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출간된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홈즈’는 사설탐정의 명쾌한 추리력과 탄탄한 스토리로 100년이 넘는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수차례에 걸쳐 드라마, 영화로 제작됐으며 뮤지컬로도 태어났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노우성 연출가가 중심이 되어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으로 뭉친 창작진의 오랜 준비기간을 거친 작품이다. 이들은 2012년 뮤지컬 ‘셜록홈즈’ 첫 번째 시리즈인 ‘셜록홈즈1: 앤더슨가의 비밀’을 발표하고 그해 각종 뮤지컬 시상식을 휩쓸었다. 작품은 흥행에도 성공하며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연작 시리즈를 공약했던 창작진은 올해 다시 한 번 ‘셜록홈즈’를 뮤지컬로 입체화시켰다. 뮤지컬 ‘셜록홈즈2: 블러디게임’(이하 셜록홈즈2)은 잭 더 리퍼, 즉 살인자 잭과의 스릴 넘치는 심리적인 추격전 같은 게임으로 위기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살얼음판에 반전에 반전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셜록홈즈2’에는 5명의 창녀가 온몸이 난자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작품은 사라진 용의자 ‘잭’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과 세밀하고 과학적인 추리 계획을 선보인다. 위험을 무릅쓴 통쾌한 작전 성공과 더불어 스릴 넘치고 긴장감 있는 반전을 거듭하며, 아울러 가슴 시린 애잔한 감성까지 자극하는 휴먼스토리를 더한다. 뮤지컬 ‘셜록홈즈2’는 전편보다 더한 진한 볼거리와 깊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전편의 음악은 MR로 구성돼 정서는 좋았지만 생동감이 다소 아쉬웠다. 이번엔 라이브와 멀티를 활용한 풍성한 음악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셜록홈즈2’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풀 오케스트라 편성을 기본으로 편곡되어 한 곡 한 곡의 음악적 완성도는 좋았다. 하지만 드라마적 음악의 강약 조절이 없는 듯하고 귀에 꽂히는 아리아나 반복된 음악이 입체화되지 않았다. 음악적으로는 풍성했지만 몇 군데에서는 드라마의 정서나 긴장감을 리드하며 선도하진 못한 듯했다.

무대는 극장에 비해 전체적인 규모나 세트의 사이즈가 커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영상과 조명을 고려한 짙은 회색의 모노톤에 의한 다양한 변형은 작품에 다양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조금 넘치는 듯한 과도한 영상과 다양한 조명 고보에 의해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산만하기도 했다. 캐릭터가 묻히거나 텍스트나 드라마의 집중도를 흩트리는 듯한 장면도 있었지만 영상에 의한 볼거리와 효과는 분명 작품에 입체감을 더했다.

또한, 대체로 보이스와 악기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다. 대사나 가사 전달력이 떨어져 자칫 드라마 흐름의 밀도를 떨어드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으니 음향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조금씩 보완해 간다면 전편에 이어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연작 시리즈물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작품에 적절한 긴장감과 에너지를 유지하며 각기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셜록홈즈’ 역 김도현은 특히 개인적으로 언제나 신뢰하는 연기파 배우다. ‘클라이브’ 역 윤형렬은 소름 돋는 가창력을 뽐냈다. ‘제인 왓슨’ 역 이영미와 ‘마리아’ 역 정명은은 늘 혼신을 다하는 배우다. ‘레스트 레이드’ 역 이정한은 호흡을 툭 떨어뜨리는 맛깔스런 다이얼로그를 선보였다. ‘에드거’ 역 이주광은 몸을 사리지 않은 열정으로 이번 무대에서 또 다른 발견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모두 작품의 팽팽한 긴장감과 위트를 살려내고 있었다.

뮤지컬 ‘셜록홈즈2’는 3월 1일부터 30일까지 압구정 BBC아트센터 BBC홀에서 공연 중이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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