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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16] 뮤지컬 '팬텀'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2.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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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은 프랑스작가 가스통루이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이 원작이다. 작품은 뮤지컬 ‘나인’으로 토니 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던 아서 코핏(Arth Kofit)과 작곡자 모리 예스톤(Maury Yeston)이 무대화했다.

세계적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Phantom of the opera’와 원작은 같지만 다른 시각으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뮤지컬 ‘팬텀’은 파리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페라하우스가 배경이다. 이 건물은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건축물로 꼽히며 2200석, 한 번에 4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은 화려함의 상징이지만 파리 코뮌 시대 죄수들의 터전이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원작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하우스에서 일어난 소프라노 여가수 크리스틴의 실종사건과 ‘오페라 유령’을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냈다. 

뮤지컬 ‘팬텀’은 무엇보다 소설 속 팬텀의 숨겨진 이야기를 탐색한다. 즉 오페라 유령인 ‘팬텀’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과 그의 가족사,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던 에릭의 탄생 비화를 담았다. 또한, 에릭이 파리 오페라하우스 지하세계에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로 인한 그의 분노와 설렘, 두려움을 그렸다. 작품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폭넓은 사건과 사연을 새로운 비극으로 담아냈다. 특히 모성애에 굶주린 에릭에게 엄마를 연상하게 하는 여가수 크리스틴에 대한 흠모 등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무엇보다 클래식하고 애잔하며 파워풀하고 아름다우면서 서정적인 모리 예스톤의 음악은 스토리를 입어 2015년 한국 초연부터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뮤지컬 ‘팬텀’의 이야기 구조는 에릭이 가면을 쓰고 오페라하우스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다. 그의 가족에 얽힌 숨겨진 전사와 여태 드러나지 않았던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들춰진다. 무대가 열리고 사건의 전개와 발단에 따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가끔은 조금씩 닭살 돋는 신파를 띄기도 한다. 이는 작품에서 빠져나오려 하다가도 이내 물 흐르듯 사건과 스토리의 개연성, 반전에 의한 이야기가 발전하고 확장된다.  

 
공연은 텍스트의 깊이와 캐릭터들의 관계가 얽히며 연관과 대비 속에 애틋하게 피어나는 조마조마하고 숭고한 러브스토리에 어느새 모두가 숨죽이게 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무대에 집중하고 주목하게 된다. 무엇보다 클래식하면서 드라마틱한 캐릭터들의 아리아를 통해 전달하는 깊은 감성은 관객들의 감동을 끌어내는데 충분했다.

작품의 품격을 끌어올린 모리 예스톤의 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시오타 아키히로의 편곡, 김문정과 The M.C ORCHESTRA의 음악적 향연은 이 작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기도 하다. 더불어 파리 오페라하우스 내부의 여러 디자인과 스펙타클한 무대의 변화 등의 순간들은 마치 마술쇼를 보는 것 같은 무대운용을 선보이며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주었던 팬텀 역의 배우 박은태는 그동안의 무대 경험과 끊임없이 쌓아 축적된 내공이 이번 무대에서 가히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그의 마음속 깊은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울림 있는 통성과 특유의 감성적이면서 애틋한 고음에서 뽑아내는 절절하고 황홀한 목소리는 모든 것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크리스틴 역의 배우 이지혜와의 합도 너무 좋아 실제 소설 속 인물들이 환생한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였다. 아버지인 제라드까리에르와 역의 박철호와 보이스 밸런스와 전반적인 합 또한 최고였으며 안정감과 호흡 또한 일품이었다. 더불어 작품의 단서와 깨소금 같고 청량제 같은 역할인 마담 카를로타 역의 정영주와 무슈 슐레 역 이상준의 환상호흡은 작품 속 캐릭터들을 찰지게 어우러지게 했다. 특히 배우 이지혜의 청아하면서 고운 목소리는 작품의 배역과 외형적인 이미지가 확실하게 매칭되며 크리스틴 역을 완벽하게 무대에 구현해내어 앞으로의 무대를 벌써 기대하게 하였다.

무엇보다도 벨라도바 역의 김주원과 젊은 카리에르 역의 윤전일의 환상 듀오는 여느 아리아보다도 감동적인 파괴력이 있었다. 이들은 너무나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화음의 듀엣을 선보이며 작품의 품격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게 했다.

사진제공_EMK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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