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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무용제는 내 성장의 역사”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 김혜림 안무가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 ‘뿔(ver.언령)’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

▲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 김혜림 안무가_(주)공감엔피엠 제공

제36회 서울무용제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이번 무용제의 대상은 ‘뿔(ver.언령)’을 공연한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에게 돌아갔다.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는 경연부문 대상을 비롯해 무대예술상(의상 민천홍), 연기상(무용수 정명훈) 등 3개 부문 상을 수상했다.  

김혜림 안무가에게 좋은 결과에 대한 박수를 보냈다. 김혜림 안무가는 “제 스스로를 프리랜서 작가라 부른다. 프리랜서 작가는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칭찬은 과찬이다. 전 오히려 많은 업무와 가정을 돌보시면서 작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실력과 겸손을 두루 갖춘 김혜림 안무가와 함께 이번 서울무용제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을 수상했다. 소감은?

너무나 감사하다. 서울무용제는 나를 자라나고 성장시킨 대회다. 나는 서울무용제 경연에 5번, 초청공연에 2번 총 7번 참여했다. 그중 1번은 주역 무용수로 참가해 연기상을 수상했고 1번은 안무상을 받았다. 이번 서울무용제에서는 영광스럽게도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무용제 자체에 정말 깊이 감사한다. 서울무용제에 참여했던 시간과 배움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내가 됐다. 나의 작품이나 인간적인 면이 성숙해지고 성장했음을 서울무용제를 통해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서울무용제의 존재 자체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서울무용제와 함께 시간을 쌓으면서 감사한 분들이 많이 생겼다. 서울무용제를 주최․주관하는 (사)한국무용협회와 김복희 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늘 격려해주시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나의 스승 정혜진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정혜진 선생님은 내가 제자로서 이르고자하는 교본이다. 또한 춤 앞에서 마음의 자세를 가르쳐주신 윤성주 선생님, 지치지 않는 체력과 근성을 내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작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 ‘뿔(ver.언령)’_(사)한국무용협회 제공

- 2년 전 이 무대에서 안무상을 받았다. 수상소감에서 “안무상 수상 당시 다시 멋지게 이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었다”라고 밝혔다. 다시 멋지게 이 무대에 선 감회는? 

2년 전 나의 다짐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서울무용제는 경합이기 때문에 누구나 상을 욕심낸다. 그러나 나는 수상여부보다는 ‘내가 예전의 나보다 성숙했는지, 작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나 역시 1등이 좋다. 하지만 ‘1등다운 것’이 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2년 전 안무상을 받을 당시, 스스로도 만족할 만큼의 작품이었는데 상까지 주셔서 정말 기뻤다. 수상 자체도 기뻤지만 서울무용제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기쁘고 기대됐었다. ‘서울무용제가 나를 인정해준다’는 힘,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이번 공연은 전반적인 부분 모두 의도한 대로 순탄하게 진행됐다. 나 스스로 뿌듯한 마음은 일찍부터 들었다. 스텝 감독님들도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출연진들의 동지애는 나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그 결과 최고의 상을 받았다. 기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고의 결과로 인정해주신 만큼 서울무용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꾸준한 무용인, 최선을 다하는 무용인, 바람직한 무용인이 돼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됐다.

- 수상을 예상했는지.

이번 무용제에서는 다른 팀들의 작품을 주시한다거나 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는 2년 전에 말한 ‘다시 멋지게 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다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오로지 작품만을 생각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공연 이후 관람객들의 반응을 보고 많이 기쁘고 놀랐다. 맘에 와 닿았다며 1시간을 울다 집에 갔다는 학생도 있었고 올해의 수작이라며 칭찬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관객분들이 안무자의 의도를 자기 자신을 대입해 관람해주셨다는 것에 나 스스로 1등을 줬다. (웃음) 시상식 때는 어떤 결과든 받아들일 마음 자세를 갖추고 있었는데 인정해주시는 큰 상을 받으니 너무나 기뻤다.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작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 ‘뿔(ver.언령)’_(사)한국무용협회 제공

- ‘생존하는 모든 객체에는 뿔이 있다’. ‘그 뿔이 인간들에게는 ‘혀’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하셨다. ‘뿔’ 또는 ‘혀’의 의미는?  

작품 ‘뿔’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뿔이지만 누구나 갖출 수 없는 뿔’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존하는 모든 객체에는 뿔이 있다’할 것이다. 한낱 연체동물의 하나인 달팽이마저도 뿔이 있다. 각기 갖고 있는 뿔의 용도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적을 향해 있는 무기 같은 뿔, 방어의 수단으로 쓰이는 동물들의 뿔, 오로지 제 갈 길을 찾기 위해 솟아 있는 뿔, 높이 쳐들어 위용과 포용을 상징하는 뿔 등. 어느 존재에게든 내재된 뿔이 있다면 그 뿔은 새들에게는 날개이고, 인간들에겐 혀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뿔은 용맹과 아름다움의 상징이고 위용의 표상도 된다. 그 뿔에 인간의 ‘혀’ 즉 ‘언령’의 힘을 담아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은 상처받은 삶이 소신의 믿음을 고수해내어 자존의 뿔을 지키자는 의지를 담았다.

작품 모티브는 도깨비다. 도깨비의 관심사는 인간들의 깨달음에 있다고 설정했다. 관객들이 이 설정으로 이상과 현실의 변화를 체험하고 ‘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작품 속 도깨비는 상처받은 자들이 결핍된 마음을 해소하고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게 해준다. 이를 통해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진리는 통하기 마련이라는 사필귀정의 깨달음을 선사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의 부제는 ‘언령’이었다. 앞으로 뿔 시리즈를 해볼 계획이다. 더 많은 ‘뿔’에 대한 생각들을 펼쳐보이고 싶다. 

▲제36회 서울무용제 대상작 김혜림 춤미르mir댄스시어터 ‘뿔(ver.언령)’_(사)한국무용협회 제공

- 마지막으로, 서울무용제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은.  

서울무용제는 내게 무용가로 입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관문이었다. 작품의 진정성을 배워가는 교육의 장, 사람을 배워가는 인생의 큰 배움터이기도 했다. 도전과 연기상, 안무상을 거쳐 대상을 탔을 때, 훌륭한 무용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졸업장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무대도 많지만, 서울무용제는 역사와 인지도가 가장 훌륭하다. 제 나이에 걸맞은 도전정신을 키워나가는 무대는 서울무용제만한 것이 없다. 그 이유가 아니어도 이렇게 좋은 무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무용제에 선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고 영광이었다. 이제 졸업장을 받았으니 더 이상 참여는 못하지만 관람객 또는 관계자로서 영원히 서울무용제와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무용계의 한 사람으로서 미미한 힘이나마 세상에 기여하려 한다. 세상의 불의와 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소통과 이해가 있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마음을 키워나가고, 진정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을 발표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노력과 열정을 게을리하지 않고 작품을 위해 힘쓰겠다.

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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