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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긴 무명시기를 딛고 ‘디바’로…트로트 가수 김용임9월 22일 거제문화예술회관 ‘김용임 효(孝) 콘서트’ 열어



▲김용임 공연사진

‘디바’는 ‘여신’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오페라에서는 최고 인기를 누리는 소프라노 가수, 특히 천부적 자질이 풍부한 여가수를 가리킨다. 대중가요계에서도 최고의 여자가수를 일컬을 때 ‘디바’라는 용어를 쓴다.

트로트는 장르의 특성 상 ‘디바’가 나오기 어렵다. 트로트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달고 쓴 감정을 노래한다. 트로트 가수는 풍부한 성량은 물론 폭발과 절제를 넘나드는 표현력도 갖춰야한다. 모든 트로트 가수가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최고를 가리기 힘들다. 그러나 모든 곳에는 ‘학’이 있다. 군계일학으로 당당히 ‘디바’라는 별칭을 차지한 김용임이다.

김용임은 ‘트로트계의 디바’라는 타이틀에 쑥스러움을 표했다. 그녀는 “영광이다. 트로트 가수들은 모두 역량이 있고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그 중에서 ‘디바’라는 소리를 들으니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디바’가 되기까지 오랜 무명생활을 거쳤다. 김용임은 “가수라는 분야가 ‘가수해야지’라고 결심한다고 바로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트로트 가수는 특히 무명 생활이 길다. 긴 경우는 20년 30년 동안 무명생활을 해야한다. 히트곡이 나오면 그제서야 빛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데뷔는 1984년 ‘목련’이었다. 그녀는 데뷔 이후 ‘사랑의 밧줄’이 히트할 때까지 20여년간의 무명생활을 보냈다.

긴 무명시기를 회상하던 김용임은 “20대에 가수라는 청운의 꿈을 품고 데뷔했는데 나오는 음반마다 폐기처분 됐다. 상실감에 꿈을 잃고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고 나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하기도 꺼려졌다”며 “2004년 이후 십년 넘게 대중에게 사랑받는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무명시절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때 정신적으로 피곤했던 것, 가수라는 직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멋져 보이지만 뒷면에는 시련과 고생이 있다는 것을 늘 상기하면서 지금의 김용임이 있음에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김용임이 ‘트로트계의 디바’로 우뚝 설 수 있게된 계기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있다. 어렸을 적 김용임은 노래와 춤에 타고난 끼를 보였지만 누가 시키지 않는 이상은 끼를 펼쳐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나서서 하지는 않았지만 시키는 것은 잘했다. 아버지는 내 재능을 알아보셨는지 자꾸 노래나 춤을 시키셨다. 그때는 아버지가 시키는 것이 싫었는데 지금은 감사하다. 요즘 같이 어려운 때에 노래를 안 했으면 뭘 했을지 모르겠다. ‘우리 막내딸은 목청이 좋으니 가수를 해야겠다’고 말씀해주신 아버지가 있기에 지금의 김용임이 있을 수 있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매일 감사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김용임은 성악과 무용에 관심 많은 학생이었다. 그런 그녀가 트로트에 빠지게 된 이유는 트로트의 ‘감정’ 때문이다. 김용임은 “나는 트로트를 트로트가 아니라 ‘우리 노래’라고 부른다. ‘우리 노래’는 모든 사람들이 듣고 공감할 수 있다. 들으면서 함께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기뻐할 수 있는 노래다. 노래를 부를 때 가사를 되새겨보면 ‘이 노래가 나의 일이구나,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이렇게 슬프고 또는 기쁘구나’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임 공연사진

그녀가 정의하는 트로트는 ‘감동을 일으키는 음악’이다. 트로트의 곡조는 감정을 끌어당기고 서로의 마음에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김용임은 “다른 장르와 접목한 ‘뉴트로트’도 성행하고 있는데 그 바탕은 우리 트로트에 있다. ‘뉴트로트’를 부르기 전에 트로트를 익히면 ‘뉴트로트’를 부르기 훨씬 쉽다. 트로트 없이 ‘뉴트로트’로 시작하면 관중은 ‘그냥 노래만 부르는구나’라고 느낀다. 트로트가 기반되지 않은 ‘뉴트로트’는 재롱일 뿐 가수와 관중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공감이 없다”고 전통 트로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대에 따라 음악은 변하지만 밑에 깔린 감정은 변하지 않고 그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는 전통 트로트라는 뜻이다. 이미자, 김연자, 주현미, 문희옥과 함께 전통 트로트의 계보를 잇는 김용임다운 말이다.

30여년간 트로트에 몸 담아온 김용임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트로트계를 이끌어가는 대선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녀는 후배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이끄는 선배로 유명하다. 충고가 필요할 땐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김용임은 “우리 때도 그랬지만 요즘 후배가수들도 데뷔만 하면 금방 대중에게 알려진다고 생각한다. ‘선배님, 저는 언제 뜨나요’라고 묻는 후배들이 많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 뜨는 데 30년 걸렸다’라고 말해준다. 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실력을 쌓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실력 있는 가수는 대중들이 알아본다. ‘언제 뜨나’라는 이야기를 할 시간에 노래 연습을 더 하고 재능을 닦아놓으면 언젠가는 된다”고 말했다.

김용임은 후배가수들이 익혀야할 기량으로 ‘발성법’을 강조했다. 그녀는 “요즘 친구들은 소리를 내는 법을 잘 모른다. 발성은 배에서 시작해야한다. 그것을 연습해야한다고 말해주는데 알아듣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 가수는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노래할 수 있게 단련돼야한다. 듣는 사람이 정확하게 들을 수 있게 또박또박한 발음 연습도 함께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긴 무명시절에도 김용임은 발성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김용임의 노래를 들은 관객들은 ‘속이 탁 풀린다’라고 말한다.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시원한 목청이 김용임의 트레이드 마크다. 후배가수들은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는 김용임을 보며 꿈을 키운다. 김용임은 “관중들이 나를 보러 왔다고 말해줄 때, 후배들이 나를 롤모델이라고 할 때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참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김용임은 “아프지 않는 한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가수로서 늦깍이로 알려졌기 때문에 앞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최고의 가수가 아니라 오래도록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임은 다양한 행사와 각종 공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9월 22일에는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김용임 효(孝) 콘서트’를 선보인다. ‘사랑의 밧줄’, ‘빙빙빙’, ‘부초같은 인생’, ‘열두줄’ 등 히트곡들과 더불어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민요, 트로트 선배들의 노래, 외국노래 등 다양한 장르로 관중들을 감동시킬 예정이다.

‘김용임 효(孝) 콘서트’에는 김용임과 함께 국악인 서정금과 트로트가수 진성이 출연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예매 및 문의는 거제문화예술회관(055-680-1050)과 거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www.geojeart.or.kr)에서 가능하다.

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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