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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88] 뮤지컬 ‘무한동력’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0.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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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_뉴스테이지 제공

뮤지컬 ‘무한동력’은 웹툰작가 주호민이 2008년 ‘네이버 웹툰’에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웹툰은 2009년 단행본 출간, 2012년 네이버 웹툰 평점 9.9, 매회 댓글 수 1만건 이상, SNS드라마 누적 조회수 550만이라는 기록으로 커다란 화제가 됐다. 얼마 전 드라마 ‘미생’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소시민의 꿈을 반영해 엄청난 공감대를 얻어 낸 것처럼 웹툰 ‘무한동력’도 취업준비생과 공무원준비생, 비정규직 직장인, 고3 수험생과 사춘기 소년이 모여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서 부대끼며 벌어지는 소박하지만 가슴 훈훈한 꿈과 희망을 담아 큰 인기를 얻었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원작 웹툰이 담고 있는 꿈과 희망을 잘 노래했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대기업 입사가 꿈인 정선재가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무한동력의 구조물이 있는 하숙집에 들어서면서부터 굴러간다. 꿈의 무한동력은 제대로 굴러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6명의 각자 다른 캐릭터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회한과 아픔을 나눈다. 그 사이에서 여느 시골의 강 건너 집에서 밥 짓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듯 끈끈한 정이 소담스레 익어간다.

작품은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라는 다소 황당한 물음에 거침없이 ‘밥이요’라 말할 수 있는 현실의 고된 상태, 가늘고 길게 롱런하고자하는 자의 사회적‧환경적 소망이 만연한 상황에서 ‘무한동력’을 담는다. 누구에게나 ‘무한동력’은 자식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힘들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고통 받는 자에게 ‘해뜨기 직전이 제일 어둡다’며 뭉클하게 위로하며 다독이는 모습들, 힘듦에도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자들을 보여준다. 그 사이에서 주인공 정선재의 꿈도 대기업 입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기쁨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지켜 봐주는 소박한 꿈으로 변해간다.

꿈은 ‘끝이 보이지 않는 여행은 의미가 없는 것인가? 누구도 밟지 않은 길이라고 결코 아무도 갈 수 없는 길인가?’를 되새기며 되물어도 언제나 수수께끼처럼 등을 돌린 채 자꾸만 멀어져간다. 그러나 좌절하고 실패하는 그 누구에게나 아직도 꿈은 남아 있지 않은가? 작품은 그렇게 꿈의 무한동력이, 비록 고철더미로 만들었다해도 한편에서 아직 뛰고 있을 당신의 심장, 멈추지 않은 당신의 무한동력을 찾을 수 있고 꿈의 무한동력으로 재충전 할 수 있다고 노래한다.

▲뮤지컬 ‘무한동력’_뉴스테이지 제공

무대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음악으로 부드럽고 유려하게 생기 넘치는 춤을 추고 있었다. 원작의 정서와 상태를 가져온 텍스트에 날개를 달아 준 캐릭터 송과 유유히 흐르는 배경음악 사이로 각자 내일의 꿈과 환상을 교차시키며 현실의 버거움을 감싸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와 그 파릇한 비늘처럼 날것의 신선함같은 생동하는 멜로디를 따듯하게 품어 안은 4인조 라이브 밴드가 함께 한다.

무대에 세워진 크고 작은 바퀴들은 마치 세련된 설치미술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굴러가다가 멈춰버린 화려했던 삶의 흔적 같은 몽타주일 뿐 아니라 간절히 원해도 되돌릴 수 없는 청춘처럼 결코 이루어지지 않고 더 이상 굴러가지 않은 지난날의 꿈 조각이기도 하다. 그 바퀴들은 단상의 퍼즐을 풀어내듯 보는 시각에 따라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원셋트지만 다분히 입체적인 무대다. 마지막에는 마치 테슐라가 발명한 병렬식 전기가 오늘날까지 영원히 무한하고 환하게 빛나듯이 아직 꺼지지 않은 꿈의 무한동력을 발산해 내는 바퀴들이 통쾌하게 굴러가며 벅찬 환희와 함께 뜨겁게 공감된 정서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라이센스 뮤지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소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음악으로 우리의 심장을 두드린다. 따듯한 숨결의 감성충만함으로 바로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추천할 만한 뮤지컬이 탄생한 것 같아 보는 내내 가슴이 훈훈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노래 또한 따듯하게 가슴을 적신다. 극 중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가족의 애틋함은 객석에서 연신 숨죽여 훌쩍이는 속삭임들을 이끌어내 무대와 객석의 심장을 하나되게 하며 요동치게 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의 말로 노래한다. 아직 가난하고 배고프고 서럽고 갖춰지지 않고 이루지 못한 꿈이 있더라도 결코 멈추지 말라고.

멈추지 말아요, 당신의 심장이 바로 무한동력, 멈추지 말아요 무한동력,
당신의 무한동력은 꿈을 잃지 않은 당신의 심장이라고.

뮤지컬 ‘무한동력은’ 2016년 1월 3일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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