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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94]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2.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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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는 1960년부터 1970년대까지 흥행했던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한 마당극을 좀 더 대중친화적으로 발전시킨 우리의 전통 공연양식이다. 마당놀이는 풍물놀이를 중심으로 길놀이를 시작으로 개막을 알린다. 극중 배우가 엿판을 들고 객석을 누비며 엿을 팔거나 무사안전과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농을 주고받으며 상을 차려 고사를 지내며 관객을 동참시켜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객석과 무대를 따로 구분 짓지 않고 쌍방향 소통하며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간다.

마당놀이는 1991년부터 극단 미추에 의해 부활하여 춤과 노래와 재담을 내세우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마당놀이계의 국보급 대표 스태프 3인방인 손진책 연출, 박범훈 작곡, 국수호 안무와 더불어 화려하고도 친근한 마당놀이계의 대물 윤문식, 김종엽, 김성녀 배우를 탄생하게 하기도 했다. 그들에 의해 관중은 마당놀이에 흠뻑 젖어들어 함께 동참하고 울고 웃었으며 즐겁고 통쾌하고 짜릿한 해학과 질펀한 재담과 연희와 더불어 대동소이한 고단했던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극단 미추와 MBC가 함께 연례적으로 마당놀이를 공연하다가 2008년부터 MBC를 중심으로 한 장충체육관에서의 마당놀이와 극단 미추가 중심이 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마당놀이로 분리되어 명맥을 유지해왔다. 2011년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는 그동안 했었던 마당놀이 레퍼토리들을 절묘하게 엮어 재구성한 30주년 기념 공연 ‘마당놀이’ 전을 끝으로 관중들과 점차 멀어져갔다.

그러나 국립극장이 2014년 연말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극장식 마당놀이로 탈바꿈하더니 2년 만에 마당놀이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당분간 국립극장의 마당놀이 ‘온다 시리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마당놀이의 성공은 기존 마당놀이의 달인인 메인 스태프들 덕도 있지만 새로운 의지로 의기투합한 젊은 연기자들과 국립극장장을 비롯한 기획팀과 극장 관계자의 혜안이라 할 수 있겠다.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는 2015년 12월 16일 시작해 해를 넘겨 2016년 2월 10일까지 2개월여 동안 유료객석 95%를 넘는 대중적 인기를 끌며 마당놀이의 화려한 부활을 입증했다.

마당놀이는 내가 서있는 ‘지금 여기’를 시점으로 해 풍류와 해학이 있고 적절한 농과 재담으로 웃음을 잃지 않게 한다. 또한 삶의 기쁨을 나누며 풍류를 즐기던 우리의 오랜 전통 문화중 하나다. 마당놀이는 단지 전통이랄지 예스러움이랄지 우리것스러움을 넘어 동시대의 사회적인 이슈에 의한 날카로운 풍자에서 빚어진 질펀한 유머가 담겨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거나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는 듯한 적시타적인 위트와 돌직구 대사들은 박장대소하게 한다. 관객들은 어느새 기분 좋은 흥과 멋에 취해 유쾌하고 통쾌한 웃음으로 박수치고 환호하게 된다. 또한 살맛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낙천적인 삶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한다.

 즉, 마당놀이는 오늘의 마당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해학과 유머가 넘실대게 한다.오늘을 살아가는데 있어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과거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예지까지 생겨 지혜롭고 슬기로운 삶의 방식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이번 ‘춘향이 온다’에서도 마당놀이 특유의 해학과 위트가 흐드러진다. 배우들은 춤을 추고 질펀한 재담과 현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빗대거나 시원한 까발림에 통쾌한 환희를 맛보게 하며 순식간에 관객과 무대를 하나되게 했다. 소도구를 이용해 예스러운 말을 타고 무대를 휘도는 재치와 넉살을 보이기도 하다가 신형 오토바이나 롤러스케이틀 타고 등장해 동시대성에서 통용되는 스피드를 융합 하는가하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무덤을 통해 질펀한 해학으로 풍자하고 장면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볼거리로 한치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범훈 작곡의 마당놀이 주제곡 ‘오늘 오신 손님 반갑소’는 멜로디와 가사를 듣는 순간 관객들이 흥에 빠지게 만들었다. 국수호 안무의 대형과 몸짓을 통한 구성과 춤사위, 마당놀이의 메소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손진책 연출은 켜켜이 쌓여져 제대로 농익은 마당놀이의 구수하고 정갈한 맛을 냈다. 다양한 연희의 나열이 아닌 재구성과 융합의 연결을 맛깔나게 엮은 김성녀 예술감독과 달인의 경지에 이른 대표 스태프들의 참여로 깊은 맛의 숭늉처럼 맛깔스럽고 고소한 향기가 극장에 퍼져 한순간에 마당놀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며 시대를 넘나들며 하나되게 하는 마력을 경험하게 했다.

거기에 윤문식, 김종엽, 김성녀를 잇는 차세대 젊은 연기자들의 다재다능한 호연과 구성짐은 후대에까지 오래토록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대견하고 흐뭇했다.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제 ‘홍길동이 온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당분간 마당놀이의 화려한 부활의 에너지는 계속 롱런하며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근미래의 마당놀이는 단순히 기존의 마당놀이를 복원하거나 보존하는 것만 아니라 마당놀이의 문화적 가치와 사회성을 근간으로 하며 현재와 글로벌시대에 맞는 신마당놀이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진출처_국립극장 제공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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