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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짙은 가을을 닮은 ‘심청가’ 부르는 명창 박지윤11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 오르는 박지윤 명창과의 대담

11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가 박지윤 명창의 ‘심청가’로 꾸며진다. 박지윤 명창은 조상현, 염금향 명창에게 사사 받고 2006년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실력파 소리꾼이다. 2008년부터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및 광주, 포항 등의 지역 무대에서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 등을 꾸준히 완창했다. 2010년에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도 ‘수궁가’를 불렀다.

박지윤 명창은 우수한 통성과 풍부한 감성을 가진 소리꾼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의 섬세한 정서를 이끌어내 관객을 압도하며 중견 명창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2010년에 이어 강산제 ‘심청가’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를 찾은 박지윤 명창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번 작품 강산제 ‘심청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강산제는 품격 있는 소리로 유명하다. 다른 유파의 판소리 사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담패설이나 욕설 등을 절제하였고, 고상하고 도덕적인 사설로 만들어졌다. 꾸밈음이 많고, 소리의 길이나 강약의 다양한 구성과 길바꿈(전조) 기법 사용 등 음악적인 표현에 중점을 둔다. 이렇게 음악 중심의 소리인 만큼 소리꾼의 음질의 다양함을 추구한다.

강산제의 ‘심청가’는 특히 다른 유파의 ‘심청가’에서 애절한 가락이 추가되어 슬픔의 극치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청가’는 쓸 데 없는 아니리를 줄이고 음악적 구성에 더욱 치중한다. 표현적인 음악적 기법을 사용하는 동시에 단정하고 절제되어 품격 있는 소리로 유명하다. 극보다는 음악(소리) 중심의 공연이 될 것이다.

 -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추월만정(秋月滿庭, 가을 달빛이 가득한 뜰 : 심청이 심봉사에게 편지를 쓰는 글씨가 눈물에 번지는 장면)이라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추월만정은 심청이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응집되어 있는 곡이다. 가장 서정적이고 그만큼 유명하다. 판소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판소리를 시작하게 됐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국악원 가서 판소리를 배운 기억이 난다. 그러나 대통령상을 받은 2006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상을 받고 활동이 더 왕성해졌는데 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심청가’를 부를 때마다 아버지 생각이 나서 목이 멜 때가 많다.

- 완창은 엄청난 장정이다. 어려운 점이 있을 듯한데.

장시간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육체적 한계도 느낀다. 심청가의 경우는 네 시간 반에서 다섯 시간정도 걸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 시간 정도지만, 아무래도 20~30대 때보다 육체적 피로를 느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연습을 한다.

- 현재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제자들을 볼 때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훌륭한 선생님들께 사사받아서 그런지 가르치는 것도 적성에 맞는다고 느낀다. 제자들을 양성하며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러나 소리라는 것이 한 두 해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강산이 변하는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지구력이 필요한데 요즘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은 조급해한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노력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타고나지는 못했지만 묵묵히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다. 제자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 그렇다면 국악인으로서 국악계에 아쉬운 점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국악 공연의 비중이 너무 적다. 애호가들을 위해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애호가들마저 다른 장르로 많이 눈을 돌리고 있다. 완창 공연 같은 경우는 더 관객이 없다. 물론 소리를 잘 해야 관객들이 찾긴 하겠지만 판소리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적어 안타깝다. 올해 소리축제에서 춘향가 공연을 했다. 이별 대목에서 한 외국인 관객이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 당시 소리축제는 자막이 다 나왔기 때문에 소리와 뜻을 함께 느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 소리가 외국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봤다. 국내외적으로 판소리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

올해 완창을 많이 한 편이라 몸에 조금 무리가 왔다. 쉬면서 계속적으로 공연을 준비할 것 같다. 끝까지 소리를 하고 싶다.

남가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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