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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작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다” 연극 ‘고곤의 선물’ 구태환 연출9월 18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극’의 사전적 정의는 ‘배우가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 주는 무대 예술’이다. 우리는 연극을 보고 저마다 다른 것들을 얻어간다. 혹자는 ‘감동’을 한 아름 선물 받고, 다른 이는 ‘웃음’으로 ‘유쾌함’을 챙긴다. 누군가는 삶을 살아갈 ‘위로’와 ‘희망’을 만난다. 연극은 관객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연극’의 시대적 소명은 무엇일까. 개막을 앞둔 연극 ‘고곤의 선물’이 그 답을 제시하기 위해 주야골몰하고 있다.

연극 ‘고곤의 선물’은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가 쓴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한 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의 파헤쳐간다. 극작가의 이야기는 ‘연극의 시대적 소명’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북어대가리’, ‘전설의 달밤’ 등을 선보인 구태환이 맡는다. 그와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2014년, 다시 돌아온 물음 ‘연극이란’

 

- 작품이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연극 ‘고곤의 선물’은 연극성이 굉장히 깊다. 작품은 보통의 연극에서 맛볼 수 없는 강력한 무언가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가장 차가운 것부터 가장 뜨거운 것까지 한 번에 담는다. 관객은 그런 부분 때문에 작품을 많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 2008년 초연 이후 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4년 작품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2008년도는 6년 전이다. 그때는 열심히 희곡을 분석하고 해체하며 관객이 알기 쉽게 원작을 무대화했다. 무대는 원작에서 많은 것을 덜어내고 깔끔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저도 나이를 먹었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가 생겼다. 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작품의 본질은 ‘연극의 소명은 무엇인지’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부분을 더 잘 알게 됐다. 2014년 다시 작품을 준비하면서는 ‘연극 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했다. 이번 공연은 생각한 결과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고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 작품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가능한 것들이 있고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요즘은 연극이 소극장화 되고, 배우의 연기도 섬세해졌다. 하지만 연극만이 전할 수 있는 강렬함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연극 ‘고곤의 선물’은 ‘연극만이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동시에 작품은 ‘진정한 연극성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며 펼쳐진다. 관객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그것이 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 관객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정말 어려움이 없나.

작품은 ‘페르세우스’, ‘메두사’, ‘아가멤논’ 등 그리스 신화로 꾸려진다. 이 부분은 관객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리스신화 내용은 극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야기를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있다. 과거와 현재는 물론이고 그리스신화까지 넘나드는 이야기는 다이나믹하게 펼쳐진다. 이것이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로 작용한다.

- 원작을 읽지 않아도 극을 보는 데 무리가 없을까.

원작 희곡을 읽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국내에서는 희곡이 출판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원작을 몰라도 관극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초연 당시에도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들이 작품을 관람했다. 2008년 공연은 관객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저도 당시에는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드릴까’ 굉장히 궁금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들이 생각보다 작품을 잘 이해하고, 이런 연극을 기대하고 기다려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작품을 재미있게 보기 위해 공연을 보기 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이 있을까.

작품에는 ‘페르세우스’ 이야기가 등장한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죽이기 위해 선물을 받는다. 선물은 청동거울, 비행화, 마법자루, 큰 낫, 마법 투구 등이다. 사전에 그리스 신화를 읽고 온다면 공연을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페르세우스’ 이야기 외에서 욕실에서 ‘아가멤논’을 살해한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이야기, 청교도 혁명을 일으킨 ‘올리버 크롬웰’ 장군 이야기 등도 참고하면 좋다.

- 작품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김소희 배우와는 이전에도 작업을 함께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흔쾌히 출연을 허락해줘 ‘헬렌 담슨’ 역으로 함께하게 됐다. 박상원 배우는 제가 오래전부터 같이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만 좋은 작품에 참여할 뜻을 밝혀 함께하기로 했다. 모든 배우가 하루 종일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 배우들에게 공연을 위해 특별히 부탁한 부분이 있는가.

연극 ‘고곤의 선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워낙 독특하다. 때문에 인물에 접근하는 것은 일반적인 이해·상식으로는 어렵다.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가 할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에게는 그런 것이 무엇인지, 그러한 것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연기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기를 부탁했다.

- 연습 중에 가장 많이 나온 배우들의 고민 또는 불만은 무엇인가.

지금도 배우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에드워드 담슨은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이다. 배우들은 ‘에드워드 담슨’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시킬 것인지 아직도 그 방법을 찾아 접근하고 있다. 고민은 ‘어려운 이야기를 어떻게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사전 지식 없이도 연극을 보는데 무리가 없게 할 수 있을까’ 등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 연출이 생각하는 연극 ‘고곤의 선물’의 명장면은 무엇인가.

작품 안에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순간은 여러 개 있다. 그 중 3막에서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이 아들을 몰래 만나고 오는 장면을 꼽고 싶다. 이 장면에서 아들 ‘필립 담슨’은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온 것을 알지 못한다. 아들은 강연장에서 강연하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몰래 지켜본다. ‘에드워드 담슨’은 다시 그리스로 돌아와 아들을 만났던 이야기를 아내 ‘헬렌 담슨’에게 들려준다. 이 장면이 가장 가슴 아프고 ‘연극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필립 담슨’의 강연 내용은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강연을 통해 작품은  ‘연극의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가’를 논하고 있다.

- 작품 안에서 ‘연극의 시대적 소명’이 직접 언급되는가.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은 극작가다. 그는 자신만의 연극을 구현하기 위해 극작을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실패한 극작가의 삶을 살게 된다. 작품은 그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객들은 ‘왜 이런 연극을 외면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의문은 2014년을 살고 있는 우리와 우리가 마주한 연극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작품 안에는 그러한 것들이 담겨 있다.

-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소희, 박상원, 김신기, 김태훈 등과 같은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준비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연극 ‘고곤의 선물’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이런 작품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작품을 통해 ‘연극의 진수가 무엇인지’, ‘연극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코르 코르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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