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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71] 뮤지컬 ‘오디션’

뮤지컬 ‘오디션’은 2007년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스테디셀러를 기록하며 9년여 동안 1,800여회를 넘겼다. 작품은 배우들이 연기뿐 아니라 악기까지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당신의 꿈의 엔진은 뛰고 있나요?’

작품은 20대를 넘기고 30대를 지나는 시점에서 10대, 20대에 꿈꾸었던 날들을 되돌아본다. 등장인물들은 본인뿐 아니라 청춘을 지난 모두에게 어린 시절 그 꿈의 기억을 되새기고 지금도 꿈꿀 수 있는 꿈의 엔진을 가동시킨다.

뮤지컬 ‘오디션’은 극작 및 작곡, 연출까지 맡은 박용전이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해왔던 록 밴드 ‘복스팝’의 생활이 반영됐다. 극중 기타리스트가 사망하는 부분 등 실제 경험과 실화에 작가적 허구가 가미된 팩션 뮤지컬이다.

작품은 밴드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친 록 밴드 ‘복스팝’의 여섯 멤버의 이야기다. 그들은 꿈의 무대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좌충우돌한다. 작품은 인간미를 물씬 풍기면서도 소박하지만 아름답기만 한 가난한 청춘들의 꿈과 희망의 단면들을 그려낸다. 또한, 뮤지컬은 놀랍게도 드라마가 진행되는 사이에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연주를 하고, 시적인 가사를 내뱉는다. 애틋하고 뭉클한 멜로디, 폭발하는 뜨거운 젊음의 열정이 담긴 샤우팅과 화끈하고 세련된 연주 등은 젊음의 특권을 여과 없이, 거침없이 폭발하는 폭포처럼 쏟아내듯 뜨거운 열정이 가득 찬 무대를 선보인다.

극중 인물들이 가진 것 이라고는 젊음과 열정, 꿈이 전부다. 또한 사는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급기야 월세가 밀려 언제 쫓겨날지도 모르는 불안한 위기의 시간들을 마주하게 되고, 건물주를 피해 좀비처럼 다니기 일쑤다. 즉, 이들은 늘 가난하고 부족해 의기소침하긴 하지만 그럴수록 꿈은 더욱 간절해진다. 록 밴드의 멤버들은 인간미 넘치는 우정과 위트 있는 대사들로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는다. 이들은 절망과 희망을 넘나들면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버리고 늘 정겹고 화기애애하게 지낸다.

리더 준철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복스팝’의 멤버들. 준철은 억지 개그 같은 썰렁함과 다소 유치한 언어유희 등의 유머 코드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는 금세 멤버들의 엔돌핀이 되고, 관객과 친화적이기도 하다. 준철은 모든 멤버들이 저마다의 특별한 캐릭터로 얽히고설키어 작품의 맛깔스런 꿈의 요리로 가기 위한 적합한 양념 같은 구실을 한다.

특히, 뮤지컬 ‘오디션’은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오디션을 망친 적 있는 ‘병태’를 통해 모든 청춘들에게 (저마다 다르겠지만) 언젠가 이룰 꿈의 무대에 대한 아픔과 희망을 갖게 한다. 또한, 작품은 여섯 멤버들이 가진 드라마의 분량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적절히 할당된 에피소드와 밴드 음악이 출연하는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그들만의 존재감을 갖게 한 것이다.

하지만 전환을 위한 잦은 암전으로 작품 진행에 공백이 흘렀고, 아무리 가난한 지하 연습실이라 하지만 너무 휑한 무대는 배우들의 열정만으로 채우기엔 조금은 공허해 보였다.

오래전에 보았던 뮤지컬 ‘오디션’에서 등장했던 빨래줄이 걸린 장독대 옥상 장면은 협소하지만 운치가 있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가을밤 하모니카 소리 같은 정서가 물씬 묻어났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비움과 차가움이 채워지며 그런 부분이 조금 희석된 것 같아 아쉬웠다.

또한, 기타의 전설 ‘지미 핸드릭스’의 얼굴을 그린 벽화나 ‘No Pain, No Gain’ 등의 각오와 다짐의 상징 같은 그래피티 등도 일반적인 낙서처럼 그려져 있어 예술적인 영감이나 컬러의 이미지로 표출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전식을 활용한 밤하늘 별들이나 조명의 활용도 너무 일차적이어서 작품의 판타지나 밴드의 이미지 메이킹을 구축하는데 다소 밋밋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무언가 부족하고 덜 갖춰진 것이 젊음의 초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각과 정서, 무대 미장센에서는 평범하지만 색다른, 비범한 일루션을 기대한다. 무대가 밋밋해 보인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뮤지컬 ‘오디션’은 입장과 함께 나눠준 야광봉을 커튼콜에 사용하게 한다. 이는 커튼콜을 모두가 뛰고 소리치며 노래하게하는 록 밴드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기 위함의 안내다. 커튼콜에는 관객을 모두 기립하게 한 후 ‘내 꿈의 엔진이 꺼져버리기 전에’ 등의 넘버와 함께 객석과 무대가 하나 되어 함께 콘서트를 즐기게 한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그룹 2AM 이창민의 발견은 놀라웠다. 그는 그동안 뮤지컬 ‘라카지’를 시작으로 ‘삼총사’ ‘잭더리퍼’ 등의 뮤지컬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외형적으로 보여주려는 것과 내면적인 정서의 표출 사이를 이성과 감성의 조절로 넘나들고 있었다. 디테일하면서도 외향적인 표출의 강도까지 연기적인 접근을 하고 있었다. 극 속의 캐릭터에 녹아내는 가창과 이입된 정서를 입술 발음으로 속삭이다 어느새 포효하는 통성의 계산된 발성과 가창의 구축이 어느새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는 앞으로 뮤지컬 배우 이창민의 작품 선택에 기대를 하게 했다.

뮤지컬 ‘오디션’은 2015년 2월 13일부터 3월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프로젝트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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