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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은 곧 ‘삶’!” 어린이뮤지컬 ‘프랭키와 친구들’ 밝넝쿨 안무가 인터뷰‘놀이’ 콘셉트로 재미 키우고, 고된 연습으로 완성도 높여

 

 

어린이공연의 안무를 떠올리면 율동 같은 이미지를 생각하기 쉽다. ‘손 허리, 방긋방긋’ 하면서 박자를 맞춰가는 모습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도 귀엽고 앙증맞지만 어린이공연 안무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고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어린이뮤지컬 ‘프랭키와 친구들’의 밝넝쿨 안무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높였다.

 

밝넝쿨 안무가는 다양한 시도로 현대무용계에서 주목을 받아 온 춤꾼이다. 현재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씨어터(이하 오!마이라이프)’라는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북대학교, 동덕여대에 출강했으며 국내외 유수 무용제에서 수상했다. 그와 함께 어린이뮤지컬 ‘프랭키와 친구들’과 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평범하지 않은 이름을 가졌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

 

7년 전 개명해 본명으로 쓰고 있다. ‘밝’은 ‘밝다’에서 따왔고 실제 성(姓)은 ‘박’이다. 지금 이름은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 전남 영광 출신인데, 시골에서 놀림 당할까봐 엄마가 극구 반대를 하셔서 호적에는 다른 이름으로 올렸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름 바꾸기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 개명 절차가 간단해져서 바로 바꿨다.

 

- 이번 공연 연습이 무용단 스튜디오에서 이뤄지기도 했는데, 무용단 소개를 부탁한다.

 

2005년도에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만들었다. 무용단 이름이 ‘오!마이라이프’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웃더라. 춤과 삶이 분리된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무용가로서 삶을 살아가고, 그 삶 안에 무용가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오!마이라이프’는 작업 방식이 다양하다. 대표로 있긴 하지만 창단 멤버들이 각자의 작업을 해 나간다. 다른 분야와 협업하거나 순수하게 움직임에만 집중하기도 한다. 저는 움직임 위주의 피지컬한 작업을 주로 한다.

 

- 어린이공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이전에 박툴 연출가와 가족뮤지컬 ‘천방지축 곤’을 만들었다. 이번 공연도 그 인연이 계기가 됐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극에 관심이 많아지기도 했다. 아이가 세 살 때 아내와 저 셋이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아내도 무용하는 사람이라 온 가족이 춤과 친하다. 아빠가 되니 아이 교육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었고,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으니까 아이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맘껏 뛰고 움직이고 놀았다. 이런 경험이 쌓여서 공연까지 하게 됐다.

 

- 이번 공연 안무에 아이의 움직임을 참고하기도 했나?

 

어린이극을 하기 전에도 제 움직임의 메소드가 아이들에게서 온 것이 많다. 하려고 하는 작업의 일부가 어린이들의 움직임 메커니즘과 닿아 있다. 하지만 제가 관심을 두고 보는 것과 실제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이 부분에서 생각과 고민을 거듭했다.

 

 

 

- 현대무용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공연 안무작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명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현대무용을 할 때는 대다수의 무용인이 그렇듯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하게 된다. 개인적이고 난해한 것들이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극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안에서 ‘저’라는 사람이 빠지면 안 되겠지만,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좋아할까’에 비중을 둔다. 관찰도 더욱 자세히 한다. 그동안 했던 작업들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느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반응이 천차만별이고 생각의 폭이 훨씬 광활하다. 한편으로는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 이번 공연의 안무 아이디어는 어떻게 개발했나?

 

이번 공연의 안무 콘셉트는 ‘놀이’다. 인형을 조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이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중 ‘뚜’가 요리 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놀이 형식으로 만들었다. 책상에 손바닥을 올려놓고 빠르게 뒤집는 놀이가 있는데 거기서 착안했다. 실제 요리처럼 주걱으로 뒤집는 동작을 연결해서 안무한 부분이다.

 

안무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인형극이면서 신체극이어야 한다는 역설적인 면이 첫 번째 관문이었다. 두 가지를 자연스럽게 살려내야 했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하지만 몸의 가능성이 제한되고, 마찬가지로 인형의 가능성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어 그 틈을 채우기가 힘들었다. 어린이극을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인형은 더더욱 처음이었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흥미도 생기고 여러 가능성을 만났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더 많은 것들을 찾아냈을 것 같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긴다.

 

- 배우들에게 안무를 지도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루하루가 에피소드였다. 제 작업 방향 자체가 신체를 많이 쓰고 혹독한 편이어서 배우들이 힘들어했다.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박툴 연출가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상당히 많이 열려 있다. 안무는 정해진 동작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 손 뒤집기를 하기 위해서 다른 움직임을 계속 연습하는 것이다. 물론 많은 트레이닝을 필요로 하고 그만큼 힘든 작업이다. 배우들이 힘든 걸 알지만 강도 높게 트레이닝하는 편이라 소리도 크게 질렀다. 그런데도 잘 따라와 주셨다. 미안하고, 사랑스럽고, 즐겁기도 하다.

 

- 공연을 올리고 나서 소감은 어땠나.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예술인이 다 그런 것 같다. 결과물을 올리고 나서 쉽게 만족하진 못한다. 연습실에서는 100%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조명이나 다른 환경이 다 갖춰져 있지 않다. 극장에 들어가면 이런 차이를 보완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사실 여유가 부족했다. 지금도 틈틈이 수정·보완하면서 전체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중이고 이 과정도 재미있다. 무용은 장기 공연이 힘들어서 이런 작업이 많지 않다. 큰 줄기는 변하지 않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 무용인으로서 춤과 움직임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답을 알기도 어렵고, 답을 정하는 것도 어불성설인 것 같다. 무용이나 움직임이 꼭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한 가지 드는 생각은, 움직임은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몸의 움직임이 삶에 해가 되거나 역행하면 안 된다. 신체 지향적인 작업은 몸을 힘들게 하지만 그것이 몸을 진화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였을 때 힘들면 도움이 되는 게 있고 그저 혹사만 하는 게 있다. 무용이 후자가 되지 않길 바라지만 막상 어렵다. 힘든 그 순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인간에게는 더 잘 움직이려는 본능이 있다는 점이다. 무용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무용인으로 사는 것이 쉬운 길은 아니다. 계속 진화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저의 숙제다.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번 공연은 5월27일부터 8월 24일까지 정동극장에서 펼쳐진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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