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김미래·석예빈 모녀가 2월 12일 오후 8시 방배동 두리춤터에서 춤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공연은 1990년 춤 전용 소극장으로 개장한 두리춤터의 기획초청공연이다.
석예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 1기 출신으로 현재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10년 차 한국무용수다. 어릴 때부터 한국무용가인 어머니 김미래를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한국무용을 접했다. 석예빈은 7살 때 한국무용의 거장 최승희의 춤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SBS ‘스타킹’에 출연해 사라져가는 전통을 지키며 한국무용을 대중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미래는 제3회 동아콩쿠르 전통무용부문에서 금상과 제30회 전주대사습 무용부문 장원을 차지한 실력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 일무 이수자이며 사단법인 문화예술통합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김미래 무용단을 이끌며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주임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미래 무용단은 2012년 두바이 글로벌빌리지에서 최승희의 춤과 한국무용을 45일간 공연하며 화제가 됐다.
두 모녀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무용의 맥을 차례로 짚으며 춤의 향연을 펼친다. 석예빈은 최승희의 북한제자1호인 탈북 무용수 김영순에게 보살춤, 물동이춤 등을 전수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박은영 교수에게 춘앵무를 배워 문화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위 학교 양성옥 교수가 직접 가르친 장고춤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머니인 김미래는 담백하고 섬세한 전통춤으로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살풀이와 함께 한국 민속춤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승무, 칼을 들고 추는 검무, 춤 입문 과정에서 추는 입무(입춤), 전남 진도에서 전해 내려온 진도 북춤 등을 함께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다른 장르와 혼합하는 기존의 무용 공연과 달리 오직 전통 한국무용만을 선보여 더욱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남북한의 전통무용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한반도를 아우르는 전통춤이 어우러진 이번 무대는 분단으로 고향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이들에게도 뜻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전통춤을 접하기 어려웠던 젊은 관객들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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