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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그때 그 영화의 감성을 내 눈앞에서 보다 , 연극 ‘엽기적인 그녀’
  • 문소현 관객리뷰가
  • 승인 2016.06.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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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혹은 더 배로 내 마음속에.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배우 차태현, 전지현 주연으로 관객 수 500만을 기록한 작품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봤을 이 영화가 드디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대학로의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을 뚫고 그중에 가장 돋보이는 ‘연극 엽기적인 그녀’는 단연 엽기적이면서 매력적이었다.  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혹은 더 배로 내 마음속에.

연극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들은 영화 속 배우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무대에 세워 놓은 듯하다. 특히 청순하면서 막무가내인 여자주인공은 영화 속 ‘그녀’ 전지현을 넘어선 느낌이다. 여자 주인공 ‘지은’은 겉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여성스럽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자의 모습이지만 입을 여는 순간 남자 주인공 ‘견우’를 ‘엽기적이게’ 휘어잡는다. ‘지은’과 ‘견우’의 케미(화학적 반응을 의미하는 케미스트리의 준말. 인물 사이의 강한 감정적 기류, 궁합이란 의미로 사용)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연극 ‘엽기적인 그녀’는 단순히 영화의 재현이 아닌 그 이상의 느낌을 전달한다. 영화에서 느낀 감성이 다시 새록새록 피어나오며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이라도 연인 사이의 진정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연극이다.

최소한의 무대로 최선의 효과를!

대학로 소극장은 배우의 연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무대 장치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극 ‘엽기적인 그녀’는 소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의 한계를 최소화했다. 작품 초반 지하철 장면에서는 소규모 연극의 매력인 관객의 참여도 빼먹지 않는다. 견우와 지은이가 자주 가는 포장마차, 부평구청역, 모텔, 데이트 장소, 클럽, 지은이의 집 앞, 등산하는 산 등 조그만 무대에서 꽤 많은 장소를 구현하며 극이 진행됐다.

소극장의 연극은 무대의 규모가 작아 극이 진행됨에 있어서 무대 크기의 한계나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연극 ‘엽기적인 그녀’에서는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없었다. 깨알 같은 무대 연출 덕에 장면과 장면이 넘어가는 연출 또한 자연스러웠다. ‘견우’와 ‘지은’이 처음 만나 3번이나 같은 일이 일어나는 장면에서도 지루할 틈 없게 ‘지하철? 닭발집 ? 모텔’의 루트가 빠르게 한 무대에서 연출됐다. 작품은 지하철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지하철 손잡이, 안내방송, 지하철 문, 지하철 좌석을 활용했고 지하철 좌석 창문에서 식탁이 내려오면서 코믹하게 닭발집이 연출됐다. 과음한 ‘지은’을 업고 헤매던 ‘견우’가 3번이나 모텔에 들어갈 때면 재빠르게 벽이 침대로 변신해 놓였다.

지루한 로맨틱 코미디물이 아닌, 울리고 웃기는 연극

사실 대학로에는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소재의 연극이 존재한다. 대학로에서 상영하는 극의 80%는 로맨틱 코미디를 소재로 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 연극 중에서 연극 ‘엽기적인 그녀’는 특유의 감성과 탄탄한 재미로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러브 액츄얼리’, ‘비포 선라이즈’, ‘이터널 선샤인’, ‘노트북’ 등의 경우처럼 사람들은 몇 십 년 전의 영화일지라도, 그리고 본 영화이더라도 꾸준히 고전 러브 스토리 영화를 찾는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본 관객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스토리지만 연극 ‘엽기적인 그녀’는 여전히 그 특유의 감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사람들이 꾸준히 고전 레퍼토리 로맨스 영화를 찾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때 그 당시 느낀 영화의 감성을 다시 생각하며 관객들은 울고 웃는다. 

관객 대부분이 스토리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극의 전개 속도는 시선을 계속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극의 초반부터 ‘견우’와 ‘지은’은 빠르게 첫 대면하고 ‘견우’가 술 취한 ‘지은’을 우연히 3번이나 챙겨주게 되어 결국 친해지게 되는 장면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지은’이 시나리오 노트 속 내용을 읽는 장면과 시나리오 노트 속 내용이 펼쳐지는 장면이 무대에서 동시에 펼쳐지기도 한다. ‘지은’의 아픈 과거의 기억도 지루하지 않은 속도로 진행되어 관객들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이 헤어지는 장면이 돼서야 극의 이완이 이루어지고 이때 관객들은 잡아왔던 흐름과 재미의 긴장을 놓으며 산속에 울려 퍼지는 아련한 ‘지은’의 에코 소리에 감정이입이 되어 훌쩍거린다.

정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사람 중 누가 ‘견우’를 처음부터 좋아하지 못하는 ‘지은’의 마음을 비난할 수 있을까. 그런 여주인공을 보며 같이 마음이 아프기도, 또 결국 ‘견우’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관객들은 연극을 보며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고 또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기도 하면서 눈물도 흘리고 웃음도 흘린다. 그렇게 관객들은 사랑의 모습을 무대에서 보며 공감을 한다.


사진출처_아폴론컴퍼니 제공

문소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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