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뮤지컬 ‘머더 발라드’가 2013년 11월 한국 초연했다.

뮤지컬 ‘머더발라드’의 공연장은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2층에 있는 롯데카드 아트센터로 원래 콘서트홀로 사용하던 곳이다. 이 작품은 송스루(Song Through)를 지향한다. 롯데카드 아트센터가 기존의 콘서트 공연장이었던 것에 착안하여 무대와 객석을 하나의 바(Bar)나 클럽으로 변조한 무대를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공연장을 다시 열광적인 콘서트장으로 변모시켜 관객과 함께 즐기도록 만든 새로운 무대였다.

작품은 객석에 들어서는 순간 느슨하거나 격식을 차리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없앤다. 배우들은 당구대에 걸쳐 앉거나 때로는 눕기도 하며 가끔 관객과의 자연스러운 터치와 담소로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5인조 밴드는 아주 적절하게 작품 속에 잘 녹아났다. 작품 전반에는 록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에너지가 꿈틀대는데, 그 중심에는 음악감독 원미솔과 감각적인 음향 디자인과 오퍼레이터가 있었다. 작품은 밴드의 리드로 시작돼 한순간 박수와 함께 관객을 작품 속에 동참하게 만들었다.

네 배우들의 가창력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났다. 이들은 인물의 심리적인 정서나 묘사를 디테일하게 표현해 관객에게 이야기와 각 캐릭터의 상태에 빠져들게 했다. 음악은 어쿠스틱한 정서와 강렬한 하드코어 록으로 관객의 정서를 나른하게 하다가도, 심장을 도려 내는듯한 강렬한 날카로움으로 어느새 뜨겁고 짜릿하게 공간의 에너지를 변조시켰다.

‘마이클’ 역의 홍경수는 안정적이고 무게 있는 가창력을, ‘탐’ 역의 한지상은 요즘 뮤지컬 대세남답게 호소력 있고 시원스런 가창력으로 중심을 잡았다. 문진아는 시종일관 호흡을 놓지 않고 무대에 다른 캐릭터들의 에너지에 끝까지 집중했다. 맛깔나고 깔끔한 마무리의 가창력과 시니컬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사라’ 역의 임정희는 도발적인 섹시함과 내적 상태의 정서를 섬세하게 녹여낸 다양한 표정, 순간 정서를 내재한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작품을 완성하는데 무엇보다 커다란 역할을 해냈다.

또한, 넘치지 않게 적절한 안무로 절제된 움직임을 보여준 정헌재와 여러 가지를 병치하거나 조합하며 영리한 콘셉트를 찾아낸 이재준의 연출로 인해 이 작품은 새로운 공간에 맞는 적합한 트렌드의 형식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완전한 사랑을 꿈꾼다. 혼자 있을 때는 물론이고 누구와 함께 있어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거나 또 다른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아니면 누군가와 다정히 담소하는 모습, 갓 사랑에 빠진 이들의 빛나는 눈빛과 진한 스킨십을 볼 때, 혹은 부적절한 관계임을 한눈에 알아보더라도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저마다 느끼는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어쨌거나 인간은 늘 사랑을 동경하고 사랑을 꿈꾼다.

이 작품은 누군가에나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의 현상에 관한 이야기다. 일상적인 생각과 잠시의 일탈을 통해 그 생각을 중단하거나 그 행위에 대한 불안한 심리의 결단을 보여 주며, 우리들의 일상을 생각해 보게 한다. ‘머더 발라드’라는 제목의 뉘앙스가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은 것처럼 이 작품을 보는 각자의 입장과 견해 차이로 인해 받아들이는 결말도 다를 것 같다.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2013년 11월 5일부터 2014년 1월 26일까지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마케팅컴퍼니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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