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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적 정서, 뮤지컬 ‘사랑꽃’만의 변별력” 정철원 연출가9월 17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양레퍼토리씨어터

‘2013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한 뮤지컬 ‘사랑꽃’이 드디어 대학로에 상륙한다. 뮤지컬 ‘사랑꽃’은 ‘목련’을 소재로 세 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옴니버스 뮤지컬이다.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정서와 쉬운 멜로디로 2013년 뮤지컬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대학로 공연은 9월 17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출가 정철원은 이 작품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원년 멤버다. 대학로 공연에서도 지휘봉을 맡게 된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는 곧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뮤지컬 ‘사랑꽃’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 준비에 한창인 그와 함께 뮤지컬 ‘사랑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뮤지컬 ‘사랑꽃’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뮤지컬 ‘사랑꽃’은 맥씨어터 윤정인 대표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윤정인 대표가 어느 날 “선배님은 선배님만의 연출적 콘셉트를 갖고 있으니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소재가 굉장히 좋았고, 개인적으로도 뮤지컬에 대한 콘텐츠가 필요했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지만, 우선 작품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보자고 했었다.

- 뮤지컬 ‘사랑꽃’을 소개한다면?

이 작품은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태다. 작품이 끝나갈 무렵,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진다. 첫 번째 이야기 ‘한목련’은 목련이란 이름의 할머니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두 번째는  ‘몽고반점’으로 윤화라는 인물 중심으로 펼쳐진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골목길 18번지’다. 할아버지 황필만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다. 시대적으론 다르지만 세 명의 주인공이 다 연관성이 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

- 이 작품이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해외권, 수도권 작품들을 제치고 수상해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지역 작품에 대한 편견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지역 공연은 낙후되고, 수도권 공연은 좋다고 생각한다. 지역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건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뮤지컬 ‘사랑꽃’을 통해 ‘예술적 예술’, ‘연극적 연극’, ‘뮤지컬적 뮤지컬’ 등의 개념들을 지키고 싶었다. 최근 가벼운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다. 대상을 수상했을 땐, 그러한 우리의 생각들이 잘 어필된 것 같아 기분 좋았다. 지역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연 것 같아 의미가 남다르다.

- 뮤지컬 ‘사랑꽃’을 연출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윤정인 대표는 이 작품의 제작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작곡가이기도 하다. 멜로디가 굉장히 좋다. 이 좋은 선율에 드라마를 입히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했다. 멜로디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드라마를 살리려고 했다. 뮤지컬 ‘사랑꽃’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한국적인 정서’다. 이런 부분이 관객에게 정서적으로 잘 작용하는 것 같다. 공연을 보는 관객분들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보신다. 연출할 때 관객들이 동화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계산하면서 작업했다. 

- 옴니버스는 짜임새가 섬세해야 한다. 힘들진 않았는지.

처음에는 이야기의 상황이 다 달라서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관객이 딱딱하게 볼 것 같았다. 이야기들을 하나의 큰 요소로서 연결시킨다면 더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한 드라마지 않나. 그런 지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오히려 재밌었다. 목련은 대구의 시화다. 목련의 꽃말이 기다림, 그리움이다. 사랑은 그 자체로 그리움과 기다림을 갖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사랑은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 가지 이야기가 하나가 되며 마지막의 주제를 강하게 전달한다. 그 부분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면서 메시지도 굉장히 선명해졌다.

 

- 대학로 공연이 서울 공연과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나?

서울과 대구 공연에 편차를 두진 않을 생각이다. 전체적인 방향은 ‘밀도’다. 지금은 뮤지컬 ‘사랑꽃’의 장단점을 파악하려고 한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해 나갈 예정이다. 이 작품이 저예산이라 조명, 무대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정교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있다. 대신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라이브밴드가 무대 위에 오른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밀도가 굉장히 높다. 

- 뮤지컬은 배우예술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연습할 때 배우들에게 따로 부탁하거나 당부한 말은 없나?

배우에게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인물이 가진 정서와 느낌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 기능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 점을 굉장히 강조했다. 배우는 항상 그렇다. 삶에 대한 애환을 체득하고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감동을 줄 수 없다. 물론 기능적인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 ‘사랑꽃’은 체득한 감정을 놓치면 재미가 반감된다. 실제 배우들이 연습하면서 많이 운다. 때로는 아주 드라이하게 연습을 하기도 한다.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면서 정서를 순환시키는 작업이다. 이런 훈련 뒤에 무대에 서면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정제된 상태에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뮤지컬 넘버가 굉장히 좋다. 멜로디 속에는 한국인의 다양한 정서가 들어있다. 뮤지컬 넘버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 음악과 음악, 사이와 사이의 간격을 강조한다. 침묵이 있더라도 관객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연결시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적 정서다. 이 점이 뮤지컬 ‘사랑꽃’만의 변별력이다.

- 정철원 연출가는 대구에서 극단도 운영하고, 대구연극협회 이사직도 맡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지역에서 극단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자부심을 갖고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지역 극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지금은 지역 극단의 사람들도 자부심을 갖고 작업한다. 사실 서울도 서울 ‘지역’이지 않나. 대구도 대구 ‘지역’이고, 부산도 부산 ‘지역’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나 문화는 곧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 운영을 그렇게 잡고 운영 중이다.

- 마지막으로 뮤지컬 ‘사랑꽃’을 찾을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뮤지컬 ‘사랑꽃’은 대구 지역에서 만들어졌지만, ‘흑 속의 진주’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가치를 관객들이 발견해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중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도 한국적 색채의 뮤지컬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그렇게 바라 봐 주시면 소극장을 대표하는 한국뮤지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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