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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84] 뮤지컬 ‘데스노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8.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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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 포스터_씨제스컬쳐 제공

‘데스노트’는 일본에서 2003년부터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다. 일본에서만 시리즈 누계 3천만 부 이상 발행됐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발행된 대 히트작이다. 2006년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하더니 드디어 2015년 4월 뮤지컬로 탄생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일본 도쿄 공연에 이어 같은 해 6월 처음으로 한국에서 라이센스 공연을 올렸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공연 시작 전부터 화려한 스태프들의 참여로 관심이 증폭 됐다.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의 연출, 그는 이미 한국에서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공연과 뮤지컬 ‘쓰릴미’를 연출한 바 있었다. 음악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 각본은 ‘보니 앤 클라이드’의 ‘이반 멘첼’, 작사는 ‘몬테크리스토’, ‘카르멘’ 등의 ‘잭 머피’가 맡았다. 이 세계적 명성의 창작 콤비들의 참여로 뮤지컬 ‘데스노트’는 일찌감치 기대와 함께 화제에 올랐었다.

작품은 만화 원작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최대한 반영해 무대화 했다. 법관을 꿈꾸던 천재 대학생 ‘야가미 라이토’는 우연히 ‘데스노트’를 줍게 되고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모두 죽는다’라는 말에 반신반의한다. ‘라이토’는 마침 T.V 뉴스에 방영된 유괴범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게 되고 그 유괴범은 죽게 된다. 이 일로 ‘라이토’는 ‘데스노트’의 힘을 믿게 된다. 그는 서서히 자신의 손으로 범죄자를 처벌하며 자기만의 신세계를 만들어가고 급기야 마치 신이 된 양 행세한다.

한편 전 세게 여러 미제 사건을 해결 해왔던, 베일에 쌓인 명탐정 ‘L’은 이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 초빙된다. 그는 의문의 사건을 풀어가며 범인을 찾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라이토’와의 치밀한 두뇌게임을 시작한다. 그러나 범인의 이름이 ‘키라’라는 것 외에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고 의문의 죽음은 자꾸 늘어만 간다. 사건은 오리무중이고 긴박한 시간만 흐른다.

이때 ‘미샤’라는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인기 절정의 아이돌 가수의 부모가 살해된다. 범인을 복수해 준 의문의 ‘키라’를 찾던 중 우연하게 또 다른 ‘데스노트’가 발견된다. 급기야 ‘미샤’는 ‘제2의 키라’로 불러진다.

그런 ‘데스노트’를 소유한 ‘라이토’와 ‘미샤’ 곁을 지키는 비현실적 인물인 사신 ‘류크’와 ‘램’은 결코 그로테스크하거나 괴기스럽기만 하지 않다. 가끔은 익살스런 개구쟁이나 말괄량이처럼 사랑스럽기도 한 모습으로 데스노트의 주인을 보채거나 놀기기도 하고 때로는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안타깝게 조언하기도 한다.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죽음의 사신인 ‘류크’와 ‘렘’은 원작에서처럼 ‘데스노트’의 주인격인 ‘라이토’와 ‘미샤’ 곁에 언제나 머무르며 비현실적 사신의 모습을 신비로운 환상으로 형상화시킨다.

무대는 전반적으로 스펙타클하거나 변화무쌍하게 화려하지는 않다. 오히려 미니멀하고 빈 무대였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데스노트’를 이미지화한 상징적인 오브제만으로도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작품의 방향과 컨셉을 끝까지 유지했고, 오케스트라 피트를 감싸는 ‘하나미치’를 설치해 무대와 삶의 길의 확장과 드라마의 진행과 흐름에 따른 인물의 입체화를 구체화시켰다.

이 공연은 경사진 바닥면을 통해 비현실적 사건과, 노트를 넘기는 듯한 사건의 진행에 따른 긴장감과 의구심을 점진적으로 구체화한다. 더불어 업스테이지의 발코니를 통해 ‘내려다봄’과 ‘엿봄’의 시각적 공간을 입체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리고 수평과 수직 라인 Led와 국부적 조명을 통해 드라마의 사건을 증폭시키거나 입체화하여 국부적으로 구체화 시킨다. 또한 결코 사실적이지 않지만 상징적인 라인과 색감으로 장면의 배경과 드라마의 정서를 만들어 낸 세련되고 간결한 영상을 사용한다. 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패턴형식의 고보를 쓰지 않고 과감한 색감도 배제하고 오로지 선과 면을 통해 장면의 시작과 끝을 음악적 코드와 함께 마무리 한다. 더불어 노트 위의 인물들을 긴장감을 잃지 않고 스릴러화하며 매 순간과 사건을 깊이 있게 구체화시킨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라이토’와 ‘엘’의 예측불허 두뇌게임을 마치 조정하듯 일목요연하게 무대에서 입체화시키는 세련된 연출이 단연 돋보였다. 마치 신이 된 것처럼 사람들의 목숨을 마구 빼앗는 ‘라이토’도, 모든 것을 해결하며 자신만이 유일한 해결사인 듯 했지만 ‘모든게 끝났어’라고 좌절하는 ‘엘’도 결국에는 마지막 호리죤트의 엘로우 조명 아래서 순간 반짝이다 사라지는 모래알처럼 떨어지며 흩어진다. 대단한 존재들이었지만 결국 사라져 가는 인생의 덧없음을 목격하고 우리는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낄 것인가? 작품의 에필로그에서 삶과 죽음의 덧없음과 언젠가는 결국 사라져가는 자아의 인식으로 문득 주변을 의식하게 되는 작품의 반향은 여러모로 깊이 있는 울림을 주었다.

작품의 미쟝센과 컨셉을 세련되게 연출한 ‘쿠리야마 타미야’와 더불어 원작의 인물을 모티브로 등장인물의 내외적 행동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특출난 가창력으로 무대에서 작품의 캐릭터를 입체화 시킨 주조연 배우들의 바람직한 원캐스트 열연은 단연 돋보였다.

천재 학생 라이토를 연기한 ‘홍광호’의 절창과 가창에 입힌 극적 통성의 통쾌한 울림은 명불허전,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최절정의 에너지와 가창력이었다. 가히 무대를 압도할 만 했다. 더불어 ‘김준수’는 이제 완전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며 본인의 외형적 이미지보다 극 중 캐릭터로 거듭나기 위해 깊이 있는 해석과 그 발현을 이뤘다. 그는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섬세한 표정연기와, 캐릭터에 날개를 단 듯 생명을 불어 넣는 완벽한 캐릭터 송으로 ‘홍광호’와 함께 작품의 투톱으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걸출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감쌌다. ‘김준수’의 아우라와 그 존재감은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또한 마치 10대 아이돌 소녀 같은 깜찍한 백치미로 변신했다가 외형적 화려함 뒤의 보이지않는 아픔을 이겨내고 결국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맹목적이며 천진무구한 ‘미샤’ 역의 ‘정선아’는 시원스런 변신과 절창을 선보였다. 더불어 사신으로서의 특별한 외형적 모습뿐 아니라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아우라로 믿고 보는 배우 ‘박혜나’와 ‘강홍석’의 존재감은 말할 나위 없었다. 또 차세대 뮤지컬 스타가 될 ‘아가미 샤류’ 역의 ‘이수민’을 재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미덕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재공연 되는 시기를 기다려 본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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