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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97] 필립 글래스의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3.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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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인 중 한명인 필립 글래스(79)가 또 다른 세계적인 아티스트 연출자 로버트 윌슨과 작업했던 ‘해변의 아인슈타인’을 작년 한국에서 공개했다.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에서 5시간동안 공연된 이 작품은 한국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의 음악은 주로 미니멀하게 반복되고 점층되는 모던한 세련미가 여과없이 드러난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예술적 영감이기도 했던 프랑스 작가 ‘장 콕도’(1889~1963)의 동명 흑백영화를 그만의 독특한 재창작으로 현대예술로 거듭나게 했다.

필립 글래스는 장 콕도의 원작 영화에서 대사와 음악 등의 모든 요소들을 걷어내고 배우들의 입모양에 맞추어 새롭게 음악을 작곡했다. 필립 글래스는 그 만의 음악으로 입모양에 딱 맞는 가사를 입혀 앙상블 연주자 6명과 성악가 4명이 함께 영화의 필름을 보며 노래하는 형식으로 명품 필름 오페라를 완성했다.

필립 글래스는 장 콕토의 영화를 바탕으로 3부작을 완성했다. 오페라 ‘미녀와 야수’는 그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는 영화 ‘오르페오’(1993)로 영화의 영상을 제거하고 오페라 형태로 새롭게 시각화했으며 3부작 세 번째 작품은 장 콕토의 영화 ‘앙팡테리블’을 무용, 연극 작품으로 새롭게 재창작 한 것이다.

필립 글래스는 이처럼 장 콕토의 작품을 재창작한 이유에 대해 “그는 예술의 불멸성에 관한 창작과정을 집요하게 탐구했다. 또 그는 예술창작의 본질에 닿아있으며 예술 생산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장 콕토는 예술적 감성의 형식을 뽑아내는 원천이자 예술적 멘토다”라고 말했다. 즉, 필립 글래스는 장 콕토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고 본인만의 재구성 된 재창작 작업이기도 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무의식을 찾아가는 여정, 즉 상상력과 창의력이 미치는 미지의 곳은 곧 창작의 원천임을 말한다. 작품은 마치 영화처럼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행동할 수 있고, 더불어 새로운 비전을 모색 할 수 있다는 것을 필립 글래스 식으로 새롭게 증명한 셈이다.

필립 글래스는 70년대 자신의 음악을 연주할 ‘필립 글래스 앙상블’을 창단했다. ‘필립 글래스 앙상블’은 단순한 선율이 끝없이 반복되는 새로운 스타일로 미니멀리즘의 대명사로 불리는 음악을 주로 연주했다. 같은 리듬과 멜로디의 반복 구조를 통해 친근감과 더불어 언제 들어도 신선한 감흥을 일으키는 도전적인 음악의 반복적 구성 스타일을 주로 사용한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대중음악의 주류가 된 일렉트로닉의 모태가 된 음악적 사조이기도 하다.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는 이미 알고 있는 환상동화 ‘미녀와 야수’를 통한 장 콕토의 텍스트에 필립 글래스 만의 새로운 시도의 접목한 작품이다. 필립 글래스는 자신의 스타일과 신 창작의 메소드를 입혀 재창작한 이 작품을 통해 마치 그가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던 장 콕토처럼 여전히 현대예술의 모든 방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예술의 근원적 역할과 기능, 그리고 새로운 비전이 도사리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예술 형태 중 하나를 탄생시켰다.

작품은 ‘진정한 사랑은 사람을 야수로 만들기도 하지만 왕자로 만들 수 있다’는 가장 상식적이지만 마법과도 같은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바람을 타고 구름 속을 지나 천상으로 날아오르는 미녀와 야수를 통한 예술적 카타르시스의 잔영이 쉽게 가시지 않는 명작 중의 명작이 탄생 한 것이다.

사진출처_ LG아트센터 제공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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