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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현대무용 ‘휴먼프로젝트’ 신종철 연출8월 22일부터 8월 23일까지 문화역서울284 RTO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난문 중 하나다. 현대무용 공연 ‘휴먼프로젝트’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오늘도 골몰한다. 작품은 인간행동에 대한 오류와 실수를 심리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를 토대로 무용수들은 각각 다른 몸의 언어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눈다.

‘휴먼프로젝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탈시대적인 근원적 문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확대하기 위해 작품은 차례로 ‘생각의 초점’, ‘RunWay’, ‘망각의 동물’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신종철이 진두지휘한다. 그는 연출인 동시에 세 작품 중 두 개의 작품의 안무를 맡는다.  ‘RunWay’는 장지호 단원의 안무로 이뤄진 작품이다. 그와 함께 현대무용 공연 ‘휴먼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되기를

무용은 ‘어렵고’, ‘난해하며’,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를 갖고 있다. 특히 현대무용의 경우 그 벽은 더욱 단단하다. 관객과의 보이지 않는 벽은 그에게 언제나 갈증을 안겨줬다. 신종철 연출은 “‘관객들과 마음 대 마음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다. 답은 ‘공감’이더라. 관객도, 무용수도, 관계자도, 저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것을 찾다 보니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휴먼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종철 연출에게 작품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가 생겼다. ‘휴먼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개의 작품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었다. 신종철 연출은 “첫 번째 작품인 ‘생각의 초점’은 한 개의 얼굴을 가지고 두 개, 또는 여러 개의 생각을 갖게 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예를 들어, 아침에 우리는 ‘일어날까? 말까?’ 고민한다. 일어나기 싫어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본능과 이성의 경계’, ‘악마와 천사의 싸움’과 같은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신종철 연출의 작품이 아니다. ‘RunWay’는 장지호 단원의 작품이다. 그는 “흔히 사람들은 남성이 강하고 여성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렇지만 내면적으로 보면 다르다.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강하다. 남성은 유약하기까지 하다. 장지호는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라고 소개했다.

세 번째 작품은 ‘망각의 동물’이다. 작품에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은 두 남자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세 개의 작품을 엮은 ‘휴먼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생각의 초점’은 20분짜리 작품이다. 2013년에 초연된 이후, 지인들에게 좋은 부분만 발취해 확장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단순히 작품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휴머니즘’을 강조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문제는 ‘휴머니즘’을 가진 작품을 만들려고 하니, 이야기 부분이 많이 부족하더라. ‘휴머니즘’으로 작품을 채우기 위해 또 다른 작품을 제작했다. 그 기간이 1년 정도 걸렸다.”

어렵지 않은 무용으로 공감대 형성

연출과 안무를 동시에 맡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는 “아무래도 작품의 주제가 ‘휴먼’이다 보니 힘들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의 고민은 ‘공감’과 ‘소통’으로 연결됐다. 이어 신종철 연출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무용수들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경험은 다르다. 이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니 또 다른 걱정이 눈앞에 놓였다. 관객에게 작품을 선보였을 때 ‘우리의 이야기가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까’ 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관객들이 받아들일까’라는 고민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현대무용 공연 ‘휴먼프로젝트’는 8월 22일부터 8월 23일까지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공연된다. 공연 시작까지 이제 열흘 정도 남았다. 소감이 어떤지 묻자 그는 “많이 떨린다”라고 말했다. 담담한 듯 보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미묘하게 떨렸다. 신종철 연출은 공연을 본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자기 인생을 돌아보기를 희망했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를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자기 자신에서 출발한다. 자기가 행복해야 그 삶도 행복해진다. 관객들은 작품을 보고 그런 삶과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로 열심히 만들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은 곳곳에서 묻어났다. 그는 “‘휴먼프로젝트’는 어려운 작품이 아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신종철 연출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연극과 뮤지컬 공부도 병행했다. 배움은 작품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게 도와줬다. 연극과 뮤지컬처럼 대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사는 없지만 관객은 충분히 무대 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극 중 인물들이 ‘무엇을 하고’, ‘왜 저러는지’ 행동만으로도 쉽게 전달된다.

“어떤 행위나 동작에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이는 그대로, 느끼는 대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이번 공연은 몸의 움직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움직임과 상황만으로도 작품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관객들은 편하게 보고 즐기면 된다.”

이번 공연은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펼쳐진다. 공연의 중심지인 ‘대학로’가 아닌 서울역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문화역서울284 RTO의 외벽은 곧 무너질 것처럼 허름하다. 이는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 많은 예술가가 어렵게 살아간다. 그 모습이 이 공간과 닮은 느낌을 받았다. 시설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것도 좋지만, 문화역서울284 RTO가 작품과 더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연출은 관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의무가 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신종철 연출은 “새로운 것의 창출에서만 끝나지 않고 ‘내 것’, ‘내 작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퀄리티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은 한 만큼 달콤한 행복을 안겨준다. 그는 연출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무대 위에 공연이 올라갈 때”로 꼽았다. 일반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는 공연을 통해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꼈다.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신종철 연출은 “행복은 무용수와 내 생각이 일치됐을 때 찾아온다.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끝내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 그들과 무엇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컬쳐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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