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문화예술 판’은 '文턱 없는 예술혁명'을 꿈꾼다.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단체다. 11월 27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장애인 영화학교 - 시끌벅적! 수다 꽃 피는 단편 극장’ 상영회를 개최한다. 이어 28일에는 ‘장애여성 연극 힐링 프로젝트 – 마음을 그리다’ 발표회가 열린다. 두 행사 모두 판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문화예술 카페 ‘별꼴’(서울 성북구)에서 진행된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장애인 영화학교’는 성북구 장애, 비장애인 주민들이 함께 한 단편영화제작 교육 프로그램의 결과다. 행사는 교육 수료작 발표로 이루어진다. ‘장애여성 연극 힐링 프로젝트’는 장애여성들이 연극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장애인문화예술 판’의 기획 담당자와 단체의 활동 내역과 현황에 대해 물었다.

- 단체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장애인문화예술 판’은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다. 2008년 설립 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문화적 권리의 평등권 확보를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장애인 예술가들이 무대 위에서 문화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 활동과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단체 이름 ‘판’은 장애인, 비장애인 상관없이 함께 어울려서 즐기자는 의미다.

2013년도는 정기 공연과 창작 공연 위주로 활동했다. 내년에는 공연뿐 아니라 장애인 인권 교육 프로그램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쳐간다. 초, 중, 고등학교 대상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 한 명씩 팀을 이룬 강사들이 장애인 인권 개선 교육을 할 예정이다.

- 이번 ‘장애인 영화 학교’에 참여한 성북구 주민들의 반응은?

비장애인 분들은 장애인들에게 어느 정도 편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 많이 어색해했다. 그러나 협업 과정에서 장애인 분들이 주체적인 사고를 가지고 의견 내는 모습 등을 보며 ‘일반인과 다르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낀 것 같다. 사실 영상 교육이지만 영상물에 대한 엄청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교육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의도한 대로 주민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배우며 서로 가까워진 것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 ‘장애여성 연극 힐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의 변화 모습이 궁금하다.

‘장애여성 연극 힐링 프로젝트’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총 30회에 걸쳐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작품을 통해 여러 인물을 만났다. 연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표현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장애인이라는 입장에 더해 여성이 가지는 고민들을 혼자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논의하는 과정이다. 참여자들은 단순히 극중 인물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역에 자신들의 상황을 대입해서 다르게 해석한 후 연기한다.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 하지만 장애인 분들과 함께 지내며 느낀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제일 많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장애인 분들의 가족, 가까운 이들도 와서 공연을 보며 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좀 더 가까워졌으면 한다.

- 교육 매체로서 연극, 영화의 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연은 몸짓과 언어로 하는 자기표현이다. 무한하고 상상력 있는 인간 표현의 영역이 바로 예술이다. 사람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나 자존감, 타인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적극적으로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별로 없는 장애인들에게는 좀 더 많은 문화적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문화 예술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면 스스로에게 당당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 ‘장애인문화예술 판’의 비전이 있다면.

장애인 관련한 인식과 편의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예전에는 더 심했고, 지금도 그렇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우는 사업을 할 예정이다. 문화생활도 의식주처럼 당연히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활동들을 통해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남가은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장애인문화예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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