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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빈자리’ 와서 문화 즐기길, 김제문화예술회관[인터뷰] 김제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관리·총괄 맡고 있는 강기수 팀장

 

지방 도시들은 수도권 등 중·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소외감을 느낀다. 김제문화예술회관은 이러한 문화적 목마름을 해결하고자 2009년 개관했다. 대공연장(488석), 소공연장(230석), 전시관으로 이루어진 김제시 대표 공연장이다. 김제문화예술회관의 공연기획과 관리를 총괄하는 강기수 팀장을 12월 20일 예술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연장 운영과 그간 성과에 대해 물었다.

- 김제문화예술회관 건립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면.

김제문화예술회관 사업 착공은 2004년이었다. 그때는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던 시기였고, 예산 과다 비판까지 일었다. 장기간에 걸쳐 공사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다가 2009년에 개관했다. 개관 이후에도 공연장, 공연문화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면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시 재정이 열악해 운영비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다.

- 공연문화가 생소한 지역민들에게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제일 먼저 한 것은 직원들 간 공감대 형성이었다. 문화예술회관을 만드는 것은 ‘나의 일도, 남의 일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며 단합을 우선시했다. 그다음은 김제문화예술회관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각 지역 문화예술회관은 공연만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복합문화센터로서 기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한 첫 번째 지향점이 ‘시민들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 두 번째가 ‘행복을 드리는 곳’이었다. 시민들이 일단 찾아온 후에 감동을 받는 장소가 되었으면 했다.

-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어떻게 실행했나.

복합문화센터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 끝에 추진한 첫 프로젝트가 바로 ‘우리는 예술회관으로 소풍가요’였다. 이 프로젝트는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주변 학교들이 현장학습을 주로 시내 체육공원이나 산으로 가는 것을 보고 착안했다. 우리 청소년들이 공연장을 가까이 접하며 문화를 누렸으면 했다. 프로그램은 시설 투어, 공연 관람 에티켓 교육, 공연·전시 관람, 문화예술 명사 특강, 재능 발표회 등으로 구성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은 학교마다 달랐다. 일부에서는 교실 수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입시 위주로 학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문화 소외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들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교들과 연계해 2010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 24개교에서 3,200명이 참여했다. 성원 속에 매년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하여 현재는 매년 6~7번의 문화 탐방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예술회관으로 소풍가요’를 이은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아! 뮤지컬 오페라 체험’이다. 이 프로그램은 6월부터 시작해 거의 6개월간 진행됐다. 뮤지컬, 오페라 전문 강사들이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쳐 배운 것을 무대에서 직접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 모집은 학교별로 이뤄졌고, 재능보다는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아! 뮤지컬 오페라 체험’의 교육은 주로 김제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진행했다.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된 목적이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11월 29일에 대극장에서 발표했다. 학생들이 직접 뮤지컬 ‘맘마미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피가로의 결혼’ 등 유명 작품의 넘버와 아리아를 공연했다. 분장과 소품, 의상도 맞추고 무대도 설치했다.

총 5개의 학교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무대에 섰고 같은 학교 학우들, 선생님들, 학부모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 특히 특수반의 지적 장애인 아이들이 멋지게 노래를 불렀을 때 객석에서 감동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정말 감명 깊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직원들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에게 귀한 시간이었다.

- 청소년 외에 다른 연령·계층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김제문화예술회관은 ‘다름’을 포용하는 문화 나눔을 실현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현재 김제에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해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문화 나눔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 여성들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다문화가정에게 공연 관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장애인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 나눔 협약’을 통해 장애인이 공연을 편히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하고자 자원봉사 단체의 참여를 유도했다. 현재는 ‘해병전우회’가 문화예술회관 주변 교통정리 임무를 맡고 있다.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우리는 예술회관으로 소풍가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간식 제공과 청소 등의 여러 봉사를 해주신다. 지역 사회에서 예술회관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것이 매우 감사하다.

- 시설 문제와 운영비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처음 김제문화예술회관을 건축할 때 무대·조명·음향·객석 등의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 개관 이후에도 무관심과 재정 문제로 시설 투자를 기피하고 있었다. 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공연장 관련 서적을 읽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직원이 전문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시민들이 공연을 보러 올 때마다 불편을 호소하니 시와 의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줬다. 그때부터 시설이 많이 보완됐다.

열악한 재정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공연 지원 기관을 파악해 지원 및 협조를 요청했다. 국립단체뿐 아니라 일반 기업·단체 등의 지원 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했다. ‘김제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는 냉담한 반응이 많았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노력했다. 그 결과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등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우수한 공연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한국마사회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후원도 받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

- 지역 공연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10년 4월에는 전라북도 최초로 국립 오페라단의 ‘푸치니 나비부인’을 유치하여 갈라 콘서트 공연을 올렸다. ‘나비부인’이 김제 시내에서 화제였다. ‘시내에 무슨 부인이 온댜’, ‘나비부인이 온댜’. ‘나비부인이 누구여, 모르것어’, ‘카드가 붙고, 대형 플래카드 붙고 난리가 아니여’, ‘그게 오페라라는 것인디, 집사람이 그런 걸 좋아해서 몇 번 봤는데 괜찮더라고’ ‘그려? 나도 가서 봐도 돼?’ ‘표만 끊으면 돼요’. 버스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오페라 단원들이 목욕탕을 가도, 철물점을 가도, 어딜 가서도 ‘오페라 공연하러 왔어요’라고 하면 ‘아 그 나비부인 때문에 왔구만’하면서 모두 알아본다고 했다. 공연 전까지 ‘나비부인’ 관련 문의가 쇄도해 준비를 철저히 했다. 대극장 좌석이 모자라서 운영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케이블을 깔아 소극장으로 중계 영상을 내보냈다. 다른 지역민을 포함해 1,200여 명 정도가 공연을 보러 왔다. 지역 홍보 효과도 거뒀다.

-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운영 기관으로 기관 표창을 받았다.

문화예술회관 운영 활성화 공로였다.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눈물 덕분이다. 4년이라는 김제예술문화회관 재직 기간 동안 얻은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들이다. 천군만마 같다. 전날 11시 반까지 철거 작업을 하고 아침에 다시 출근해도, 그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제문화예술회관 연간 가동률이 74.5%다. 1년 동안 평균 52건의 공연을 한다. 일반적인 지방 문예회관에서 매주 공연물이 올라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질 좋은 공연을 올린다는 것이 자부심이다. 12월 중순에도 매진 공연이 있었다. 공연 당일 눈보라가 몰아쳤는데도 공연 시간이 다가오니 객석이 빼곡히 들어찼다. ‘공연 잘 봤다’는 시민들의 말 한마디에 일하는 행복을 느낀다.

- 공공 공연장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 공연장은 순수예술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꼭 갖춰야 한다. 그게 바로 설립 목적이다. 동시에 대중성과 흥행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숙제다. 김제시에는 9만 조금 넘는 인구가 거주한다. 농촌지역이다 보니 장르 선택에 있어 연령층을 필수적으로 고려한다.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 등 연령대 별로 어떤 공연을 기획해야 할지 고민한다. 전 가족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연장이 되어야 한다.

- 김제문화예술회관의 앞으로의 방향은?

지역민들이 공연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 시내에 나가서 밥을 먹으면 밥값을 내주시는 시민들도 많이 만났다. 공연을 통해 김제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으면 한다. 문화가 경제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지역 브랜드가 올라가면 지역민 소득도 함께 향상될 것이다.

김제문화예술회관은 해마다 테마를 정한다. 2014년 테마는 ‘당신을 위한 빈자리’다. 지역민들이 오셔서 이 빈자리를 채워주시고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남가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김제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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