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가사’가 1월 7일 오후 2시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프레스콜은 70분의 하이라이트 시연회와 연출과 배우가 참여한 기자간담회로 진행됐다.

이 작품은 배우 김수로가 여덟 번째 프로듀서를 맡은 작품이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2014년 시작을 여는 첫 창작 작품이다. 연극 ‘모범생들’, ‘히스토리 보이즈’, ‘연애시대’ 등의 연출을 맡았던 김태형이 참여했다.

뮤지컬 ‘아가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26년 12월 있었던 추리소설 여류 작가 ‘아사가 크리스티(이하 아가사)’의 실제 실종 사건을 다룬다. 실화 속 ‘아가사’는 열 하루 만에 남편의 내연녀 이름으로 호텔에 숙박 중인 상태로 발견된다. 당시 그녀는 11일간의 행적을 기억하지 못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실존 인물과 가상의 사건을 연결해 미스터리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뮤지컬은 이 작품으로 데뷔하는 한지안 작가가 극본을 쓰고, 김태형이 연출했다. 작곡은 뮤지컬 ‘그날들’, ‘라디오 스타’ 등에서 활약했던 허수현이 맡았다. 안무와 조명은 연극 ‘모범생들’로 김태형과 호흡을 맞췄던 이현정과 강정희가 각각 참여했다. 무대 디자인은 이번 작품이 첫 데뷔작인 이은경이 함께한다.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형과 배해선, 양소민, 김수용, 진선규, 박인배, 박한근, 김지휘, 윤나무, 오의식, 홍우진, 한세라, 추정화, 황성현 등의 배우가 무대에 올랐다.

김태형 연출은 뮤지컬 ‘아가사’에 대해 “추리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완벽한 추리물로써 이야기를 만들진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작가 ‘아가사’의 창작자, 여성으로서의 고뇌와 고통 그리고 그것을 숭고하게 극복하는 과정을 주제적인 측면으로 담고 싶었다”며 “소설 속 살인의 과정보다 ‘아가사’에게 살인을 다루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자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가사’ 역을 맡은 배해선은 “누구나 내면의 이중성을 갖고 있다”며 “극중 ‘아가사’는 ‘로이’를 만나고 나서 굉장히 달라진다. 실제로도 실종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이전에는 틀에 갇혀 살았던 그녀가 실종 후에는 과감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실종 후 자신이 이제껏 누리지 못했던 모험심을 즐기게 되는 ‘아가사’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역의 양소민은 “실제로 ‘아가사’가 평소에 잘 안 웃었다고 한다. 이가 못생겼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아가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종된 11일 동안에 이전까지의 ‘아가사’로 살지 않아도 된다면, 더 ‘아가사’ 다운 모습으로 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한 여자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더블, 트리플 캐스팅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30대와 13세 연기를 오가는 ‘레이몬드’ 역을 맡은 박한근은 “세 명의 ‘레이몬드’가 대본을 분석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캐릭터를 맞춰도 무대 위에는 각자만의 에너지가 있다. 그런 것들이 이 작품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 ‘로이’ 역을 맡은 진선규는 “뮤지컬 무대에 서게 해준 김태형 연출에게 감사한다. 연극만 하다 이렇게 큰 극장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로이’ 역은 옴므파탈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아가사’를 유혹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라는 지문이 있었는데 거기에 제가 어울리는 건 ‘남자’라는 것밖에 없더라. 분장팀과 의상팀이 겉모습을 만들어줘서 하고 있다. 매력적인 ‘로이’가 되도록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다른 ‘로이’ 역의 김수용은 “연습하며 ‘따로 또 같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올랐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고맙게 다가왔다. ‘따로 또 같이’를 힘으로 잘 뻗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아가사’는 2월 23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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