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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Flashback. 61] 이것이 진정한 레드! 뮤지컬 ‘킹키부츠’

뮤지컬 ‘킹키부츠’는 드랙퀸(여장남자 쇼걸)과 폐업 직전의 공장을 물려받은 순진한 청년 ‘찰리’의 성장기다. 동시에 두 사람의 우정과 소통,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담는다. 겉은 ‘쇼 뮤지컬’이지만 그 안은 더욱 단단한 감동이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옹골찬 감동은 쇼 뮤지컬의 아성을 뛰어넘는다.

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물려받은 공장을 살리기 위해 무던히 애쓴다. 하지만 방도를 찾지 못하던 중 우연히 위험에 빠진 드랙퀸 롤라를 만난다. 롤라로부터 남성을 위한 하이힐 ‘킹키부츠’의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롤라를 디자이너로 고용한다. 하지만 밀라노 패션쇼에 관련된 문제로 롤라와 사사건건 부딪치던 찰리는 결국 갈등을 빚고 만다.

작품은 드랙퀸(혹은 여장남자)을 다루었단 점에서 ‘헤드윅’이나 ‘라카지’의 일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쇼’ 적인 면에서, 소수자를 다루었다는 점에 더욱 그렇다. 실제 무대에 오른 오만석의 뒤에는 ‘오드윅’의 후광이 얼핏 서린다. ‘라카지’의 경우, ‘나를 찾아가는 과정’, ‘가족’이라는 궁극적인 주제 의식이 일치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이러한 유사한 점을 딛고도 뮤지컬 ‘킹키부츠’는 독자적이다. 작품은 앞뒤 이야기를 늘이지 않고, 본론만 다룬다. 때문에 이야기의 발단인 ‘찰리’의 전사는 속도감 있게 묘사된다. 어린 시절, 롤라와의 만남을 그리는 장면도 그리 길지 않다. 대신 찰리와 롤라가 의기투합하는 과정, 그리고 그 결속이 해체되는 과정을 핵심적으로 다룬다. 그 사이사이는 쇼 시퀀스들이 짧고 강렬하게 배치돼 이야기가 느슨해지는 시점을 팽팽하게 당겨준다.

 

1980년대 최고의 팝 디바 신디 로퍼가 작사, 작곡한 음악은 극의 질을 한층 높인다. 복고풍의 매혹적인 리듬은 중독성을 넘어 퍼레이드 축제의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신명난다. 특히, 타이틀곡 ‘섹시 이즈 인 더 힐’은 작품의 독특한 정체성과 더불어 대중의 입맛에도 딱 맞아 금세 좌중을 압도한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명장면은 단연 ‘컨베이어 벨트’ 장면이다. 배우들은 실제 공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흡사한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때로는 아찔하고,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배경이 공장이라는 점을 살린 신선한 아이디어와 안무 구성은 틈이 없다.

배우들의 열정도 한 몫 한다. 군 제대 후 뮤지컬 ‘킹키부츠’로 컴백한 김무열은 여전한 연기 실력으로 극의 무게를 잡는다. 여기에 이미 ‘헤드윅’으로 여장남자를 연기한 바 있는 오만석의 관록은 순식간에 무대를 점령한다. 정선아는 기존에 자신이 맡았던 역과는 사뭇 다른 조연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의외의 복병은 무대를 장악하는 엔젤들이다. 6명의 남자 배우(김준래, 전호준, 우지원, 권용국, 송유택, 한선천)로 구성된 이들은 높은 킬힐에 아찔한 의상을 입고 육감을 자극하는 섹시미의 극단을 달린다. 특히, ‘댄싱9’에서 유려한 춤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선천은, 이번 뮤지컬에서 숨 막히는 비키니 자태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2015년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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