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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청춘 시리즈의 끝판왕 연극 ‘인디아 블로그’

누구든 낯선 곳에 가면 청춘이 된다. 낯선 곳도 어느 순간 익숙해지면 시시해진다. 누구나 청춘이 되는 그 곳 ‘인도’에서 시작된 ‘나’의 이야기, 연극 ‘인디아 블로그’.

여행 서바이벌 예능, 연극 ‘인디아 블로그’

정글의 법칙, 꽃보다 청춘 등 인기가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여행지에서 벌어진 돌발 상황을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는 점이다. 이렇듯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추세는 인기가 많은 연예인의 개인사나 게임, 인터뷰 등이 주를 이루는 예능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이른바 ‘여행 서바이벌’이 대세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능에서 방영된 여행지에 대한 여행 문의가 빗발치고, 비행기 가격이 폭등하는 기현상도 일어났다고 한다. 여행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원인은 벗어나기 힘든 일상의 하루를 누군가 대신 일탈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리만족과 함께 자신의 삶의 주체성을 자연스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다로 시작된 인도 여행

여행 예능이 유행하기도 훨씬 전부터, 연극 향유층 사이에서 잔잔한 소용돌이를 몰고 다닌 작품이 있다. 인도 여행을 중심 소재로 다룬 연극 ‘인디아 블로그’다. 배낭을 멘 두 남자는 서로 자기가 여행한 곳에 대해 할 말이 너무나 많은 듯하다. 그렇게 연극이 시작된다. 암전도 하지 않은 채 구렁이 담 넘어 가듯 관객에게 인도 여행을 동참시키는 연극 ‘인디아 블로그’의 연극적 표현 도구는 ‘수다’이다. 수다의 80퍼센트는 여행에서 일어난 일이며, 인도로 빠져들게 만드는 또 다른 도구는 인도 영상이다. 관객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두 남자와 그들이 찍어온 영상을 보며 나도 모르게 과거로 이동한다.

관객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 객석의 무대화

관객석에 배우가 서슴없이 앉기, 말 걸기, 관객들을 공연 진행의 하나의 역할로 일임하기 등은 이 작품이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빈번히 활용됐다. 인도 전통 차를 관객과 나누어 마시고 갠지스 강에 띄워 소원을 빈다는 ‘디아’라는 인도 전통 꽃등을 나누어 주며 소원을 비는 장면이 단적인 근거이다. 객석까지 무대를 확장하여 관객을 극적 요소로 일임함으로써 관객들도 극 안의 일부로 참여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다. 이로써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관객 소통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관객 스스로 공연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주었다는 점에서 여타의 참여적 연극과는 다른 성격의 소통 방식을 보여줬다고 평가 가능하다.

시각적 미장센을 강조한 무대 디자인

사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이야기와 영상 없이도 이미 극장에 입장하는 순간 인도를 느낀다. 온통 인도풍으로 꾸며진 무대와 극장은 극적 전개에서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인도를 느끼게 한다. 이런 점에서 관객의 감정이입을 위한 미장센 연출에 성공한 무대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시각적 미장센을 강조한 측면은 완전한 암전을 한번만 연출한 조명 디자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만큼 많은 별이 떠 있는 인도의 밤하늘을 암전과 알전구로 연출한 장면이 바로 그 부분이다. 객석 위 천장에 듬성듬성 인도 풍의 조명 갓이 씌워진 조명을 달아 인도의 분위기를 자아낸 부분도 이러한 미장센 연출에 일조한 부분이다.

베스트셀러 여행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이제 스테디셀러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래도 돼요. 인도잖아요.’라는 말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이 작품의 여행지는 왜 하필 인도였을까? 아무도 묻지 않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왜 인도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도에 대한 찬양이나 소개가 아니라 인도에서 느끼고 보고 만난 것들에 대한 정서와 그 이후에 남은 감정들에 대한 메시지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서 노출되는 영상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다양하고 자세하고, 솔직하다. 배우들 역시 과장된 연기가 아닌 그냥 ‘말’로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심지어 이렇다 할 드라마도 강조되지 않는 것이 이 연극의 특징이다. 드라마보다 여행을 강조하여 여행지에서 느낀 당시의 정서를 풍부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점에서 인디아 블로그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약진 행렬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사진출처_연우무대 제공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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