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가 밝아오기 무섭게 뮤지컬계 새로운 바람도 심상찮다. 올 1~2월 공연장을 뜨겁게 할 주인공들은 누구일까. 바로 대한 독립의 산 증인 안중근 의사(義士)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과 현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뮤지컬 ‘정글라이프’다.

두 작품은 20세기와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담아낸다. 뮤지컬 ‘영웅’은 실존 인물인 안중근 의사를 통해 민족의 아픈 역사에 대한 울림을 전한다. 뮤지컬 ‘정글라이프’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반복되는 현대 사회를 유쾌하고 짜임새 있게 그려낸다.

대한의 아들이자 한 어머니의 아들
‘안중근’이여, 영원하라!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이 1월 7일 개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안중근 의사가 단지(斷指)동맹을 맺고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그리고 사형이 집행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 완전히 빼앗길 위기에 놓인 1909년. 갓 서른의 조선 청년 ‘안중근’은 러시아 연해주의 자작나무 숲에서 손가락을 끊으며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다. 그는 조선의 총독을 지내던 ‘이토 히로부미’가 만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거사를 준비한다. 단 7발의 총알을 장전한 후 하얼빈 역으로 떠난다.
 
뮤지컬 ‘영웅’은 분야를 넘나드는 스타가 총출동하는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JK김동욱, 김승대, 강태을은 의기의 청년 ‘안중근’을 3인 3색으로 표현한다. JK김동욱은 이 작품으로 네 번째 뮤지컬에 도전한다. 김승대와 강태을은 여러 작품으로 2013년 한국 뮤지컬계를 뜨겁게 달군 주역들이다.
 
‘안중근’과 독립군의 조력자 ‘설희’ 역에는 이해리(다비치)와 오진영이 출연 중이다. ‘설희’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궁녀다. 게이샤 정보요원으로 위장하여 독립군을 돕는 인물이다. 이해리는 이번 공연이 세 번째 뮤지컬 도전작이다. 오진영은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역으로 주목받으며 차세대 뮤지컬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도 김도형, 이희정, 황만익, 박송권, 김영철, 나성호(노을)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해 현재까지 5번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2월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적자생존, 약육강식만이 살 길?
뮤지컬 ‘정글라이프’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뮤지컬 ‘정글라이프’가 올 2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뮤지컬 ‘정글라이프’는 ‘2013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작품 지원사업’에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초연 당시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으로 인기를 끌었다. 작품은 공연관계자들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아 재공연이 결정됐다.

뮤지컬 ‘정글라이프’는 현대사회 정글 같은 직장인들의 삶을 그리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잦은 회식과 야근, 반복되는 회의, 실적과의 전쟁, 상사의 눈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월급쟁이의 초상을 담아낸다. 여기에 누구나 공감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탄탄한 스토리, 중독성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가미된다. 뮤지컬 ‘정글라이프’는 초연 당시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 재미있는 안무들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촉망받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피동희’는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접는다. 그는 소속 실업팀의 모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어느 날, 기댈 곳 하나 없는 ‘피동희’에게 아무도 맡고 싶어 하지 않던 ‘애벌레 수입 판매 프로젝트’가 맡겨진다. 갑자기 프로젝트에 거액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는 정보가 입수된다. 프로젝트를 둘러싼 회사 내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갖은 암투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 ‘피동희’ 역은 장우수와 박정원이 맡는다. 장우수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트라이앵글’ 등에서 열연했다. 박정원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예다. 두 배우는 실수투성이지만 꿋꿋하게 꿈을 키워나가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부장인 ‘홍호란’ 역은 뮤지컬 ‘렌트’, ‘헤어스프레이’ 등에서 활약한 김경선이 분한다. ‘홍호란’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무 ‘오레오’ 역은 박태성과 이준혁이 열연한다. ‘피동희’에게 위안이 되는 청소 아주머니 ‘김미화’ 역은 조진아와 이미경이 연기한다. 이시유(대리 ‘하예나’), 이든(사원 ‘이원순’), 고현경(과장 ‘사수미’) 등 뮤지컬 ‘정글라이프’의 초연멤버도 대거 참여한다.
 
뮤지컬 ‘정글라이프’는 2월 7일부터 3월 3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로네뜨, 플레이몽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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