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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07] 뮤지컬 ‘키다리아저씨’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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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키다리아저씨’는 진 웹스터(jean webster)의 명작 소설을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1912년 발표 후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까지 여러 매체를 통해 재구성되어 왔다.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텍스트의 감동적인 메시지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뮤지컬 ‘키다리아저씨’가 뮤지컬화 되면서 가장 큰 관심은 오리지널 연출가인 존 케어드(John Caird)의 합류였다. 그는 로얄 세익스피어 컴퍼니의 명예 연출가이자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연출가다. 존 케어드는 역시나 그동안 보여주었던 특유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로 원작의 정서와 감성을 고스란히 옮겨오며 한 소녀의 성장과 두 인물의 로맨스를 통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모습으로 현신 화하며 세대를 불문하고 이 시대 진정한 힐링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존 케어드와 함께 이미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인에어’로 호흡을 맞춘 바있는 작곡가 폴 고든 (Paul Gordon)의 음악은 클래식하면서도 순수하다. 특히, 감각적인 멜로디와 담백하고 서정적인 넘버들은 화려한 멜로디와 풀 편성된 악기들의 기교로 드라마와 하나가 된듯한 느낌을 준다. 폴 고든의 잔잔하고도 큰 울림이 있는 음악으로 작품은 더욱 뜨거운 감동을 선물해준다. 작곡가 폴 고든은 뮤지컬 ‘키다리아저씨’ 작곡으로 2010년 LA 오베이션 어워즈에서 최고 작곡 작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첼로의 합으로 드라마와 어우러지며 최고의 하모니를 끌어냈다.

뮤지컬 ‘키다리아저씨’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관객을 모았다. 작품은 기존의 자극적인 사건, 끔직한 살인, 기괴할 정도의 스펙타클한 무대, 영상을 활용한 천편일률적인 진행, 스타 캐스팅, 키 큰 훈남들을 내세운 일련의 작품들이 난무했다. 또한, 특효나 매직을 활용한 순간 충격적인 착시효과나 지극히 과장되고 선정적인 인물을 통한 쇼가 난무하던 공연시장에, 여실히 변별되는 독특함으로 승부했다. 소박하지만 따듯하고, 역량 있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부족한 듯 채워지는 미덕이 달빛처럼 숨 쉬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충만한 무대를 선보인다.

작품은 뉴잉글랜드, 존 그리어 홈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 제루샤 애봇의 성장기다. 고아원 밖의 세상을 꿈꾸던 어린 소녀에게 그토록 갈망하던 대학진학을 할 수 있는 후원자가 나타나고, 조건은 후원자에 대한 정체를 알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한 달에 한번 그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후원자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제루사는 그에게 ‘키다리아저씨’라는 별명을 부쳐주고 매달 편지를 보낸다.

그에게 편지를 쓰는 동안 소소한 일상과 생각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펼쳐진다. 제루샤 애봇의 천진난만함에서 어느새 친구와 문학,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과 행동들이 보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제루샤의 모든 행동을 인정하게 된다. 제루샤의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언어와 재치로 관객들은 기분 좋은 미소와 감동의 메시지를 받고 웃음 짖게 된다.

또한, 작품은 당시 상류층과 종교인들의 위선과 편협함을 꼬집는다. 제루샤 애봇은 작가가 되려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지독한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있다. 노력은 결국 불우한 환경과 상태를 극복하고 졸업식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사회인으로 나서게 된다. 제루샤 애봇은 후원을 받던 키다리 아저씨에게서도 점차 독립해가며 휴먼다큐를 만들어낸다. 이는 전 세대를 불문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임에 틀림없다.   

 

작품은 재기 넘치는 위트와 풍자로 소설가 지망생다운 면모를 발휘시킨다. 뮤지컬은 배우들의 넘버소화 능력과 에너지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아픔,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원자인 제르비스 캔들턴 역의 신성록은 섬세한 표정과 깨알 연기로 근엄함에서 어느새 사랑스럽기 그지없었고, 질투로 안절부절못하는 진정한 사랑의 포로 같은 상태의 연기는 흐뭇한 웃음으로 감동을 배가시켰다. 제루샤 애봇 역의 유리아는 쉴새없는 대사를 통해 감정의 변화와 순진무구한 음색까지 기막히게 잘해주었다. 안정감 있고 드라마의 정서를 가득 담은 가창과 음악적 완성도까지 나무랄 데 없는 뮤지컬배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키다리아저씨’는 참사랑을 가르쳐준 힐링 뮤지컬로 다음 시즌을 기다려본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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