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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역사를 지닌 ‘생황’을 아시나요?6월 26일 하남 찾는 생황 연주자 김효영 인터뷰

열 손가락에 국악기를 꼽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물놀이의 꽹과리, 북, 장구, 징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악기가 없다. 어쩌면 국악에 대한 무관심은 악의 없는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 매력적인 악기 하나를 발견한다면 국악의 아름다움에 반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생황 연주자 김효영은 국악인 가문 출신이 아니다. 우연히 국악을 알게 되고, 그 매력에 빠져 국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피리를 먼저 배웠지만 국립국악원에서 생황을 소개받고 본격 생황 연주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악기, 생황을 들고 그가 6월 26일 하남에 온다. 김효영과 함께 그의 음악과 생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생황의 변신은 무죄!

독주뿐 아니라 여러 악기와도 ‘절친’

생황은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관악기다. 생황(笙簧)의 ‘생’은 ‘생황 생’ 자로, 오직 이 악기만을 위해 탄생한 글자다. 통일신라시대 강원도 평창에 지어진 상원사(上院寺)의 동종(銅鐘, 동으로 된 종)에도 생황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고문헌에도 자주 등장하고 조선시대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 종묘제례악 등 궁중 악기로 쓰였으며,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낸다.

전통 방식의 생황은 총 17개의 관대와 박으로 만든 통으로 이루어진다. 지금은 다양하게 개량된 모습으로 현대인을 만나고 있다. 김효영은 최소 1년에 2번 이상 독주회를 열 정도로 많은 무대에 오르며, 협연에도 적극적이다.

“원래 생황은 독주용 악기가 아닌데, 개량을 거쳐 솔로로도 설 수 있게 됐어요. 독주와 협주는 공연 콘셉트가 조금 다른데요. 독주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을 때 주로 하고, 협주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자주 열어요. 이번 하남 공연은 협주로, 대중을 위한 무대가 될 거예요. 생황은 독특하긴 하지만 어느 악기와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김효영은 생황 연주자로서 다양한 악기를 초대해 한 무대에 섰다. 피아노, 클라리넷 등 대부분의 서양악기는 김효영의 생황과 아주 친하다. 지난해에는 생황에 보컬을 입힌 ‘꿈 속의 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곡은 남도민요를 정가(正歌, 국악 중 정악의 한 형태) 형식으로 다듬은 것으로,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새로 협연에 도전하고 싶은 악기로 반도네온과 파이프오르간을 꼽았다. 특히 파이프오르간은 여러 관으로 소리를 내는 구조가 생황과 많이 닮았다. 생황과 같은 관악기의 원조이기도 하다.

 

소소하고 따뜻한 하우스콘서트로

생황을 더욱 가까이, 반갑게 느끼다

김효영은 크고작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의 호흡을 다르게 느낀다. 이번 하남 공연은 하우스콘서트로, 무대 위에 관객이 올라와 아티스트와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즐기는 형식이다.

“하우스콘서트에서는 관객분들이 바로 앞에 계셔서 더욱 유심히 봐 주세요. 공감도 많이 해 주시고, 가까이에서 질문도 하시고요. 얼마 전에는 한 관객분께서 공연이 매우 좋았다면서 메일로 생황에 대한 시를 적어 주셨어요. 어떤 곳은 학교 선생님이 관객으로 오셨는데, 학교에 교가가 없다고 국악 스타일로 교가를 만들어달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이런 힘으로 무대에 계속 서게 되는 것 같아요.”

그는 이번 하남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박경훈, 첼리스트 강찬욱과 함께 트리오로 무대를 꾸민다. 이들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김효영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파트너이기도 하다.

“박경훈 선생님은 함께한 지 정말 오래됐어요. 10년이 넘은 인연인 걸요. 제 독주회 때 처음 생황 곡을 써 주신 분이예요. 지금 트리오에서는 작곡도 담당하시고요. 강찬욱 씨는 음반 작업할 때 소개를 받아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에 계셨는데, 실력이 정말 좋으세요.”

김효영은 이번 공연에서 자작곡 ‘고즈-넋’을 선보인다. 박경훈 작곡의 ‘제망매가’, ‘신비의 섬’, ‘타란텔라’, ‘눈물’도 무대에 오른다. “‘고즈-넋’은 연습하다 느낀 생황과의 교감을 표현한 곡이에요. 즉흥적으로 만든 곡이라 악보는 없어요. 다소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감정의 고저가 확실하고 기교가 풍부해서 듣기 좋으실 거예요.”

이번 공연은 6월 26일 하남문화예술회관 소극장(아랑홀)에서 펼쳐진다. 그는 올 6월까지 활발한 공연 활동을 마친 후 7월에 파리로 간다. 외국에 생황을 알리고, 현지 아티스트와 작업하면서 결과물을 내기 위함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가을에 새로운 모습으로 공연을 열 전망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하남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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