역이다. 그는 “저의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역이다. 창극에서나마 까불고 여심을 흔드는 남자를 즐겁게 연습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흥보와 놀보, 두 형제를 심판하는 원님 역은 배우 이광복이 맡았다. 그는 “장면마다 재미있는 요소가 있다. 외계인이나 놀부 처 같은 캐릭터다. 기존의 작품을 유지하되 외부에 새로운 것이 추가되어 신선하다”며 캐릭터마다 매력을 소개했다.  

창극 ‘흥보씨’는 선함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돌아옴을 이야기하면서 이 시대에 흥보와 놀부 중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자문하게 한다. 극은 배우 김준수, 최호성, 최용석, 김학용, 김차경, 이소연, 서정금, 이광복, 유태평양 등의 국립창극단 단원이 출연한다.

창극 ‘흥보씨’는 4월 5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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