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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91] 뮤지컬 ‘오케피’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1.2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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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케피’ 공연장면_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오케피’는 오케스트라 피트의 준말로 국내에 ‘웃음의 대학’으로 수년간 재공연을 하며 탄탄하게 마니아층을 구축하고 있는 ‘미타니 코키’의 첫 번째 뮤지컬 작품이다. ‘미타니 코키’는 일본에서 코미디의 제왕으로 군림할 정도로 연극, TV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수많은 히트작을 남겼다. 그는 작품을 통해 유쾌한 웃음속의 진한 페이소스를 전하고 있으며 황당한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통해 기존 블랙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던 일본 공연계에 상황극 코미디라는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작품의 연출이자 ‘컨덕터’로 출연하고 있는 ‘황정민’과 6년전 한국에서 함께했던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만난 샘컴퍼니 김미혜 대표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 하에 5년이 넘게 프리프로덕션을 구축했다. ‘오케피’는 작년 연말 유일한 대극장 신작 뮤지컬로 관심을 끌었다.

▲뮤지컬 ‘오케피’ 공연장면_샘컴퍼니 제공

작품은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아래의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벌어지는 조금은 낯설고 기괴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결국 우리네 소소한 인생의 축소판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뮤지컬 공연을 하는 동안 오케피 안에서 관객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의 상황을 목격하게 되고, 오케스트라 멤버들 각자만의 사연과 그들끼리의 관계들이 소소하게 때로는 과장되거나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이는 곧 오늘날 현대인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 같은 모습들로 오버랩된다. 뮤지컬 ‘오케피’는 세상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잘 모르거나 보이지 않았었던 또 다른 세계의 조금은 다른 일상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네 인생과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해 한번쯤 더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다소 묵직하거나 따분할거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언어의 연금술사다운 재기발랄한 ‘미타니 코키’의 위트와 페이소스는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낸 기막힌 웃음코드와 캐릭터간의 연결을 매끄러운 개연성들로 채운다. 또한 악기의 특성과 각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장면별 상태와 함께 농익거나 천연덕스런 배우들의 열연은 자연스런 웃음을 머금게 하며 시종 기분 좋은 미소로 객석과 하나되게 한다.

▲뮤지컬 ‘오케피’ 배우 황정민_샘컴퍼니 제공

‘오케피’를 통해 크고 작은 다양한 악기들이 음악의 일부분이나 전체를 조정 하는건지 조정을 당하는건지 모르는 컨덕터의 모습처럼, 어디로 갈지 어떻게 만날지 아무도 모르는 인생의 수레바퀴에서, 때로는 탄탄하게 전진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갈 수 도 있다. 더러는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고 끝없이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인연들, 즉 때로는 얽히고설킨 삶의 지극한 사연을 만들어 내고 때로는 어긋난 삶의 불안한 상태에 따라 예기치 못한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빚어져 가는 그런 삶의 모습들을 관조하게 된다. 그런 모습과 일상을 통해 우리네 일상에서 약간의 실수는 눈감아주고 조금만 더 이해하고 소통하는 모습의 미덕을 통해 화려한 삶도 있지만 소박한 일상에서의 행복을 찾아가는 지혜를 엿보게도 한다.

덕분에 오케스트라 피트를 구현해난 복층구조의 세련된 무대 미쟝센과 원작의 유쾌함을 배가한 적절한 생활 안무, 자연스런 연기, 매끄러운 동선으로 인물구도를 구축해가는 섬세한 연출로 버무린 3시간 가까운 시간은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냥 즐겁게 작품에 몰입하게 하고 박수치게 한다.

▲뮤지컬 ‘오케피’ 보도사진_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오케피’는 객석에 입장하자마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각자 악기들을 튜닝하는 모습으로 공연 전 적절한 준비와 긴장감이 그대로 노출되게 한다. 거부감 없이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의 단면을 보게 된다는 점은 거리감을 좁히게 해주는 무대의 이미지를 구체화해간다. 작품은 실제 공연하는 오케스트라의 오프닝 곡과 함께 장엄하게 시작되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가중된다.

공연의 지휘자이자 작품의 중심인 컨덕터 배우이기도하며 이 작품의 연출이기도하고 이미 천만배우라는 호칭으로 전 국민의 배우가 된 황정민의 연기와 캐릭터 설정은 금세 관객과 오케스트라 피트, 상상의 무대가 하나 되게 하는 마법을 부린 듯 했다. 또한 이야기와 더불어 변화하는 무대 설정들이 하나 되어 시종 유쾌하게 풀어냈다.

뮤지컬 ‘오케피’ 공연장면_샘컴퍼니 제공

작품의 중심을 잡고 있는 오케스트라는 요즘 가장 바쁜 김문정 음악감독이 함께하는 The M.C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며 작품에 적합한 음악적인 완성도를 풀어냈다. 또한 여느 작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최고의 배우군단은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캐릭터를 제대로 입힌 배우들의 합과 열연은 단연 이 작품만의 백미였다.

악장 바이올린 최우리의 정갈한 딕션과 흐트러지지 않는 품세, 첼로 김현진의 이웃 사촌 같은 친숙하면서 맛깔스런 열연, 트럼펫 김재범의 폭풍매력을 발산하는 섹시함, 오보에 서범석의 안정적인 가창과 깔끔한 연기, 색소폰 황만익의 사랑스런 일곱 색깔 표정과 몸태, 피아노 송영창의 중후한 매력과 귀여움을 발산하는 천연덕스런 열연, 비올라 김호의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앙증맞은 매력, 기타 육현욱의 다재다능한 육현욱표 뮤지컬의 가창과 춤, 드럼 심재현의 파워풀하고 안정적인 연기, 퍼커션 정욱진의 풋풋한 열정과 패기, 그리고 바순 이상준의 깊이있는 절대 가창의 매력까지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 뮤지컬의 독보적인 한 파트를 담당하며 완벽에 가까운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뮤지컬 ‘오케피’는 2015년 12월 18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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