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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내 아내를 ‘꼬셔’ 줘! 뮤직씨어터 ‘내 아내의 모든것’영화? 연극? 뮤지컬? 새로운 장르로 태어난 ‘내 아내의 모든 것’

 

7년차 부부 ‘두현’과 ‘정인’은 권태기를 지나고 있다. 결혼 초기 ‘정인’은 외모면 외모, 요리면 요리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아내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예전의 풋풋함은 사라지고 ‘아줌마 포스’만 강해진다. 쉴 새 없는 짜증, 불평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뱉어내는 독설까지…. ‘두현’은 그런 아내에게 지쳐 자유의 몸이 되고 싶지만, 먼저 이별을 고하기엔 마음이 너무 약하다.

 

‘두현’은 최고의 카사노바 ‘성기’를 찾아가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성기’는 카사노바로서의 화려한 은퇴를 꿈꾸며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는 우연을 가장한 첫만남부터, ‘정인’을 둘러싼 모든 정보를 ‘두현’에게서 얻어내 그녀의 환심을 산다. ‘정인’이 라디오의 독설 게스트로 출연하고 외출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진다.

 

‘정인’의 모든 것을 알게 된 ‘성기’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아내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두현’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성기’에게 작전을 끝낼 것을 요구한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쉽게 물러날 수 없는 두 남자. ‘정인’의 마음은 결국 누구를 향해 달려갈 것인가?

 

 

볼거리 많지만 완성도는 아쉬워

 

뮤직씨어터 ‘내 아내의 모든것’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다. 외양은 연극이지만 드라마와 음악, 영상을 적절히 섞어 ‘뮤직씨어터’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작품은 원작 영화의 스토리를 크게 변주하지 않으면서, 무대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공감과 웃음포인트를 노련하게 공략한다. 배우들은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데,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재치가 돋보인다.

 

사방이 탁 트인 무대는 ‘두현’과 ‘정인’의 집, ‘성기’의 집, 재즈바, 라디오 스튜디오를 모두 품고 있어 전개에 스퍼트를 올린다. 장면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아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묘한 긴장감을 그대로 유지한다. 핵심적인 장면들은 뒷면의 영상을 통해서 생중계되는데,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광경과 카메라의 시선으로 바짝 따라붙는 재미가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선을 과하게 분산시켜 산만해 보이기도 한다. 이곳저곳으로 분할된 무대는 섬세하지 못한 원근감이 아쉽고, 장면이 바뀔 때마다 코러스 배우들이 등장해 ‘쉼표’가 없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스토리는 안전하긴 하지만 흥미가 떨어진다. 인물들이 ‘왜’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는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 정해둔 행동 양식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느낌이라 내면 심리를 자세히 관찰하기 어렵다. 충분한 설명이 필요함에도 얕게 건드리고 지나가는 부분이 많다. ‘정인’이 신경질적으로 변한 이유도, 두 부부가 임신 문제로 힘들어했다는 사실도 대사 몇 줄로 축약되고 만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그리는 데 충실했다면 좋았을 아쉬움이 남는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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