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1930년대 뉴욕의 대공황시기에 금주령이 내려지고 그것을 교묘히 이용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마피아에 대한 이야기다. 더불어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삶을 위안하는 Bar ‘Apollonia’ 에서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이라는 공연을 준비하며 티격태격하면서도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 리차드와 오스카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품은 뮤지컬 ‘사춘기’나 ‘라 레볼뤼시옹’, ‘마마 돈크라이’ 등 일련의 소극장 뮤지컬을 함께했던 연출 김운기와 극작가 이희준 콤비의 신작이다. 이들은 늘 타협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작품의 의미나 내용적 스타일을 극장적 공간에 적합한 무대로 만들어 내었었기에 이번 무대도 기대가 컸다.

음악은 미국 대공황시기에 적합한 정서를 담는다. 다소 암울했지만 삶의 위안을 얻기 위한 다양한 음악이 함께했던 재즈와 블루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4인조 밴드는 전설의 마피아 ‘미아 파밀리아 루치아노’에 대한 몇 가지 사건을 음표로 끄집어내듯 때론 서글프게 때론 격렬한 리듬으로 작품의 중심에서 극적 흐름을 리드해 나갔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콘서트를 보는 듯한 배우들의 열창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열창과 4인조 밴드의 사운드에 의한 음악적 에너지는 충분했지만 더러 열정적인 고음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잦은 샤우팅으로 인해 드라마의 내용이나 가사의 전달 등이 잘 되지 않았다.

좁은 공간의 무대 활용도는 좋았다. 하지만 너무 잦은 영상 활용과 인물 사진, 풍경 등은 지나칠 정도로 시대적이고 사실적이었다. 작품이 시각적이고 설명적이다보니 내용적, 정서적으로 사건이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각적으로 산만하고 내용을 흩으려 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때문에 1930년 미국의 대공항시기에 뉴욕의 이야기가 내용적, 정서적으로 현재의 주목할 만한 시점으로 볼 때 더 거리감 있게 느껴진 것 같다. 오히려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더 젖어들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공연을 하거나 보는 의미가 더욱 다가올 것 같다.

‘리차드’ 역의 이승현, ‘오스카’ 역의 유성재, ‘스티브’ 역의 허규가 들려주는 시원스런 고음과 빼어난 가창력의 향연은 한여름 시원한 소나기 같다. 세 배우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과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은 어느 작품보다 빼어났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10월 15일부터 2014년 1월 15일까지 공연된다. 배우로는 이승현, 유성재, 허규, 장경원이 무대에 오른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MJ스타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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