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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05] 뮤지컬 ‘페스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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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페스트’는 20세기 기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대문호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원작가 원작이다. 또,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문화 대통령이라고까지 일컬었던 ‘서태지’의 음악이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초미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고 2016년 최고의 역대급 관심의 대상이었다.

199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서태지’ 하면 패션과 음악 등 모든 문화의 트랜드였다. 최정상에서 돌연 활동을 멈추었던 것은 문화계 최대의 이슈와 이변이었으며 또한 창작자로서 그의 예술가로서의 부담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했다.

작품은 소설 원작의 내용을 중심으로 서태지의 음악을 채용했다. 그 중에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난 알아요’나 ‘하여가’ 등의 주크박스 뮤지컬 형태가 아닌 ‘너에게’, ‘죽음의 늪’, ‘시대유감’ 등 마치 작품을 위해 새롭게 작곡한 것 같은 넘버로 구성했다. 뮤지컬화 된 드라마의 상태나 캐릭터의 심리를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서태지의 음악들이 만나 뮤지컬 넘버로 거듭나게 했다.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을 통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대문호이며 장편 소설 ‘페스트’(La Pesta)는 1947년 출간되어 고전적 정제 미가 넘치는 문체와 인간애가 넘치는 아름다운 연대성과 그 우애를 주제로 한 내용으로 그해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원작 ‘페스트’에서 작가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페스트로 인해 경리 된 극한 상황에서 다양한 인간의 심리와 그 속에서도 싹튼 선의의 저항인 연대의식과 절대 사라지지 않을 인간애를 말하고자 했다.

또한 ‘페스트’는 2차 세계대전의 폭력과 파시즘을 상징하고 인류가 이룩해 낸 문명의 테크롤로지를 무력하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인류 최대의 재앙임을 피력하고자 했다. 그 페스트에 투항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인간에 의한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 사랑에 대한 신뢰라고 했다.

작품은 미래사회 2028년 오랑 시로 전이되며 그 도시를 통제하는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믿고 있는 최고의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모든 시민은 불행한 사람도 없고 질병과 고통, 죽음이 없는 완벽한 이상형을 추구하는 도시의 시스템이라고 믿는다. 그런 기준안에서 어떠한 통제가 오더라도 아무런 불만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오랑시티는 휴먼드림을 실천하기 위해 기억제거장치, 욕망 제거장치까지 가동하고 있으나 모두가 완벽한 이상형의 도시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완벽하게만 보이던 일상의 어느 날, 한 여자가 쓰러진다. 그날을 시작으로 원인 모를 병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하루에도 수백 명씩 거리에 쓰러진다. 의사 ‘리유’는 다각도로 알아본 바 병의 증상이 ‘페스트’임을 감지하고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시 당국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중앙정부 통제 시스템에만 의존하며 즉각적인 대체를 못 해 페스트는 빠른 속도로 번진다. 페스트로 인해 결국 중앙정부는 오랑시티의 폐쇄를 결정하고 오랑시티 안의 그 누구도 도시를 벗어날 수 없게 통제되고 단절된다.

시스템의 통제 하에 있던 인간들은 그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자 잠자고 있던 이기심과 절망, 저항, 불안, 고통을 이기지 못하는 다양한 본성을 나타내며 철저히 이기적인 군상들로 변해간다. 원작은 자포자기한 이들을 향해 저항과 연대의식을 보여준다.

뮤지컬로 전환된 서태지의 음악은 뮤지컬다운 구성과 편성으로 편곡되었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유효한 그의 파격적인 음악적 색깔인 락과 클래식을 통해 저항의 저력을 관통할 수 있게 했다.

창작 진이 선택한 미래의 시점은 원작에서 보여주었던 정서를 달리하여 다시 한 번 경고하려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다시 한 번 그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저항과 인간애에 의한 연대의식을 보여주려 한 것 같았다. 인류 최대의 재앙인 ‘페스트’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에너지로서의 중심에서 공포와 절망, 희망을 뮤지컬 적 미쟝센으로 SF적이며 미래에 대한 이미지의 단상을 보여주려 했다.

작품은 공연 중에도 넘버를 추가하는 등 완성도를 위해 변화를 주었다. 그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동떨어지고 설명적이다 보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1막과 2막의 연결과 종말로 달리는 작품의 에너지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대극장 초연으로서 기획과 창작 진이나 스탭진, 배우들과 무대 운영까지 너무 많은 수고를 하고 애쓴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좀 더 보완하고 수정하여 세기의 공연으로 거듭나 재공연 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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