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의 정통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국내에서 6번째 재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은 ‘인류의 책’으로 일컬어지는 세계적인 명작 소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데일 와써맨(Dale Wasserman)’이 재구성해 1965년 11월 미국에서 뮤지컬화 됐다.

이 뮤지컬은 스페인의 한 감옥에 들어온 세르반테스가 화자가 되어 자신이 쓴 ‘돈키호테’를 극중극 형식을 취해 풀어낸다. 작품은 50여 년 동안 전 세계인의 찬사와 함께 정통 북 뮤지컬(Book Musical)의 클래식으로 남아있으며,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전설 같은 뮤지컬이다.

국내 뮤지컬 마니아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주제곡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은 ‘미치 리(Mitch Leigh)’의 작곡으로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를 비롯해 세계적인 팝가수들에 의해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라고 노래하는 희망찬 꿈의 이야기와 멜로디는 인생을 다시 한 번 꿈꾸게 하는 마력의 황금 같은 뮤지컬 넘버이다. 언제 봐도 가슴 뭉클하게 와 닿는 이 뮤지컬은 오늘 한 배우에 의해 꼭짓점의 절정에 다다른 느낌을 받았다. 바로 6년 만에 같은 작품에 같은 배역으로 돌아온 배우 조승우다.

2001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나와 함께 ‘고종’ 역을 했기에 배우로서의 조승우의 집중력과 열정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동안 지켜봤었던 지난 일련의 작품에서도 그 진가는 여전히 발휘되어 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열정과 집중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그동안 경험을 통해 얻은 관록이 묻어났다.

2001년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의 세월에서 묻어난 느긋하고 위트 있는 연기뿐 아니라 정확한 딕션의 다이알로그, 함께 마주친 연기자를 배려하는 태도와 배려, 가사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낸 정서, 깊은 호흡과 풍부한 울림의 저음까지 그야말로 제대로 무장되고 세련된 가창을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사한 무대매너까지 갖췄다. 조승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마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조승우’의 ‘돈키호테’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또한, 함께하는 ‘산초’ 역의 이훈진이나 ‘알돈자’ 이영미뿐 아니라 다른 연기자와의 상대적인 호흡도 차지게 잘 맞아 떨어졌다. 여기에 원작의 감동과 무대에서 에너지의 합이 더해져 더 큰 감동의 무대를 아주 진하게 전하는 확실한 주인공이었다. 그의 ‘이룰 수 없는 꿈’이 디지털 싱글이라도 발표되길 바란다.

충무아트홀의 무대를 최대로 활용하고 확장한 서숙진의 무대와 조문수의 의상, 이우형의 조명이 빚어낸 무대 미장센과 김문정 지휘와 권도경 음향 디자인이 만들어낸 또 다른 합은 이 작품의 감동에 또 하나의 커다란 중심을 잡아줬다. 올 겨울, 당신의 꿈을 되찾아 줄 불후의 명작 ‘맨 오브 라만차’를 만나면 심장이 다시 뛰는 두근거림의 심호흡으로 온몸이 따듯해 질 것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2013년 11월 19일부터 2014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