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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39] 뮤지컬 '덕혜옹주'

우리 역사의 슬픈 고통이자 치욕의 한이 서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로서 축복보다는 비운의 삶을 살아야 했던 덕혜옹주가 소설, 연극에 이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외동딸이다. 고종황제와 궁녀인 양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옹주(翁主)라 칭하였으며, 고종의 나이 환갑에 늦둥이로 태어나 이 세상 누구보다도 금지옥엽(金枝玉葉) 귀하디귀하게 자라났다. 그러나 고종 독살 당시 8살의 덕혜옹주는 충격적 사실에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일본으로 강제 유학길에 오른다.

덕혜옹주는 독살의 충격과 공포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으로 급기야 실어 증상이 나타난다. 설상가상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로 눈물을 훔치며 잠시 고국 땅을 밟게 되는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일본으로 강제 후송된다. 급기야 불면증과 정신분열증세가 심하게 도져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대마도주 소 다케유키와 강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사에(정혜)라는 딸을 낳은 뒤 정신분열과 우울증은 더해지고, 급기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며 결국 이혼을 당한다. 모진 역사의 수레바퀴마냥 마치 대물림처럼, 천형처럼 그의 딸 정혜도 실종된다. 작품은 정혜가 실종된 시점으로부터 덕혜와 정혜의 입장과 소 다케유키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적 인물이 조명된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어디에서 울분을 터트려야 하며, 어디에 동조하고 어떤 사실에 가슴 아파해야 하고 지금의 입장에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동시대적인 입장에서 관조하며 동참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기는 혹여 쉽지 않더라도 작품을 통해 한 인물에 가해진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인 것만은 분명히 알게 되고 그녀와 함께 가슴 아파하고 울분과 분통을 터뜨릴 수 없는 탄식과 한숨으로 소리죽여 응어리를 토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입과 생각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불안과 포기와 저주의 근원을 온몸으로 맞아 홀로 삭혀내며, 그녀만의 시간 속에서 외롭고 외롭게 생을 마감한 덕혜옹주에게 마음의 조화를 바친다.

이러한 비극적 역사의 희생양을 뮤지컬로 끌어낸 이는 다름 아닌 이 작품의 작가이자 극중 배역인 덕혜와 정혜를 오가며 열연한 뮤지컬 배우 문혜영이다. 그녀는 소설을 읽고 가슴이 미어지고 억장이 무너질 듯한 그녀에 대한 연민과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 비극적인 여인의 숙명을 무대로 드러내길 원했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의 콤비인 연출 성천모와 작곡 차경찬이 만나 또 하나의 깊이 있는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으며, 문혜영을 비롯한 뮤지컬 '빛골 아리랑'에 이어 뮤지컬 배우다운 기량을 한껏 드러낸 소 다케유키역의 전재홍을 비롯한 뛰어난 기량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남궁인, 윤정섭, 정미금 배우들의 열연으로 극장은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했다.

창작지원산실 우수작품 제작 지원사업의 선정작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12월 29일까지 대학로 뮤지컬 극장 4층 피꼴로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엠제이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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